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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잔잔 Jun 30. 2020

네 번째 인터뷰 : 모구모구

모구모구와 나의 이야기

어느 울창한 숲, 바람에 따라 낭창낭창하고 유연한 나뭇가지들이 우수수 흔들린다. 숲의 주인은 어린 나무가 비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오랫동안 사랑과 정성을 쏟았다. 덕분에 숲은 따뜻하고 나뭇잎은 햇살에 반짝인다. 다만, 때때로 나무들에 나있는 생채기가 마음 아프다.


Q1.

이곳에서 불리고 싶은 이름과 그 이유를 말해주세요(본명도 물론 가능합니다.) 

- 모구모구

- 좋아하는 사람이 불러줘서(겨울에 태어나 시원한 것을 좋아하고, 쫄깃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료수 중 하나)     


Q2.

현재 인터뷰를 응하고 계신 장소와 시간이 궁금합니다.

(장소 자체를 묘사해주셔도 좋고 혹은 이 장소에서 인터뷰하게 된 연유나장소가 지니는 의미가 있다면 덧붙여주셔도 좋아요.)

- 내 꿈이 이뤄지고 있는, 순한 양이 되기도 하고 무서운 호랑이가 되기도 하는, 적당한 수입도 창출되는 나의 직장에서, 잠깐 쉬는 시간을 이용하고 있어요.          


Q3.

고개를 돌려 잠시 하늘을 봐볼까요오늘의 날씨는 어떤지 자세히 묘사해주세요.

- 그다지 쨍하게 파랗지는 않은 보통의 무난하지만 왠지 아주 맑아 보이는 하늘이네요. (왜냐면 오늘은 프라이데이...)     


Q4.

요즘의 기분을 날씨에 빗대 표현해본다면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미스터 선샤인

- 좋아하는 일(취미)이 생겼고, 사랑하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는 요즘 기분 좋은 남자     


Q5.

오늘 했던 생각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생각을 찾아 이곳에 풀어본다면?

- 오늘 조퇴 써야지 유후     


Q6.

세상에는 셀 수 없을 만큼 저마다 다른 사랑()의 모습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가족형제친구연인처럼 대상도 제각각이고 애증정렬헌신 등 담고 있는 감정도 달라요인생에서 당신이 꼭 경험해보고 싶은 사랑의 모습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잠시 생각해보고 그 이유와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주세요.

- 작은 것, 나로부터 시작되는, 점차 확대되어 가는 사랑

- 내 스스로에 대한 위선적이지 않는 깨끗한 사랑(자기애)을 기본으로 →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위한 헌신 → 나와 관련이 없더라도 아픔을 갖고 사는 사람들을 위한 헌신 → 자연에 대한 헌신 → 모든 것에 대한 사랑     


Q7.

내 인생의 전체나 한 부분을 영화로 만든다면 어떤 제목과 장르로 만들고 싶나요왜 그런지꼭 넣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해주세요.

- opposite, 판타지

- 모든 사람들은 두 개의 삶을 살고 있다. 낮 동안은 평범한 일상을. 밤이 되어 잠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는 꿈 속의 세상을. 하루하루의 일상이 너무 평범하고 지쳐서 늘 밤을 꿈꾸고 갈망하는 모구모구. 어느 날 낮과 밤의 균열이 생겨 밤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되고, 모구모구는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며 살게 되는데. 하지만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님을 깨달은 모구모구. 꿈 속 세상을 벗어나오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데...

- 굳이 내 인생이야기는 아니지만, 평범한 일상이 너무 지루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평범한 삶의 진정한 의미와 행복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가 있었으면 해서     


Q8.

특별하게 여기는 물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물건에 담긴 이야기도 함께 해주세요.

- 내가 남긴 사진들(찍은 사진, 찍힌 사진들)

- 사진 찍기를 좋아하게 된 첫 번째 이유가 직업 특성상 자주 만나게 되는 아이들의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게 해주고 싶어서랍니다. 자라면서 잊어버리게 될 자신과 친구들의 순수한 모습을 찍어서 인화해 주면 미래의 소중한 선물이 될 거란 생각에 찍어주는 사람의 입장으로도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Q9.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중 가장 예민한 곳을 순서대로 꼽자면?

(ex. 시각 후각 … )

- 후각 > 시각 > 촉각 > 미각 > 청각 (어렸을 적부터 비염이 심해서 코로 숨쉬고 냄새 맡는 것이 참 소중한 것 같아요)     


Q10.

어린 시절의 가장 강렬한 기억은?

- 10살 때 처음 안경을 썼을 때가 기억나요. 그 전까지의 내 세상은 그냥 흐리고 불투명한 것이 당연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밝고 선명했다니!  +왠지 박사가 된 느낌  (□-□)¬     


Q11.

