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선배님과 오랜만에 점심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무려 1년 만의 만남이었어요.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묻는 것으로 대화가 시작되었지요. 선배님의 자녀들은 이제 성인이 되었고, 그 시간을 돌아보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땐 아이에게 이것저것 많이 보여주고 싶고, 해주고 싶어서 여기저기 데리고 다녔어요. 근데 그때 저는 일도 하느라 늘 바빴고, 아이 눈엔 항상 지친 제 모습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고는 말을 이어가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꼭 어디를 가지 않더라도… 그냥 집에 있으면서도 아이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따뜻하게 들어주는 게 아이에게 더 필요한 일이 아니었을까.”
그러면서 완벽하게 무언가를 많이 해주는것만이 아이가 바라는 것이 아닐수 있음을 이야기해주셨어요. 제가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부분이었어서, 해주시는 이야기가 마음에 크게 다가왔습니다. 점심 시간이 지나서도, 집에서도 여운이 길게 이어졌어요.
그런데 돌아보면 선배님은 항상 마음을 담아 이야기를 하시고, '마음이 머무는 대화'를 하시는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 시간 내내 저는 대화에, 그리고 그분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같은 점심 자리인데도, 어떤 사람과의 식사는 아무 기억도 남지 않거나 다음번 만남이 망설여지는 경우도 있어요. 반면 어떤 사람과의 식사는 오랫동안 마음에 남고 특별하게 기억되기도 합니다.
점심을 함께했던 사람들을 떠올려보았어요. 그러자 신기하게도 '의미가 남는 대화'를 한 점심이 있었고 '가볍게, 피상적인 대화'만 있었던 점심이 있었습니다. 관계의 깊이와 관계없이, 처음 만나는 분이어도 기억에 오래남는 점심이 있었어요.
기억에 남는 점심, 함께한 사람들의 태도와 말을 생각해보면, 바로 '삶의 관점' 이 전해지는 사람이었습니다.
자기의 마음이 담긴 생각을 공유하는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요. 이 분들은 상대방의 이야기도 '진짜로' 듣고 자신의 관점을 가지고 응답합니다. 반대로 감정도 의견도 꺼내지 않은 채, 안전하고 피상적인 이야기만 오가는 자리라면 그 시간은 그냥 흘러 지나가버리더라고요.
저도 ‘마음이 머무는 대화’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특히 저에게 소중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는 더더욱요.
그런데 그런 대화는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간을 마음 나누는 시간으로 만들자’는 다짐과 의식적인 태도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이 시간을 소중히,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되도록 만들어야지'하고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요.
그렇게 내 존재가 머무는 대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