학교 용어 TMI- 참교육 3

벌이 교육이 될 수 있을까

by 복희

세 번째 말 : 참교육

- 말보단 주먹, 맞아야 안다?

참교육3.png
벌이 교육이 될 수 있을까


‘교육’을 국어사전에 검색해 보면 다음과 같다.


[명사]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 줌.


단어가 가진 고유의 뜻을 살펴보자면 교육의 최종 목표는 인격을 길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상하다. 지금의 ‘참교육’이라는 단어 속에는 참교육을 당하는 사람의 반성과 성찰, 그리고 개선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참교육은 철저하게 참교육을 하는 사람, 그리고 그 참교육을 지켜보는 사람에게 맞추어져 있다. 그렇기에 사실은 ‘교육’이라기보다는 ‘처벌’에 가깝다.

그렇지만 요즘은 이러한 처벌을 교육이라고 부르며 열광한다. 과연 처벌은 교육적인가?


우리나라는 2021년 1월 8일 민법 제 915조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일명 ‘징계권’ 조항을 삭제했다. 그에 따라 대한민국은 아동에 대한 체벌을 금지한 62번째 국가가 됐다. (베이비뉴스, 2021)

20세기 말까지는 법령이나 교육부 자체 기준으로 체벌 금지가 정해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 대한민국 내 초·중·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을 향한 교사의 직접적 체벌이 만연했고 그 수위가 심각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에 2002년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교사들이 체벌 시 사용하는 회초리 규격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2010년 7월 서울 동작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가 남학생을 심하게 폭행하는 오장풍 교사 사건이 일어나 한국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이 담임교사는 이전에도 학생들을 심하게 체벌하는 것으로 유명한 교사였는데 특히 혈우병을 앓고 있어 멍이나 상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학생을 심하게 체벌하여 더욱 논란이 되었다. 해당 담임교사는 직위 해제되었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교육계에서도 체벌 금지에 대한 본격적인 공론화가 이루어졌다.


결국 2011년 3월에 초중등교육법이 개정 후 시행되면서 (교사가 학생을 직접 때리는) 직접적 체벌은 2011년 2월까지만 허용되었고 2011년 3월부터는 직접적 체벌이 아닌 간접적 체벌만 허용되었다. 그리고 2012년 3월부터는 체벌이 완전히 금지되었다(위키백과, 2024).


내가 처음 교직에 들어선 2007년, 선생님들 손에는 대부분 회초리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교무실 바닥에는 무릎 꿇은 학생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다. 그때만 해도, 그건 교육의 일부였다. 아니, 심하게 말하면 교육이 곧 체벌이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내 학창 시절도 다르지 않았다. 문제를 틀리면 종아리를 맞고, 속바지를 안 입었다는 이유로 ‘엎드려 뻗쳐’를 했다. 학급 평균이 떨어지면 책상 위에 무릎 꿇고 손들기도 했다. 모두가 그렇게 교육받았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지만, 당시엔 다들 당연하다고 여겼다.

1996년 방영한 최강희가 주연이었던 청소년 드라마 ‘나’를 비롯해서 학생과 교사 사이를 그려낸 드라마를 보면 꼭 나오던 대사가 있다. 학생을 체벌하던 교사가 몽둥이를 학생에게 건네주며,


“네가 잘못한 것은 결국 내가 잘못 가르친 탓이다.

니가 나를 때려라.”

하던 대사이다.


아마 ‘나’라는 드라마에도 그 장면이 나올 것이다. 지금 보면 무슨 개소리냐 할 것 같은데 당시에는 반항하던 학생이 무릎을 꿇고 “잘못했습니다. 선생님ㅠㅠ” 하면서 반성하는 훈훈한 마무리로 드라마가 끝이 났다.


‘잘못하면 벌을 받고, 벌을 받은 자는 반성한다.’ 이것은 마치 ‘봄이 오면 꽃이 핀다’처럼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절대 자연스럽지 않다.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철저하게 인위적으로 이루어진다.

일단, 잘못한 자를 벌주는 것에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그 잘못에 고의성은 있는가? 얼마나 잘못을 했는가? 그 잘못에 걸맞은 벌은 어느 정도인가? 과 같은 다양한 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잘못에 딱 맞는 벌’이라는 것을 찾아내는 것은 서울에서 김서방을 찾는 것처럼 어렵다. 그렇게 최대한 ‘잘못에 적합한 벌’이라는 것을 찾아냈다고 해도, 그 벌을 받는 사람이 반드시 반성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행동주의 관점에서는 학생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강화와 벌’이 필요하다고 본다. 스키너(B.F. Skinner)는 보상이 반복되면 행동은 늘어나고, 처벌이 뒤따르면 행동은 줄어든다고 했다

먼저, 강화의 목적은 바람직한(원하는) 행동의 빈도를 높이는 것이며, ‘정적 강화’와 ‘부적 강화’가 있다. ‘정적 강화’는 학습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강화물을 제공해서 의도한 행동을 유발, 유지하고 빈도를 높이는 것이다. 예로는 잘한 행동에 대한 칭찬, 웃는 표정, 좋은 성적, 부모나 교사의 인정 등이 있다.

‘부적 강화’는 학습자가 싫어하는 것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의도하는 행동을 유발, 유지하고 빈도를 높이는 것이다. 예로는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에게는 청소 당번을 면제해 주는 것 등이 있다.


벌은 강화와는 반대로 행동의 빈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수여성 벌과 제거성 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수여성 벌은 말 그대로 벌주는 것으로, 불쾌한 자극을 줘서 행동을 감소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혼내거나, 꾸짖거나,

청소를 시키는 등 벌을 주고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제거성 벌은 학습자가 좋아하는 것을 제거해서 불쾌한 감정을 경험하게 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빈도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방과 후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하는 학생을 방과 후 학교에 남게 해 (좋아하는 것 제거) 공부를 시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썸타다써니텐, 2019)


그러면 강화와 벌 중에서 무엇이 더 효과적인가?

많은 전문가와 연구는 행동 교정에 효과적인 것은 벌이 아니라 강화라고 말한다. 특히, 긍정적 강화 없이 잘못된 행동에 벌만 받으면 가장 역효과가 발생한다.

벌의 관심은 잘못된 행동에 있다. 그런데 아동은 관심을 두는 행동이 강화되기 때문에 잘못이 교정되지 않고 강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정신의학신문, 2019)




볼드 처리한 부분은 각주표시입니다.


각주 44) 1996년 8월 21일 ~ 1997년 11월 9일까지 총 57부작으로 MBC에서 방영된 청소년 드라마다.




keyword
이전 17화학교 용어 TMI- 참교육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