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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잔잔 Jun 21. 2020

세 번째 인터뷰 : 수희

수희와 나의 이야기

가장 햇살이 눈부신 오후 2시, 어느 따뜻하고 맘 좋은 할머니가 조금씩 짜내려간 노란색 스웨터처럼 시작과 끝이 한결같은 사람. 나쁜 생각 한 점 없이, 그저 여유로운 마음과 햇살만 실 사이사이에 듬뿍 담아 너를 만들었단다.


Q1.

이곳에서 불리고 싶은 이름과 그 이유를 말해주세요.      

고수희

이유는 일단 이름말고 딱히 너의 글에서 어떻게 불러야 뭔가 있어보이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구, 언젠가 네가 내 이름을 예쁘다고 해준것이 기억에 나서! 고는 되게 센데 수희라는 이름이 있어서 부드러워 보인다고 해줬는데 그 이후로 내 이름이 예쁘다고 생각하게 됐구 그렇다면 네 글에서도 수희로 불릴테다! 


Q2.

현재 인터뷰를 응하고 계신 장소와 시간이 궁금합니다.

(장소 자체를 묘사해주셔도 좋고 혹은 이 장소에서 인터뷰를 하게 된 연유나장소가 지니는 의미가 있다면 덧붙여주셔도 좋아요.)     

원래 카페에서 주말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롭게 쓰려고 했지만.. 지금은 침대야ㅋ

짧은 주말을 마무리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나만의 안식처 같은 곳이고 내가 요즘 제일 좋아하는 내방, 내 침대위! 여기서 아이패드로 작성하고 있어 ㅋㅋ 사실 거의 5년동안 썼던 엘지그램이 얼마전에 사망해서 ㅠㅠ 아이패드 키보드 너무 불편한 관계로 손으로 쓰고 있다는 점.. 양해해줘~ 이 장소에서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지금 내 상태가 너무 편해서 잘 써질것 같아서 그래


Q3.

고개를 돌려 잠시 하늘을 봐볼까요오늘의 날씨는 어떤지 자세히 묘사해주세요.     

집안이라 하늘이 안보이지만, 오늘 날씨는 맑으면서도 약간 쌀쌀한 봄날씨 같았어! 가디건 걸치기 딱 좋은 날씨. 그리고 카페에서 공부만 한 나에게 미안해진 날씨... 날씨가 좋아서 사람들이 답답함을 해소하려고 산책 나오고, 카페에서 수다떨기 좋은 날씨. 오늘 새삼 해가 많이 길어졌음을 느꼈다.


Q4.

요즘의 기분을 날씨에 빗대 표현해본다면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봄바랑 살랑살랑.

새로운 곳,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취업한 지 5개월차인 나에게 모든 것이 새롭다. 취준기간의 무한 경쟁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경제적 여유가 생겨 마음만 먹으면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요즘 기분은 봄바람처럼 설레서 살랑거린다. 하지만 봄은 짧으니.. 앞으로 만만치않은 순간이 올것이라는 것을 종종 느끼기도 한다.


Q5.

오늘 했던 생각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생각을 찾아 이곳에 풀어본다면?     

회사를 20년 넘게 다니신 부장님은 보면서 나는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이 아무리 잘 맞아도.. 한곳에 20년 동안 있는것은.. 생각만 해도 지금은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내꿈은 회사에는 없다라는 생각을 했고, 나중에 경력을 쌓고 계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는 더 공부하러 대학원이나 갈란다.. 꿈을 찾아야지.. 인생에 하나의 일만 하지 말고, 중간중간 전환점을 계획해야겠다.


Q6.

세상에는 셀 수 없을 만큼 저마다 다른 사랑()의 모습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가족형제친구연인처럼 대상도 제각각이고 애증정렬헌신등 담고 있는 감정도 달라요인생에서 당신이 꼭 경험해보고 싶은 사랑의 모습이 있다면 어떤걸까요잠시 생각해보고 그 이유와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주세요.     

강렬하고 짧은 사랑

이유 : 운이 좋아서(?) 한 사람과 긴 연애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어느 순간 열정적인 사랑이 안정적이고 편안한 사랑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만약 기회가 된다면(?) 강렬하고 짧은 사랑을 경험해보고 싶다.


Q7.

내 인생의 전체나 한 부분을 영화로 만든다면 어떤 제목과 장르로 만들고 싶나요왜 그런지꼭 넣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해주세요.     

