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사업과 단절하라.

<권고사직받은 억대 연봉자의 사업 도전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by 투워즈
사업은 나와 분리된 객체다.


수많은 소규모 기업들을 성공으로 이끈 책, 마이클 거버의 <사업의 철학>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저는 이 문장을 보고는 "꽝~!"하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제까지 저는 '사업이 나인 것처럼, 사업을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그렇게 해야만 성공하는거 아닌가?'하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사업은 나와 철저히 분리된 객체'라는 개념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지닌 생각과는 180도 다른 얘기를 하는 이 문장에 대해 어쩌면 거부감이 들 법도 했습니다. 그러나 거부감은커녕 되려 안도감, 무언가로부터 놓여진 자유로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책은 말합니다. "사업은 결코 당신이 될 수 없다. 사업은 그저 상품이다. 고객에게 마련된 가치를 serving 하는 상품이다. 당신의 삶은 삶이다. 사업이라는 상품을 지니고 있는 삶일 수 있고, 그 상품을 팔게 된다면 상품을 지니지 않는 삶일 수도 있다. 당신의 삶에는 사업의 무엇으로 결코 치환할 수 없는 소중한 요소들이 많다. 당신의 가족, 당신의 취미, 꿈, 이웃들과의 소소한 대화들, 한적하고 늘어지는 쉼, 새벽 산책 등등.. 그렇기에 사업과 당신은 완전히 분리된 객체다." 사실 책의 문장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책을 읽고, 계속 곱씹으며 저는 책의 내용을 위와 같이 소화했습니다.


그 후로 퇴근 이후 집에 돌아오는 길이면, 또 아내,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면, 일과시간의 몰입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멀어지려 했습니다. 그리고 나의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을 더 보았습니다. 이들과 함께 할 밝은 순간들을 더 많이 상상했습니다. 사업으로부터 나를 분리하려 할 때, 그리고 내 시선을 나의 삶에 고정시킬 때, 저는 저도 모르게 웃음 짓게 되었고 마음에는 형용할 수 없는 충만함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단절은 결코 '사업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들을 떠올릴 기회'를 앗아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과시간에 붙들고 있었던 눈앞의 과제들과는 사뭇 다른 맥락의 사업 방향, 기능 개선, 마케팅 전략 등 다양한 영감들을 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상품'인 사업이, 어떻게 제 삶과 더 완전히 분리된 채 그 가치를 다할 수 있을지, 또 언젠가 그 상품을 판매할 때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금 제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더 객관적으로 살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거듭 고민하고 있던 투자비스 서비스에 대한 상표권 출원도 하였습니다. 상표권 확보가 가능하다면 투자비스 서비스는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더욱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몇 만 원의 수수료가 아까워 미뤄두었던 상표권 출원을 바로 진행하였습니다.)


좋은 책, 좋은 내용들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이 깨달음처럼 한 번에 몇 개의 계단을 훌쩍 올라 더 균형 있게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저의 늘 제품과 기능 출시에만 몰두했던 첫 사업과는 달리) 이번 사업에서는 조금 더 강약, 약강을 조절하는 지혜로운 사업가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짧은 일과를 나눕니다.


9월 9일, 드디어 개인사업자를 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제 실업자가 아닙니다. 약 5개월 이상 남은 실업급여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1년 간 사업 운영을 해나가면 1년 뒤인 2026년 9월 8일경, 이번에 포기하게 된 약 5개월 간의 실업급여의 50%를 조기취업수당으로서 받게 됩니다.)

회사 이름은 '레더베러컴퍼니'입니다. Rather Better Company. (권고사직 이후) 오히려 더 좋은 상황을 마주한 가운데 '꽤 좋은, 더 괜찮은 서비스'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작은 변화가 만드는 큰 영향력을 함께 경험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첫 상용 서비스 투자비스 개발 및 출시 준비 또한 순항 중에 있습니다. 조만간 베타 버전을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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