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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판을 뒤엎어라!

매몰비용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발전할 수 있다.

by 하리하리

현충일입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주말과 평일의 구별이 없어졌습니다. 밖을 나올까 말까 고민했지만 오늘도 꼭 쓰고 싶은 글이 있어 카페로 나왔습니다. 오늘 글의 시작은 최근에 우여곡절을 거쳐 개최가 결정된 북미 정상 회담 관련입니다. 지난 4월 말, 남한과 북한의 급속한 해빙 무드 속에서 만났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 사이에 만나는 것이 기정사실화됐었죠.


그런데 갑작스레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통보해서 동북아 평화가 잠시 경색 국면에 접어드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북한 측에서 바로 트럼프의 메시지에서 자신들이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를 감지한 뒤, 화답했습니다. 결과는 보시다시피 곧 북미 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거죠?

트럼프 김정은.jpg 출처: MBN / 이러던 이들이... 정말 '격세지감'도 그지없습니다.

회담이 결정되기까지 과정을 보다가 흥미로웠던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었습니다. 우리가 삼자 간의 전략이나 그 속내를 다 알기는 어렵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판세가 굴러가지 않는구나 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확실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적 기업가 출신답게 과감히 판을 뒤엎어 버립니다. 자신의 뒤엎기 전략으로 설사 동북아 평화 무드가 시나리오대로 조성되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판단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것도 취하면서 회담이 원래대로 진행될 거란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건지는 모르죠. 그러나 결과는 우리가 현재 보고 있듯이 후자입니다.


같이 사는 후배가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그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판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과감히 던질 줄 아는 트럼프 대통령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구요. 자면서 생각해 보니까 인생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더이다. 저도 그렇지만 사람들 모두 제각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뭔가 되고 싶은 것들도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 희망을 향해 매일 매일 몰두하고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그 투자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수 있어요. 그런 경우에 우리 앞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입니다. 계속 가느냐 아니면 과감히 핸들을 돌리느냐. 많은 사람들이 계속 가는 길을 선택합니다.

갈림길.jpg 출처: 오마이뉴스 / 어쩌면 같은 길일지 모른다...//

이유는 간단하죠. 그간 자신들이 투자한 비용이 아까워서입니다. 소위 말해 '매몰 비용'입니다. 당장 봤을 때, 이 매몰 비용은 손해입니다. 손해는 기정사실입니다. 혹시라도 그 손해를 끌고 가다 보면 반전이 있지 않을까 우린 기대합니다. 애석하게도 그런 반전이 찾아오는 경우는 쉽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위험을 무릅쓰고, 비용에 대해 신경쓰지 말고 판을 새로 갈으라는 것입니다.


제가 회사를 나오기로 결정한 것도 저에게 그 당시 주어져 있는 판이 제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LG, 안정된 기업, 월급 등 그 판에서 나온다고 한다면 놓치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 요소들이 당시 퇴사를 결정하기 전 저에게 매몰 비용 같은 존재였죠. 이것들을 내려 둔 채로 과감히 결별을 선언합니다.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는 건 분명 저에게 매몰비용이자 마이너스 요인 가득한 일이겠지만, 멀리 보고 크게 봤을 때 저라는 사람이 퇴사라는 결정을 통해 몇 단계나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 봤습니다.

sticker sticker

(이게 분명...냅두면 더 마이너스겠지만...플러스가 될지도 모르고...)


그러면서도 행복하다면 얼마나 즐겁겠습니까? 실제로 회사를 다니면서도 자기 소개서를 써 줄 때, 하루에 몇 시간씩만 자는 강행군이었지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회사에서 주어진 일, 제가 맞지 않는 일만 하며 겪는 스트레스를 글쓰기를 통해 해소할 수 있음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이처럼 글을 쓰는 건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그 일을 하면서도 행복해 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성공의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다면 현재의 퇴사는 몇 년 뒤에 회상해 봤을 때 좋은 추억 정도로 남을 거라 봅니다.


제 결정이 후에 저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 놓을 지는 지금도 알지 못합니다. 불안한 것도 있어요. 그러나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고, 제 일과 제 결과물을 보고 좋아해 주는 여러분들이 있고, 저를 알아주고 저를 찾아주는 곳이 있는 지금의 상황. 이 작은 상황에서 희망을 보고 더 밝은 미래를 바라봐야겠죠. 바로 당장 얼마를 더 벌고 그런 거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미래를 보고 날 믿고 도전하렵니다. 판 엎기는 한번쯤이면 족하지 않겠습니까?^^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제 도전에 응원해 주시고, 저와 같은 사람이 쓰임새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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