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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은서른아홉부터 Aug 16. 2024

코로나는 뜨거운 바람이 코로 나와서 '코로나'인 거야.

이 무슨 말장난이냐 싶겠다.

지금 난 코로나 의심환자다. 이제 다 지나간 코로나가 무슨 소용이냐 싶겠지만, 얼마 전 변이 바이러스가 또 나타났단 이야기 듣고 잔뜩 바짝 긴장해야겠구나 싶어서 집 밖으론 진짜 웬만하면 안 나갔다.


하지만 나의 솔메이트는 초등학생 같다. 무슨 하고 싶은 게 그리 많고 뭘 뚜들겨 보고 싶은 게 그리 많은지, 정말. 직장인 야구에 뭐에. 그냥 집에 가만히 들어앉아 누워있으면 누가 뚜들겨 패 죽이는 줄 안다. 그래서 맨날 바깥으로 바깥으로 나 다닌다. 가끔 외로운 날이 있어서 내가 토라질 때도 있지만, 그거 아니면 사람은 참 좋기 때문에 내가 한 번은 봐준다. 팍! 씨!


코로나는 왜 코로나일까? 하면서 예전에 한번 찾아보니 바이러스에 스파이크라고 해야 하나. 인체에 들어와 세포와 달라붙는 손? 같은 부분이 태양의 코로나와 닮은 모양이라 코로나라고 했다. 코로나는 고양이 코로나도 있었으며 강아지 코로나도 있었고, 무리한 개발로 인한 무자비한 동물학대의 결과로 인간에게 까지 코로나가 옮겨왔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이번도 코로나 라면, 나는 인생에서 벌써 코로나를 세 번을 앓고 지나가는 사람이다. 두 번은 회사에서 한 번은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그냥 가만히 있다가 뜬금포로 솔메이트에게 감염되어서.


첫 번째 걸렸을 땐 사모님한테 걸렸다. 마침 사모님 지인분 중에 상을 당하신 분이 계셨고 그 장례식장에 가면서. 저녁부터 몸이 으슬으슬 추우셔서 처음엔 독감에 걸리신 줄 알았다고 한다. (독감이래도 마스크는 꼭 하고 계셨어야 했는데.) 그냥 밀폐된 사무실에서 마스크도 없이 콜록콜록 사무실에서 기침을 하고 계셨으니 그게 나한테 까지 옮아왔다.


처음엔 나한테까지 쉬쉬하시면서 코로나인걸 말씀 안 하셨는데 사장님이 "너네 사모 코로나란다."라고 하셔서 잔뜩 겁먹고 마스크이중 삼중으로 하고 업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목이 자꾸 따끔거리고, 나는 아무리 흡연자라고 해도 목구멍은 탄탄해서 절대 가래나 이런 게 끼지 않는데 이상하게도 목이 칼칼해지고 자꾸만 목에 가래가 끼는 느낌이 들고 이상한 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 정류장 가장 가까운 편의점에 코로나 간이키트가 없어서 들어가는 곳마다 재고가 업어서 그래서 다른 편의점을 돌고 돌고 또 돌아서 겨우겨우 서너 개를 사 들고 집으로 와 콧속으로 깊이 푹 찔러 넣고 검사를 하는데 처음엔 음성인 듯 양성 아닌 양성 같은 결과가 나왔다.


알쏭달쏭, 이상해서 혹시나 싶은 마음에 입을 아아~ 하고 크게 벌리고 토할 것만 같은 기분을 꾹 참고 목구멍 목젖 있는 쪽에다 면봉을 쿡 쑤셔 넣고 문질문질했더니 글쎄. 금방 양성 판정이 나왔다. 퇴근하고 난 이후라 딱히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마스크를 단디하고 당시 내 출근을 나의 솔메이트가 자처하고 있어서 솔메이트의 차를 타고 출근해 내 코로나 양성을 통보했다.


당시 자가격리 지침이 있던 터라, 나는 퇴근하란 말을 기다렸는데 일을 하라길래, 나도 버럭하고 뭐 거기서 뭐 여러 가지 일이 왔다 갔다 했지만.. 뭐 그렇게 됐다. 결국 나는 사모님께 옮은 코로나를 내 솔메이트에게 옮겼다.


그런 식으로 두 번의 코로나를 회사에서 앓았다. 나는 워낙 건강체라 웬만하면 아프지도 않지만 -독감주사를 안 맞고, 독감환자와 하루종일 같이 있어도 독감에 걸리지 않는 엄청난 건강체- 한번 아프면 진짜 오지게 아픈 사람이다.


내 인생에서 진짜 마지막이고 싶은 코로나를 내 솔메이트에게 감염되어 버렸다. 뽀뽀도 안 했고, 뭣도 아무것도 안 했는데 도대체 왜 걸리냐. 싶은 맘도 들지만, 어쩔 수 있나. 아프고 넘어가야 하면 아프고 넘어가야지.


내가 한번 옮겼고, 당신이 한번 옮겼으니 우리는 쌤쌤이라며 낄낄거리고 웃고 넘어간다. 그리고 코로나 걸리면 숨 쉴 때마다 뜨거운 바람이 코로 나오니까 그러니까 코로나라면서 낄낄거리고 또 웃고 넘어간다. 세상 웃을 일 없다 싶지만 이런 것도 사실 조금 웃기다. 


내 솔메이트 직장의 특성상 얼른 딛고 일어났으면 싶다. 어차피 나는 백조라 상관없다. 다만 우리 강아지들에게만 안 옮아갔으면 싶고. (강아지들에게 인간 코로나는 옮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걱정) 당분간 우리강아지들 누나한테 뽀뽀금지!




https://youtu.be/Vl1 kO9 hOb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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