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율하 Mar 12. 2018

안녕? 나의 32살.

(부제 : 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어느 덧 32살의 내가 됐다.

1년 중 내가 가장 행복한 하루 내 생일 날.


한살 한살 먹어가면서 주변에는 생일 같은 건 챙기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간다.

2월 28일에서 3월 1일로 넘어가는 순간부터 내 생일이 올 때 까지 가슴 설레는 나를 신기해 하고 대체 생일이 뭐가 좋냐고 내게 물어보는 사람도 왕왕 있는 요즘... 그래도 나는 내 생일이 정말 좋다.


회사의 긍정전도사였던 나도 직장인 5년차가 되어가니 적어도 내 생일 만큼은 회사에서가 아닌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고 그래서 연차 사용 후 나만을 위한 힐링데이를 갖고 있다. (작년엔 일요일, 제작년엔 토요일이여서 몰랐는데 생일날 회사에 안 나가고 휴식을 갖는 건 정말 짜릿하게 행복하다. 앞으로 평일에 생일이 있는 5년동안은 꼭 생일에 연차를 써주리!!)


이번 생일은 의도한 건 아니였지만 하루 시작부터 온전히 나 혼자의 시간이였다.

엄마가 나가기전에 차려준 아침 생일상을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차려먹고

약간의 뒹굴거림 후에 좋아하는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한참을 따라 부르다가 나올 준비를 했다.

내가 평소 좋아하던 옷을 골라입고 좋아하는 머플러에 좋아하는 신발까지 맞춰 신고

서점으로 가서  책 욕심쟁이처럼 몇권의 책을 고심해서 고르고 카페에 왔다.

좋아하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해서 책을 읽으면서 커피를 마시다가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브런치에 내 글을 싣는 중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명확히 아는 사람이다. (혹자는 이런 걸 호불호가 강하다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나는 불호가 강한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을 명확히 안다고 표현하는 게 좀 더 맞지 않을 까 싶다.) 내가 어떤것을 좋아한다고 표현할 때 내 존재가 분명해진다.

내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 스스로 깨닫는 과정은 이 넓은 세상 속에서 내가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여러 방법중에 하나다.

내가 내 생일을 좋아하는 기지에는 이런 내 생각이 있는 듯 싶다. 내 생일은 나의 아이덴티티를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 주는 유일한 날 이니까.


나는 예의바른 사람을 좋아한다. 말이든 글이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과 함께하는 걸 좋아한다.

맑은 하늘을 좋아하고 비오는 날의 빗소리도 좋아한다.

파란 바다를 좋아하고 그런 바다를 바라보면서 책 읽으며 사색에 잠기는 것을 좋아한다.

야구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 내가 응원하는 팀의 응원가를 목이 터져라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매운음식을 좋아하고 면 요리를 좋아하고 국물요리를 좋아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하고 밀 냄새가 나는 바게트와 치아바타를 좋아한다.

노래부르는 걸 좋아하고 춤은 잘 못추지만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는 걸 좋아한다.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한다.

내 주변사람의 장점을 찾는 걸 좋아하고 그 장점을 이야기 해주는 걸 좋아한다.

여행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여행이야기 듣는 걸 좋아한다.


가끔 일상이 무료하고 지칠 때

특별한 일이 하나도 없는 것 처럼 느껴질 때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처럼 느껴질 때

누군가의 응원이 필요할 때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한번 쭉 나열해 보길 권한다.


내가 이렇게나 많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였다는 사실에 깜짝 놀랄거다.

사소한 것부터 다양한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적는 것을 시작으로 그것들을 실천함으로써 조금 더 내 삶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당신이 바라보는 당신의 삶이 조금은 더 특별해 질 것이다.


글을 읽는 당신의 삶과 당신의 일상은 다른 어떤 사람의 그것들 보다도 특별하고 독자적이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당신이 가장 잘 알기를 바라고 그로인해 하루하루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당신은 어떤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입니까?

작가의 이전글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서 고마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