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전, 사장님과 동시에 카페 입성
안녕하세요? 1화를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 주시고, 공감해 주신 것 같아 매우 뿌듯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단 말씀 드립니다. 사실 퇴사일기를 쓰면서도 스스로가 역설적 삶을 사는 것 같아 조금 괴로울 때가 있어요. 취업을 도와주는 글을 더 열심히 쓰기 위해서 퇴사를 했고, 그들이 직장인이 되면 회사 바깥의 삶을 알려 주기 위해 글을 쓴다는 것은 여전히 제 역할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제 일이 좋고, 제 삶이 좋아요. 이제 2화부터는 제 삶에 대해서 하나씩 자랑 아닌 자랑(?)을 할 거에요. 침 닦고 들으셔야 해요!
퇴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건 역시 여유입니다. 여유는 나에게 쉼표를 가져다 주고 그 쉼표로 인해 수많은 창의력이 발현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창의력이 또 저의 글감이 되어 주고 있어요. 제가 회사란 곳을 나오고 가진 여유에는 두 가지 컬러의 여유가 있어요. 제가 느낀 첫 번째 여유는요! 역시 평일 오전의 카페에서 느끼는 여유입니다.
여러분, 막 오픈하는 평일 오전에 카페에 앉아 있어 본 경험 있나요? 사장님과 어색하게 미소지으면서 첫 구매자가 되면 대신 그 뒤에 이어지는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계산대에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사장님을 보면서 미소 지을 수도 있고. 창가를 마주 보고 앉은 카페라면 바깥 날씨와 풍경을 보면서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지요. 두 번째는 역시 아름다운 바깥 날씨입니다.
회사 다닐 때만 해도 매일 출근 시간인 8시반을 지키기 위해 주변도 돌아보지 못하고 출근하기 바빴습니다. 퇴근 이후에는 연이은 회식으로 인해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 자기 바빴습니다. 그렇게 하루의 시작과 끝이 매일 바쁘기만 하다 보니 바깥 햇살이 얼마나 따사로운지, 밤에도 조명보다 더 내 눈을 부시게 만드는 벚꽃이 우리 집 근처에 있다는 것도 쉽게 인지하기 어려웠습니다. 퇴사한 지금은.. 나 이외에 모든 것들을 바라볼 '여유'가 생겼어요.
여러분도 이런 기사 한번쯤 잊을 만 하면 접하시죠? 가끔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세요. 사무실 안에서 고개를 들면 흰 천장이 눈에 아른거린다구요? 그럼 잠시 옥상으로 커피 한 잔을 들고 나가 햇살을 쬐세요. 당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여유란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햇살은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꼭 필요한 햇살을 듬뿍 받는 저는 이제 퇴사 후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