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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윤 Aug 28. 2016

귀로

떠나는 버스를 두들기는 다급한 손짓.

마지막 손님이 심야 버스에 오르고

내일 표를 쥔 손님이 차를 떠난다.


피곤에 겨운 버스를 뒤로

아무도 모르는, 주차장을 가로지르는 그림자.

변함없이 스무여덟 명을 태운 버스는

묵묵히 도로를 먹어치운다.


푸른 어스름사이로 드러난 당신의 목덜미.


하루, 이틀, 그리고 오후

기워낸 시간 쪼가리가 모두 타버려

고속철도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사랑은 창백한 닻을 삼켰나보다.

무거운 가슴이 품은 내일.

여름으로 만든 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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