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by 김지윤

우리는 엉거주춤 춤을 췄다.

대낮부터 막걸리에 진탕 취해 붉은 세상과

크고 볼품 없는 우리.

아니, 나.


날씨 진짜 좋다,

그래, 말을 삼켜야 했지.

날씨가 너무 좋았으니까

젖은 영혼을 말릴 수 있을 정도로.

그냥 씩 웃었다.


짐짓 격식을 차려

우리는 인사를 나누었다.

크고 어색하게

부모님 구두를 몰래 신은양,

곧 무너질 세계에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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