'우리의 힘은 우리의 약점에서 자라난다그래서 위대한 사람은 언제나 자진해서 낮은 자리에 서려한다.' 랄프 왈도 에머슨이 쓴 <자기 신뢰>라는 책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요스스로 생각하는 약점이 있다면?

- ① 내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에 인색(무언가를 잘하지 못한다면 노력하지 않는 것이라 여겨 스스로에게 자주 채찍질을 하고 엄하게 대함)

- ②경쟁을 너무 싫어함(지나친 평화주의자)          


Q12.

싫어하는 음식과 좋아하는 음식은? (또는 재료)

- 종류보다는 상황과 관련이 있어요

- 좋아하는 음식: 먹자마자 ‘음~’ 이라는 감탄을 자아내는 음식은 뭐든지.

- 싫어하는 음식: 위생적이지 않는 환경에서 만들어진 음식은 뭐든지.     


Q13.

현재 어떤 디자인과 색깔의 옷을 입고 있는지 궁금해요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차림이 있나요?

- 파란 반팔티에 조거 팬츠(오늘은 조퇴하고 취미활동 하러 가는 날이라 편한 복장)

- 평소에는 깔끔한 긴팔 셔츠를 청바지에 앞부분만 넣고 뒷 부분은 빼서 입는 캐쥬얼 스타일을 선호해요     


Q14.

이루어지지 않을지라도대통령에 출마한다면 가장 먼저 내세우고 싶은 공약은?

- 초중고 학급당 학생 수 대폭 줄이기(현재 초23.1명, 중27.4명)

- 어렸을 적 학생들의 인성교육 중요, 학생들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개별교육 강조, 어릴 적 사랑과 관심을 더 받는 아이들이 더 밝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줄 것이라 기대해요     


Q15.

내 인생의 BGM을 한 곡만 꼽자면그 이유와 주로 어떤 때 그 노래를 듣는지 궁금해요.

- 아이유, 이름에게

- 평소 서정적인 느낌의 곡들을 좋아하고, 특히 아이유 노래는 가사와 감정 전달이 너무 좋아서 자주 들어요. ‘이름에게’란 곡은 우리가 크게 슬퍼했던 어떤 큰 아픈 사건에 대한 추모의 느낌이 있어서 들을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 지네요.     


Q16. 특별 질문

당신이 살아있음에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은 언제인가요구체적으로 묘사해주세요. (여러 개도 좋아요)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특히 여행가서 맛있는 것을 함께 먹을 때)

- 날 보고 사람들이 웃을 때

-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구매해서 받았는데 사이즈가 딱 맞았을 때

- 하랑이(부모님 집 강아지)가 날 보고 꼬리를 사정없이 흔들 때(심장 폭격)     


Q17.

마지막은 반대로 인터뷰어에게 보내는 질문입니다제게 묻고 싶은 질문 하나를 작성해주세요이번엔 제가 정성껏 답해볼게요.

- 인터뷰어의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은 어느 순간이었는지? 또 미래에 가장 만나고 싶은 행복은 어떤 모습인지? (2개라 미안^^)               

행복했던 순간들은 많은데 그중 가장 큰 행복을 고르는 건 고심해봐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강렬한 기억 중 하나를 뽑자면, 중학교 때 지역 방송국 백일장에서 최우수상을 탔던 순간요! 벤치에 앉아 쓴 시를 제출하고 집에 와 티비를 보는데 친구에게 연락이 왔더라구요. '야, 너 최우수상이야! 시상식인데 어디 갔어?' 그때, 가슴이 막 벅차올랐어요. 그렇게 큰 대회에서 수많은 참가자 중에 내가 쓴 문학작품이 인정받다니! 그날 공개된 주제어가 아직도 기억나는 거 보면 참 행복했었나 봐요. 

미래에 가장 만나고 싶은 행복은 지금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나은 행복이에요. 마트에서 느긋하게 장을 보고, 집에서 좋아하는 요리를 만들어 좋아하는 영화를 보며 먹고, 사랑하는 사람과 반려견을 곁에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가 잠드는, 돈 걱정은 조금만 해도 되는 일상의 행복요! 평범한 게 제일 어려운 법이니까. 하하


⟪ 인터뷰를 끝낸 시각 : 2020년. 5월. 30일. 오후  2시. 53분. ⟫     


가끔 모구모구의 숲을 떠올리고, 잘 있나 안부를 묻고 싶어 질 것 같다. 그 유연함과 따뜻함에 여러 새들과 바람들이 쉬었다 갈 때쯤이면 나무의 생채기도 희미한 흔적만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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