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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by 김여생

오늘도 이런저런 많은 일이 일어났는데 아직까지 적지를 못하고 있다.
그림 수업에서 총무를 맡았고 오늘 정말 열심히 이리저리 뛰어다녔는데.
이야기를 이리저리 풀어나가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
머리가 동동동 하늘을 떠다니는 기분이다.
초등학생식 일기처럼 써볼까.
오늘의 일기/맑았다가 흐림/매우 추움
나는 오늘 추운 바람을 뚫고 그림 수업에 다녀왔다.
총무라고는 하나 이렇게 일이 많을지 몰랐다.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지만 나는 아직도 막내다.
어른들이 많은 관계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을 대하기로 했다.
다음 주까지 바쁠 것 같은데 그림은 언제 그리지?
뭐 어떻게든 되겠지. 오늘의 일기 끝!
이 사이에 많은 대화가 오고 갔고 그들을 보며 나를 보며 느낀 점도 많았는데 왜 글로 적히지 않을까.
혹시 깨어있는 동안 계속 책만 바라본다면.
체력의 한계 끝까지 운동을 해보면.
바람이 부는 겨울바다를 본다면.
다시 적을 수 있을까.
이걸 적기까지 오늘은 반나절이 걸렸다.
내일은 반나절 전에 글을 완성할 수 있을까.
적고 싶다.
내가 느낀 감정들을 온전히 글로 쏟아내고 싶다.
일상의 기쁜 일들이 정말 많았음에도 쓰려고만 하면 까마득해지는 오늘의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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