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2

트라우마

by Dan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몇 주가 지났다.

결혼 초, 아내는 낯선 타지 생활이 쉽지 않아 주말마다 친정을 가곤 했다.

결혼 준비와 신혼여행 후 피곤함, 그리고 연말이 주는 에너지 소진의 신호들.

가위를 자주 누렸고, 악몽을 자주 꾸었다. 내게 꿈은 음소거 세상이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고, 느낌의 강도만 다를 뿐이다.


아내가 친정에 가고, 홀로 남은 그날은 달랐다.

잠이 들었다. 등 뒤 벽 쪽에서 누군가 내 등을 툭툭 치며 말을 걸어왔다.

"야, 일어나 봐. 내 말 안 들려? 일어나 봐!"

나는 꼼짝도 하지 않고,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시각적으로 마주하고 싶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이것은 악몽이야' 되뇌며 남은 새벽 시간을 견뎌냈다.

눈을 떴을 때, 몇 초간 내가 있는 장소와 시간이 왜곡되어 있는 느낌을 느꼈다.

그 뒤로도 다른 방식으로 이상한 경험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느낌도 기억도

희미해졌다. 악몽의 하나라 생각했고, 무엇보다 물리적 경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


외상(外傷)을 뜻하는 '트라우마'의 어원은 그리스어 'traumat(상처)'에서 유래한다.

전에 겪었던 사고나 공포스러운 경험 등으로 인해,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상황에서

과거 기억이 소환되고, 시각적 이미지의 동반과 더불어 심리적 불안이나 감정적 동요를 경험한다.

그러한 경험은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는 일이 많아 오래도록 당사자를 괴롭힐 수 있다.

전쟁과 내란, 폭동 등의 현장을 경험한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2025년 봄은 따뜻할까?




"겨울의 한가운데서, 나는 마침내 무적의 여름이 내 안에 있음을 알았다."




The Invincible Summer 中

알베르 카뮈 (1913 ~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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