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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리스타킴 Sep 17. 2017

어린아이에게는 커피가 필요없다.

커피는 어른의 음료


어린 시절 어른들은 검은색 물을 홀짝 홀짝 잘도 마셨습니다. 집에는 인스턴트 맥심 커피, 프리마, 설탕 이 3가지가 있었고, 손님이 오시면 어머니는 1:2:2의 비율로다가 컵에 물을 넣고 커피를 만드셨습니다.


시간이 흘러 인스턴트 커피는 기다란 봉지에 한꺼번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비율로 들어가 있었고 광고에는 끝 부분에는 설탕만 있어서 조절을 할 수 있다고 했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다 넣곤 했죠.  


밥을 먹고 기다란 막대 봉지를 뜯어서 종이컵에 투여하고 뜨거운 물을 부은 다음 휙휙 저어 흙탕물처럼 생긴 음료를 마시는 그 모습, 식후 믹스커피는 지금도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 박힌 커피문화입니다.


어릴 때 부모님은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머리가 나빠져서 공부를 못하게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공부를 썩 잘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공부는 잘하고 싶었는지 부모님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죠. 그러나 커피와 공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낭설이었고, 요즘에는 커피 보다도 카페인이 더 많은 에너지 음료를 청소년들이 마시는 걸 보니 아마도 커피값 애끼려고 그러셨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커피는 사실 어린이들에게는 부적합한 음료입니다. 2014년 3월 14일자 헬스조선 기사에 따르면 어린이는 카페인에 민감하기 때문에,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불면증, 빈혈, 성장저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식약처가 설명했다고 합니다. 어린이의 카페인 최대일일섭취권고량은 2.5mg/체중kg 이하입니다. 즉, 체중 50kg인 청소년의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은 125mg이므로 하루 커피 1잔, 에너지음료 1캔만 마셔도 최대일일섭취권고량을 초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학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사실 어린 아이들은 커피를 마실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아니 커피를 마시게 만들면 안됩니다. 어른들은 이런 저런 스트레스와 맛, 대화를 위해서 커피를 마시는 이유가 있겠지만 어린아이들은 커피가 아니더라도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많은 사회를 어른들이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본능적으로 커피는 아이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음료입니다. 저의 자녀들에게 커피는 냄새만 맡아도 싫은 음료입니다. 저에게는 그렇게 맛이 좋은데 아이들은 절대로 한모금도 입에 대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커피를 그렇게 찾는다면 무엇인가 다른 이유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중고등부 아이들이 고카페인 음료를 찾는 이유는 잠을 쫓기 위해서입니다. 한참 잠도 많이 자야할 시간에 억지로 잠을 깨워 공부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잠까지 줄이면서까지 공부해야 성공할 수 있는 사회라면 과연 좋은 사회일까요?


우리가 주장하는 커피의 이로운 점들은 어른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그러니 커피는 우리만 즐기시면 됩니다. 우리가 즐기고 어린아이들에게 카페인이 필요없는 사회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커피를 드셔야 합니다. 로스터의 정성과 철학이 들어간 커피를 찾으십시오. 마음 놓고 언제든지 가면 나의 입에 맞는 카페를 찾아 놓으십시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할지라고 꼭 마시고 죽고 싶은 커피를 찾으십시오. 그런 가치가 있는 커피가 당신 가까이에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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