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간 기행
고을 공동체의 연결고리 문턱과 쌀독 이야기
선조들의 공동체 큰 개념 중에 문턱은 닳아져야 하고 쌀독은 채워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집안의 인심은 두 곳에서 난다고 했고 그것은 문턱과 쌀독이었다
문턱은 사람의 듬이고 쌀독은 남이다
사람살이 들고 남이 문턱과 쌀독에 있음을 말함이다
집은 사람이 들고 나는 곳이고 대문은 그 경계이다
대문 옆 쌀독은 배고픈 백성들에게 내어줄 양식을 모아둔 곳이었다
어느 집의 문턱이 낮다는 신호는 문턱의 가운데를 반달처럼 파내어 밖에서 집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집주인도 대문 밖을 볼 때 몸을 낮추고 고개를 숙이며 내다보도록 하여 백성의 눈높이로 보살펴야 한다는 집안의 풍속이다
낮은 문턱과 늘 채워놓은 쌀독은 배고픈 백성들에게 존재만으로 구황救荒이었다
문턱은 세 살 아이 걸음도 넘어와야 하고 쌀독 바가지는 여든 노인 허리로도 들어지도록 늘 꽉 채워져야 했다
그 일이 천석꾼 만석꾼만의 일화는 아니었다
우리는 재난이 들거나 전염병이 돌 때 문턱 낮춘 집이 많아졌다는 선조들의 후손이다
백성은 이름값 잘 해내는 고을의 주인이었다
작아지는 고을 공동체를 단단히 묶어내는 것에는 소통의 문턱과 몸은 낮추고 선한 백성과 이웃의 아픔을 깊게 살피는 것만 한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