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보잡이라고 무시하다가 광탈로 큰코 다쳐
독자 분들 중에 제목 수정 요청이 들어와서 듣보잡 기업이란 명칭을 중소/중견기업으로 수정했습니다. 혹시라도 그로 인해 불편함을 느낀 분이 있다면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부제까지 같이 보면 취준생들에게 좀 더 강력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그리 제목을 선정했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하단 말씀 드립니다.
많은 친구들이 어려워하는 자기소개서 항목 중 대표적이면서 피할 수 없는 항목, 지원동기이다. 오늘 칼럼에서는 지원동기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이미 시중에 많은 자소서 책들에서 지원동기 쓰는 법을 얘기하고 있다. 뻔한 글을 쓰기 싫어하는 하리하리이기에 오늘은 작은 기업 혹은 협회, 소위 말해 유명하지 않은(요샛말로 듣보잡)기업들의 지원동기 작성 노하우를 공유해 드리려고 한다. 우선, 지원동기 작성 방법에 대해 결론부터 던지면 기업의 현재와 나 사이의 공통점 찾기이다. 당신이 지원하는 기업은 어떤 산업군에 속해 있다. 즉, 동일 산업군 내에 당신이 지원하는 그 기업을 대체할 기업은 부지기수로 많다. 여러 유사 기업들 중에 왜 너는 이 곳에서 일하고 싶니? 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답을 가장 직관적으로 찾을 수 있는 항목이 지원동기이다.
기업의 현재를 찾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나와 같은 경우는 구x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란을 주로 본다. 각 기업마다 홍보팀이 있어서 기업들의 최신 이슈를 언론사에 뿌린다. 이슈들 별로 추출할 수 있는 의미나 인사이트가 존재한다. 그 인사이트를 연결 고리 삼아 기업과 나를 연결 짓는다. 그것이 내가 지원동기를 말할 때, 주로 권하는 방식이다. 그럼 유명하지 않은 기업은 어떻게 써야 하나? 라는 물음이 바로 튀어나온다. 중소기업과 같은 경우는 대기업의 1차 혹은 2차 벤더일 확률이 높다. 지원하려는 중소기업의 이슈 대신 그 대기업의 이슈를 찾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두 번째, 그 중소기업이 기술 기반 기업이라면 자신들이 핵심적으로 미는 기술이 있다. 그 기술의 동향을 찾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동향을 읽다 보면 이 사실에서 또 다른 의미를 뽑아 낼 수 있다. 세 번째로 이 중소기업의 대표 인터뷰를 찾아보길 권한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주로 대기업에서 주요 임원을 거친 자들이 많다. 혹은 각자만의 인생 역경이 존재한다. 이런 것들 것 언론사에서 개인 인터뷰로 정리해 둔다. 이것을 읽다 보면 기업의 시작부터 현재 심지어는 미래까지 잡을 수 있다.
네 번째가 제일 중요해서 단락을 따로 떼어서 설명한다. 산업군의 동향 파악이다. 경제학도 거시와 미시가 하나의 큰 틀 안에서 같이 움직이듯이 지원회사와 그 회사가 속한 산업군의 지향점은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산업군의 현재를 찾아야 하는데, 이 때 내가 추천하는 것은 구x 통합 검색이다. 앞에서 강조하던 것은 주로 뉴스 란이다. (물론, 뉴스 란에서 요긴한 정보를 못 찾으면 통합 검색란도 뒤져 보길 권한다. 내가 통합 검색을 추천하지 않는 것은 너무 오래 전 정보가 눈에 띄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철 지난 이슈를 갖고 와서 기업의 최신 이슈랍시고 지원동기랑 묶으면 역효과가 날 지 모른다.) 검색창에 ‘xxx 산업군 현재’ 이런 식으로 치면 코트라에서 해당 산업군의 세계 동향 리포트를 발간한 것을 운 좋게 찾을 수 있다. 혹자는 코트라 가서 직접 찾아 보면 되지 않냐고 물어보지만, 실험해 본 결과 구x만한 만족도는 얻지 못했다. 그렇다고 리포트 검색에 혈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테면 내가 아프리카TV에서 심혈관 의료기기 수입 업체 지원동기를 봐 줄 때, 심혈관이 심장 질환과 연결된다는 것을 기사 검색을 통해 확인했다. 그리고 국내 심장 질환의 현황에 대한 조사까지 하며 지원동기를 고도화시켰다. 한국보건의료원이란 곳의 지원동기를 쓸 때에는 의료 분야에 대한 연구 지시 주체를 국민으로 한 자문단을 출범시켰다는 기사까지 찾아 보며 정보의 개방과 경청을 테마로 잡기도 했다.
이 글은 심혈관질환 의료기기 수입 전문업체에 대한 지원동기이다.
[현재와 미래를 모두 아우르는 커리어의 시작, 한메디칼에서]
제가 한메디칼에 지원하려는 이유는 영미권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의료 기기 시장에 종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의료 기기 시장은 현재 미국과 독일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 두 나라 모두 제가 전공한 영문과에서의 지식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시장입니다. 수많은 의료 기기 세부 영역 중 흉부 외과가 갖고 있는 잠재력은 충분합니다. 아직 그 시장성이 세계 규모에 미치지 못해 유수의 관련 회사들은 아직 대한민국을 중요시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계를 5년 전으로만 돌려 봐도 지금까지 매해 3~8% 수준으로 심장 질환에 걸려 수술을 받은 환자의 숫자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제가 이 쪽에서 커리어를 쌓게 될 시 먼 미래에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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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이 지원하는 중소기업이나 작은 협회 등은 분명 최우선순위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 인사 담당자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의욕이 없다고 대충 쓰는 것은 취준생의 자세가 아니다. 나는 항상 취준생들에게 어떤 기업이든, 어떤 전형이든 정성을 다하라고 말한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 정성에 기업들도 응답한다. 그리고 중소기업에 당연히 취직될 거라는 오만한 생각도 버려야 한다. 아직까지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취준생들이 상당수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칼럼을 보고 있는 취준생 중에 이렇게 생각하는 자가 있다면 당장 그 생각을 고쳐 먹길 바란다. 취업이 안 된다고 한탄하기 전에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돌아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