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정답은 너만이 알고 있다
요새 '퇴사일기' 쓰는 데에 박차를 가하다 보니 간혹 딜레마에 빠진 제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글을 쓰면서도 제가 숱한 딜레마에 빠지는 이유는 제가 쓰는 글이 자기 반복이 아닐까 하는 고민이 많기 때문입니다. 싱어송라이터인 볼빨간사춘기도 이번 앨범이 기존 노래들의 자기 반복이라는 평가를 듣지 않습니까? 이제 퇴사일기 콘텐츠가 30여편을 훌쩍 넘어가고 있고, 퇴사란 한정된 주제를 기점으로 여러 가지 파생되는 생각들을 적어 내려가다 보니 약간의 자기 복제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 한계를 넘어서는 글을 쓰기 위해 언제나 겸손하고 신중한 글쟁이 될 것을 약속 드리며 오늘 글 출발합니다! 내 글 보기 전에 귀르가즘 하시라고 볼빨간 사춘기 '여행' 투척!!
오늘 글은 같은 학교 동생의 고민을 같이 나누면서 시작됩니다. 대학원 진학할 나이가 된 친구가 염두에 둔 전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전공이 현재 엄청나게 핫하다거나 사람들의 선망을 받는다거나 돈을 많이 버는 게 보장되어 있다거나 그런 성격의 공부는 아닙니다. 대학원이다 보니 다른 학교 일반 전공에 지원해서 이미 붙은 상태이구요. 친구는 현재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되어 있는 후자 전공이 아닌 미래 가능성이 유망하다고 판단한 전자 학문을 대학원 전공으로 택하고 싶어하는 눈치입니다.
하지만 그 친구가 현재 어머니의 뜻을 꺾는 것은 어렵습니다. 일단 대학원 학비를 어머니께서 내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어머니께서 그간 봐 왔던 세상의 논리가 있구. 그 논리대로 어머니께서는 지금 어느 정도 성공적 위치에 오르셨습니다. 그런 어머니와 의견 차이 시, 이길 도리가 없는 거죠. 그 친구도 처음 먹었던 마음이 약해져 어머니의 의견에 설득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이 친구만의 문제일까요? 아닙니다. 나 포함해서 우리 모두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매일 먹는 점심 메뉴도 고르지 못해 몇 분을 식당가 앞에서 방황하는 우리인데, 우리 삶을 결정 짓는 순간 앞에선 더욱 더 겁먹게 되는 거 같습니다. 주변의 이야기에 흔들리게 되죠. 게다가 우리 세대와 다른 삶을 살아 왔던 어른들의 눈에는 저희가 하는 짓이 전부 다 무모해 보이고 곱게 보이지 않을 겁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어떻게 다를 지 가늠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미래엔 어떤 삶이 정답일 지 아무도 모릅니다. 누구도 미래를 살다가 현재로 넘어 온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겪지도 않은 삶을 함부로 판단하고 재단할 자격, 아무도 없습니다. 본인이 살아 온 과거를 잣대로 함부로 현재 나의 선택을 가타부타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성공의 기준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단 말입니다. 완벽한 정답이란 없습니다. 가장 정답에 가까울 거라 판단되는 답에 자신을 던져야 합니다.
가족만 그럴까요? 아뇨. 친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김영하 작가가 친구에 대해 자신의 산문집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래 링크 읽어 보세요 :)
여러분이 믿고 의지하는 친구 역시 여러분의 주요한 결정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모든 건 결과론적이지만, 그 결과가 미래에 어떤 모습일지 알지 못합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스스로가 답이란 확신을 갖고 과감히 움직이는 것이 어떨까요?
Believe in my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