내 인생을 영화로 만들면 아무도 안 볼것 같아..ㅋㅋ 음.. 장르라면.. 로맨스코미디? 나 우정을 담은 소소한 드라마로 되었으면 좋겠다. 성장드라마도 괜찮겠다. (넣고 싶은 장면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던 순간들? 예를 들어 전학, 재수, 첫사랑 등등!)


Q8.

특별하게 여기는 물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물건에 담긴 이야기도 함께 해주세요.     

거대한 개(푸코) 인형

난생처음 남자친구한테 받은 거대한 인형인데, 우리집앞에서 나한테 직접 주려고 택배 기사님 올 시간 맞춰서 기다리고 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잘 때마다 안고 자는 내 남자친구랑 닮은 인형이라서 더 특별한 것 같다.

        

Q9.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중 가장 예민한 곳을 순서대로 꼽자면?

(ex. 시각 후각 … )     

촉각 > 후각 > 시각 > 청각 > 미각 

          

Q10.

어린 시절의 가장 강렬한 기억은?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가는 길에 하얀나비와 노란나비가 많이 날아다니는 계절이었다. 나비들이 너무 갖고 싶어서 잡아서 그대로 가방 작은 지퍼주머니에 놓았는데 나중에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충격을 먹은 적이 있다.


Q11.

'우리의 힘은 우리의 약점에서 자라난다그래서 위대한 사람은 언제나 자진해서 낮은 자리에 서려 한다.' 랄프 왈도 에머슨이 쓴 <자기 신뢰>라는 책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요스스로 생각하는 약점이 있다면?     

정리정돈을 못하는 것. 그래서 종종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찾는데 오래 걸린다.


Q12.

오랫동안 이어져 온 버릇이 있나요?     

손톱옆에 살 뜯는 버릇..!     


Q13.

현재 어떤 디자인과 색깔의 옷을 입고 있는지 궁금해요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차림이 있나요?     

지금은 검정색 슬랙스에 흰 블라우스를 입고 있는데, 취업한 뒤로 오피스룩의 슬랙스와 블라우스를 많이 샀다. 요즘은 단정한 비즈니스 캐쥬얼 스타일의 옷을 즐겨입고 있다. (어른스러운 옷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Q14.

이루어지지 않을 지라도대통령에 출마한다면 가장 먼저 내세우고 싶은 공약은?     

음.. 군대문화를 개선하고 싶다. 현재 정권에 의해 병사들의 복지는 많이 개선이 되었지만, 상대적으로 중간간부들의 상황은 나빠졌으면 나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군대의 근무환경과 복지, 인권등에 관한 공약을 내세우고 싶다.


Q15.

내 인생의 BGM을 한 곡만 꼽자면그 이유와 주로 어떤 때 그 노래를 듣는 지 궁금해요.

인생의 BGM으로 한 곡만 꼽는 건 너무 어려운 것 같다 ㅠㅠ 하지만 내가 일년 중 꼭 듣는 곡이 있다면 크리스마스 캐롤이다. 어떤 경우에는 겨울이 되자마자 Play List를 캐롤로 바꿔놓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캐롤이 주는 경쾌함과 설렘이 좋다.          


Q16. 특별 질문

마법처럼 추억 속의 한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누군가요만나서 무얼 하고 싶나요?

음.. 진짜 어렵당. 일단 주인공 중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이건 진짜 모르겠어 ㅠㅠ   


Q17.

마지막은 반대로 인터뷰어에게 보내는 질문입니다제게 묻고 싶은 질문 하나를 작성해주세요이번엔 제가 정성껏 답해볼게요.     

q.유팬님이 글을 쓰는 동기(?) 이유나 좋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r. 어릴때부터 비밀스러운 생각, 구름처럼 떠도는 상상들이 많았어. 신기하게도 그대로 커서 지금도 그런 어른이 됐네! 그 많은 생각들을 진득하게 풀어낼 공간을 찾다가 글과 친해진 것 같아. 글은 시작도 끝도 내 마음대로 하면서 남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더라구. 요즘은 그 무수한 이야기들을 들어줄 사람과 글이 함께 있기에 마음이 참 풍족하게 느껴져. 


⟪ 인터뷰를 끝낸 시각 : 2020년. 5 월. 28 일. 오전 00시 03분. ⟫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적어 보내준 인터뷰를 고이 받아 한 글자 한 글자 받아적었다. 인터뷰는 밖에서도 그 안이 훤히 보이는 초록빛의 파란 제주도 바다처럼 투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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