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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by 김여생

매일 조금씩 걷고 뛰어보기로 했다.
살갗에 느껴지는 차디찬 공기를 벗 삼아 이리저리 걸어보고 뛰어보고 싶어졌다.
나와 같이 얼굴과 목을 칭칭 감은 사람들이 벌써 걸어 다니고 있다.
조금씩 살살 걷다가 조금 빠르게도 걸어본다.
가는데 이상함이 느껴진다.
왼쪽 무릎이 저릿저릿하다.
왜 그럴까.
발을 디딜 때마다 땅바닥에 발바닥이 닿는 부분을 느껴본다.
왼쪽과 오른쪽 발의 닿는 부분이 다른 것 같다.
걸음걸이의 문제일까.
한걸음 한 걸음마다 생각을 하고 발을 보며 걸어본다.
훨씬 나아졌다.
이렇게 걸으니 속도가 많이 느려졌다.
그래도 걸음걸이는 중요하다.
계속 생각하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내어본다.
걷다 보니 어느새 꽤 멀리 걸어왔다.
도서관에 잠시 앉아 책을 한 권 읽어주고는 다시 출발한다.
갈 때도 열심히 발을 보며 천천히 걷는다.
해는 벌써 넘어가 하늘은 흐리멍텅해졌다.
온 생각을 발에 집중하며 드디어 집에 도착한다.
씻고 누워있는데 발가락과 무릎이 아파진다.
'뭐가 문제지?'
이유를 모르겠지만 온찜질을 해주며 생각한다.
근육이 필요해.
나는 지금 근육이 필요하다.
올해는 운동쟁이가 되어야겠다.
'운동을 하자!'
하며 라면을 먹고 있는 사람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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