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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은서른아홉부터 Aug 05. 2024

퇴사후 빈둥밴둥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

7월 31일부로 전 업체와의 연이 끝났다. 사장님은 그동안 있었던 직원들 중에 가장 좋아하셧다고 한다.

가끔 눈치봐서 뜬금포로 엉뚱한 소리를 하며 분위기를 띄우던 것도 농담인듯 진담아닌 농담반 진담반 소리도 좋아하셧고 뭐.. 내가 회사에서 매력이 없었던것도 내가 그 회사가 영 싫었던것도 아니다.


아무리 싫은 업무고, 힘든 업무라고 할지라도 좋아좋아 이힛! 소리를 지르며 혼자서 낄낄 웃어가며 했던일들도 기억났고 일요일 저녁이 되면 다음날 부터 시작될 업무지옥에 가슴이 터질거 같아서 호흡곤란이 왔던 일들도 생각이 났었고. 새벽에 깨서 감정을 터트렸던것도 뭐 만3년간 여러가지 일들이 소회처럼 남았다.


30일 저녁, 나는 감정이 터져서 사장 아들에게 있는대로 갖다 퍼부어버렸다. 퍼붓는건 그렇게 하면 안되는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애초에 내가 있기 전에는 없던 업무였고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생긴 일이고 내가 내 업무의 단계를 줄이고 내가 좀 편하고 싶어서 이리저리 퇴근하고나서 이리 해보기도 하고 저리 해보기도 하며 개발한 나의 방법이고 노하우이고 거기서 조금 편하고 싶어서 폼텍이란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는데 그거까지 인수인계를 해달라는 말에 감정이 폭팔했다.


29일날 퇴근하는데, 그걸 인수인계 해달래서 나는 뭐 별거 없어요. 전표 치는 프로그램에서 엑셀전환 한 이후에 엑셀 간단 편집해서 폼텍 프로그램에서 갖다 뽑기만 하면 되는거에요. 라고 까지 이야기 했는데, 정 모르겠으면 한글 프로그램에서 쪽에서 라벨 선택해서 수기로 하는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 했는데, 30일 저녁 퇴근하는 길에 그걸 인수인계 해주래서 내가 감정이 터졌다.


그렇잖아도, 나는 새로온 신입사원이 손도 느리고 이러다가 일에치여 도망가면 어쩌나 싶어서 일을 하나라도 조금 더 줄여주고 싶었던건데, 인수인계 해줘도 이 회사는 초등학생 수준에서 더이상 발전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조금 들었고, 별거 아닌거 까지 인수인계 해줘야 하는 내 수준도 한심해서 감정이 터졌다.


결국 좋은 서로 예쁜 퇴사는 하지 못했고, 시원섭섭하게 퇴사했다. 하루만 참았으면 서로 웃으면서 좋게 좋게 했었을텐데 나 혼자 감정이 터져서 온갖 난리를 다 쳐 가면서 그렇게 퇴사했다. 


퇴사한지 사흘째. 시간은 정말 오지게도 안흘러가고.... 폭우가 쏟아지던날 미끄러져서 삐끗한 허리는 지금도 낫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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