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낮술

by 김지윤

우리는 엉거주춤 춤을 췄다.

대낮부터 막걸리에 진탕 취해 붉은 세상과

크고 볼품 없는 우리.

아니, 나.


날씨 진짜 좋다,

그래, 말을 삼켜야 했지.

날씨가 너무 좋았으니까

젖은 영혼을 말릴 수 있을 정도로.

그냥 씩 웃었다.


짐짓 격식을 차려

우리는 인사를 나누었다.

크고 어색하게

부모님 구두를 몰래 신은양,

곧 무너질 세계에 인사를 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여자 친구 대신 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