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감각하고 싶습니다.

“어느 계절을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답하곤 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좋지만,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계절과 계절 사이라고요.


뜨겁던 햇볕이 어느 순간 서늘하게 바뀌어 피부를 스칠 때, 혹은 코끝이 시리던 겨울 끝자락 심호흡에 따뜻한 기온이 느껴질 때


“아,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구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려나 보다.”


그때마다 온몸의 감각이 깨어납니다. 하늘을 한 번 더 올려다보고, 나뭇잎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심호흡을 하며 변해가는 공기를 시시각각 느끼게 되지요. 감각하는 순간, 나의 존재감은 또렷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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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떤 계절이든, 하루의 어느 시간대이든 삶의 깊이는 바로 나를 채우는 그 순간에서 생겨납니다. 감각에 집중할 때, 나는 지금 여기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되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충만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어느 날은 빗소리가 들려 창밖을 내다봤는데요. 그런데 비가 아니라,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의 소리였어요. 볕에 눈을 감고, 바스락거림을 조용히 듣다 보면 내 안에서 서서히 차오르는 기운이 느껴집니다.



“계절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라. 그 공기를 호흡하고, 그 음료를 마시고, 그 열매를 맛보고, 그 영향력에 자신을 맡겨라. 불어오는 모든 바람에 나부껴라. 모공을 활짝 열어 자연의 물결 속에 잠겨라.
봄과 함께 초록으로 자라고, 가을과 함께 황금빛으로 익어라.”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소로가 말했듯, 우리는 단순히 계절을 통과하는 존재가 아니죠. 계절 속에서 자라고, 익어가며, 감각을 통해 자신을 회복하는 존재입니다. 만족스러운 삶은 순간의 감각에서 시작됩니다. 여름날의 매미 소리, 어느 날 저녁 공기의 서늘함, 주말 오후 따뜻한 차와 함께 책을 펼쳤던 순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으며 식사하는 시간들.


바쁘게 흘러만 가는 하루라 느껴진다면, 잠시 멈추어 바람을 느끼고, 햇살을 느끼고, 눈부시게 빛나는 계절을 온전히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감각하는 순간, 삶은 흘러가버리는 것이 아니라 “여기, 지금” 살아 있음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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