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리고 꾸준히의 힘

청소를 단 며칠만 안 해도 집이 왜 이렇게 지저분해질까?

by 하리하리

제가 퇴사를 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가 '늦잠 자도 되겠다'입니다. 실제로 자고 일어날 때, 알람을 맞추지 않기는 합니다. ^^ 그런데 생각보다 잠을 많이 잔다거나 일찍 일어난다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오늘도 한... 8시 20분 즈음 일어났습니다. 게다가 매주 월요일엔 7시까지 사당역에 가서 일취월장이란 아침 모임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이해를 못합니다. 왜 굳이 졸린데도 불구하고 그런 모임에 나가서 고생을 하느냐고 하는데요? 제가 이 모임에 와서 좋은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으뜸은 제가 해야 하지만 귀찮아서 미뤄 두는 일들을 이 곳에서 한다고 선언하면 지키기 위해 애쓰는 게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하지만 언제든지 미룰 수 있는 일들이 있는데, 그런 일들을 하겠다고 하고 안 하면 벌금을 내는 이 모임은 저에게 강제성이란 선물을 주는 좋은 곳입니다.

일취월장 사랑해요♥




제가 몇 주째 하지 않고 계속 리스트에 올려 두는 일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스마트 시계 충전기 사기! 무선 충전을 하는 스마트 워치의 충전기를 잃어버렸습니다... 술먹고.... 그걸 사기 위해선 LG전자 서비스센터에 방문해서 그 모델에 맞는 충전기를 구매 신청해야 합니다. 번거로움이 수반되는 일이다 보니 제가 귀찮아하는 거 같아요. 이번 주 내에는 꼭 방문해서 신청할 요량입니다. 이렇게 브런치에까지 쓰면서 구독자에게 선언했으니 이번 주에는 할 거라 믿습니다...ㅠ_ㅠ


스마트 워치 충전기 구매야 그래도 한 번만 신경 쓰면 될 미션이지 청소는 정말 뫼비우스의 띠 같은 일입니다. 큰 맘 먹고 집안을 청소했는데 3-4일 정도 됐나... 털과 쓰레기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집안을 보면 없던 주름살이 절로 잡힙니다. 샤이니 '네가 남겨둔 말' 노래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끝나지 않는 소설 페이지' 같은 녀석이죠. 이 청소란 것. 그 와중에 문득 어린 시절 매일 집안을 쓸고 닦았던 부모님이 새삼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소.png

창문을 활짝 열고 누워있던 저의 엉덩이를 차면서 "일어나!"라고 외마디 소리를 치시며 집안을 청소하시던 부모님이 이해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누가 우리 집에 찾아오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청소하는 거야... 속으로 볼멘소리를 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고 나니 이렇게 매일 청소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았습니다. 갑자기 손님이 찾아올 수도 있고, 여자 친구가 우리 집에 찾아올 수도 있고, 부모님이 맛있는 거 준다고 집에 찾아 오기도 하고. 우리 집에 갑자기 누가 올 수 있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갑작스런 외부 손님이 나에게 큰 행운을 안겨줄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런 행운이 한 번쯤 찾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행운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우리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되물을 지 몰라요. "무슨 준비?" 별다를 건 없다고 봅니다. 매일, 매 순간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리고 매일 하는 일을 반드시 정해 두고 그 일이 나에게 물과 공기처럼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로 하는 것입니다. 어떤 변화든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그것은 필시 그 사람에게 힘이 되어 줍니다.




청소란 녀석이 하기 싫어서 밍기적대다가 이런 글을 쓰기에 이르렀습니다. 도망치듯 집을 나왔고, 집 바깥 카페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고 깨끗한 바닥과 테이블을 보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곳은 제 집이 아닙니다. 제가 마음의 안식을 얻을 우리 집이 깨끗한 게 맞다는 생각입니다. 청소 한 번 잘 해 보겠다고 몹(대걸레) 세트까지 샀는데, 아직 박스를 뜯지조차 않았습니다. 매일은 힘들더라도 2-3일에 한 번씩은 꼭 청소를 해 우리 집이 깨끗한 게 물과 공기처럼 당연한 사실로 만들어 볼게요.


제가 이렇게 매일 브런치 글을 쓰는 것처럼 청소라는 행동을 꾸준히 한다면 그것이 분명 저에게 큰 힘으로 되돌아올 거라고 오늘도 한 번 믿어 봅니다. 막연한 미래를 뚜렷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지금 현재를 성실히 그리고 꾸준히 보내는 저에게 달려 있는 거니까요. 특히 퇴사를 하면서 갈피를 못 잡는 것보다는 뜻을 품고 그 뜻을 행동으로 매일 표출하는 저이기 때문에 더욱 더 열심히, 매일 청소를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드네요...^^;


청소하자, 정준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퇴사의 사회적, 국제적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