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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근 Jun 12. 2021

문화대간 기행

헛제사와 헛다듬질 이야기

문화대간 기행

착한 결과를 가져온 헛제사와 헛다듬이질 이야기


지리산 작은 고을에 가난한 일가족이 살았다

조부모와 부모 그리고 아홉 명이나 되는 자식들이 함께 살자니 없는 살림에 앞서는 건 늘 식량 걱정이었다


남들은 일 년에 여러 번 돌아오는 조상 제사도 빠트리지 않고 지내는데 자신들은 한 번도 지낼 수 없음을 한탄하며 세월을 보내야 했다 거기에 이웃들의 제사음식을 얻어먹기만 하자니 미안한 마음 빚을 지고 살아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아들이 산에 갔다가 산삼 세 뿌리를 캤고 그것을 팔아 식량과 고기를 샀다

가족들은 음식재료가 많이 생겨 났으니 그동안 조상을 모시지 못한 제사를 지내기로 했다

제사음식을 나누어 이웃에게 돌렸다

집 제사는 두 달 후에나 돌아오는데 갑자기 제사음식을 나누어 주는지 이웃들은 궁금했다 그러면서 저 가족들이 무슨 횡재를 했는데 그것을 숨기려고 헛제사를 지낸 것이라고 했다


그 마을 동제 헛제사 음식은 훗날 후손 없는 사람들의 조상을 모아 집집마다 지내는 제사 음식 중 가장 맛있는 것만을 모아 만들어 헛날 공동 제사를 지낸 동네잔치음식이 되었다


그 집에 시집을 온 며느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가족 빨래며 삼시세끼 식사며 밭일이며 집안일로 쉴틈이 없었다 그 스트레스를 해소할 길이 없던 며느리는 하지도 않은 빨랫감을 마루 다듬이에 올려놓고 두들기며 마음을 풀어냈다

이웃들은 그 모습을 보고 헛다듬이질한다고 했다

십여 년의 세월이 흘러 그 집은 가족들의 부지런함으로 잘살게 되었다


그 뒤로부터 사람들은 허깨비가 복을 가져다주었다며 그 집을 헛개 양반집이라고 불렀다


헛소리 천국인 세상이다

무식과 과욕의 첫 징후인 헛소리는 공동체 해체의 바이러스다

착한 과정이 착한 결과를 낸다


허깨비 음식은 농촌마을 공동체가 냈던 가장 큰 건강식이었다  그러한 자원이 농촌활력의 활용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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