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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챔피언 육성이 가져올 효과

실업률 안정의 히든 카드

by 하리하리

최저임금 이슈도 그렇고 요새 제가 하는 일의 성격도 그렇고 자꾸 우리에게 일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글만 쓰고 있네요 (ㅜㅜ)감성적 글을 기다리거나 제 글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고 했던 구독자 분들에게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주제에 대해서는 답도 없고, 계속해서 고민하며 모두가 머리를 맞대 최적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시의성 있지만, 무거운 주제를 계속해서 던지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문재인 정부가 현재 잘 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고용 정책에 있어서만큼은 실패라고 감히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아니 물론 아직 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얼마나 부족분을 보완해 낼지는 지켜 봐야 할 일이지만요.. 이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 역시 한 편의 기사에서 출발합니다. 기사의 주제는 "왜 자영업자들이 이전에 하던 전문 지식을 이용해서 사업이나 자신의 커리어를 영위하지 않는가?" 였습니다. 그 기사를 읽고 잠시간 생각에 빠졌습니다. 왜 그럴까? 그도 그럴 것이 자신들이 갈고 닦아 오던 전문성을 이어 갈 만한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유수의 대기업을 제외하고서는 4050 세대가 퇴사 후, 갈 곳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대안이 존재하지 않을까요? 아니요. 저는 단언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해답은 바로 중소기업 육성에 있습니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이란 비전 아래 국가 주도 하에 중소기업을 육성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이란 급변하는 세계 경제 흐름 속에서 전통적으로 독일 경제를 이끌었던 기업들이 각기 디지털화에 성공해 미래에도 세계 비즈니스를 이끌어 가고 있는 모습은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기사를 보면 각 기업들의 성공 방정식을 살펴 보면 제각기 다릅니다. 이 얘기인즉슨 독일은 정부가 육성을 했다고는 하지만 작은 정부 역할에만 충실하면서 각 기업들의 자율성과 개성을 보장하지 않았을까 예측합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예측이 신빙성 있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은 독일과 상반된 결과를 내고 있는 우리나라가 보여 주고 있는 모습에서 유추 가능합니다.



좋은 소식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좋은 기업들을 키워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실업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분명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이 비단 이전 정부에도 없었나 본다면 아니올시다! 입니다.



놀랍게도 위 기사는 2013년 기사입니다. 고용률 저하는 십여 년 전부터 대한민국을 괴롭혀 온 골칫덩어리였죠. 정부는 적극적 개입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고, 그 개입의 대표적 사례가 사회적 기업 육성이었습니다. 다만 지금 정부는 육성이란 표현 대신 2013년 즈음 만들어졌던 사회적 기업들에 '투자'한단 표현을 써서 이전의 기조를 이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다 사회적 기업만 가고 싶어합니까? 아니에요.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은 각자마다 다 달라요. 이는 이전 정부에서 중동으로 젊은이들이 떠나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뉘앙스입니다. 선택의 여지 없이 인위적으로 만든 일자리에 취업 준비생들을 밀어 넣는 모양새입니다.


공무원 육성은 다를까요? 물론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을 많이 뽑으려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간 대한 민국에 만연해 있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더 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현재의 조직 체계에서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소방관과 같은 공무원 채용에 예산을 투자한다는 것 역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직업 선택의 자유가 사라집니다. 공무원이나 사회적 기업 등 정부가 통제 가능한 범위 내의 일자리만 엄청 늘린다고 한다면 문제가 단기간 내에는 잦아드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상처가 생채기날 확률도 있습니다.




같이 사는 친구와의 대화에서 나온 결론은 대한민국의 숨겨진 강자 기업들을 부각시키고, 그 기업들이 타 업계나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력을 끼쳐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을 다수 탄생시키는 것입니다. 일례로 인바디나 홍진HJC 등이 대한민국의 히든 챔피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들이 밀고 있는 제품은 한정되어 있고 그 제품이 player로 뛰고 있는 시장 자체는 그리 크지 않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시장 내 경쟁력만큼은 세계 유수의 경쟁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원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이런 기업들을 찾아 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란 좁은 땅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치고 박고 싸우면서 반도체 D-RAM 시장 세계 1,2등을 석권하고 있지 않습니까? 히든 챔피언의 조건 중에서는 독점 지양이 있습니다. 동종 업체들이 대한민국 내에서 건강한 경쟁을 끌어 내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윤성빈 홍진.jpg


특히 채용 관련 업무를 보조하고, 제가 도와 주는 취준생들이 모두 다 일하고 싶어하는 직장에 당당히 들어갈 수 있는 현실을 만들기를. 그리고 그들이 나이가 들어 회사에서 나오더라도 단순하게 프랜차이즈와 같은 자영업을 시작하며 짚을 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패착을 시작하지 않기를. 그 모든 문제 해결의 시발점에는 결국 히든 챔피언 육성이 있지 않나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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