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기만 하지 말고 돌아보기를
하는 일 때문에 여기서 얘기하는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합니다. 얼굴을 마주보고 소통하는 건 아니지만, 구글 문서란 툴을 빌려서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본 취준생들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첫째, 너무나도 열심히 삽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이 고물가/인플레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부모님들의 지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기들이 아르바이트 등을 해서 돈을 법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을 타기도 하죠. 하지만, 날이 갈수록 유지비가 올라갑니다. 저 때는 안 그랬는데, 이제는 무조건 아이패드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나는 정말 치열하게 살고, 공부와 아르바이트 두 개 다 안 놓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렇다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쉽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항상 좋은 아르바이트 자리는 경쟁이 치열하죠. 취업난이 흘러흘러 내려가니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하는 데에도 경쟁이 이어집니다. 오죽하면
이런 짤까지 나왔겠어요. 그런데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은 생각보다 많고, 부모님들도 열심히 일하시고, 자식들을 위해 무한 헌신하지만, 자신들의 역량에 비추어봤을 때,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고.
둘째, 그러다 보니 자기 고민을 할 시간이 없습니다. 사실 인간은 사유하는 동물이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분명히 우리 모두는 매 순간 생각을 합니다. 쉽게는 점심메뉴 고를 때도 고민을 하잖아요. 오죽하면 점심메뉴를 추천해 주는 룰렛까지 나와서 우리의 고민을 덜어주죠.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점심메뉴를 고르게 시키는 회사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퇴사한 분까지 나왔을 정도니까요.
왜 우린 결정을 못할까요? 앞에서 말한 대로 우린 너무 바빠서 그래요. 그리고 사유로 채워야 될 시간을 유튜브 등으로 대체해 버리니 생각을 깊이 할 여지가 사라지는 겁니다. 결정을 못한다는 건 내 판단이 맞다는 확신을 쉽사리 내리지 못한다는 걸 의미한다고도 생각해요. 이건 우리나라 특유의 역사가 빚어 낸 결과물이라고 봅니다.
“한국 학생들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지만, 이들의 능력은 근로자가 된 이후 빠르게 줄어든다”며 “지속적인 훈련 부족, 자율성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또 명문대 진학 등에 치중하는 한국인의 ‘황금티켓 증후군’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기사 내용 중 일부를 따로 발췌해 왔습니다.
우리나라는 획일화된 교육으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원래 우리가 잘 하던 기존에 이미 나와있는 걸 빠르게 응용해서 새롭게 창조하는 거죠. 기존에 나와있는 게 정답이었던 거에요. 정답을 따라하거나 응용하는 게 효율적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는 일본의 소니를 따라하던 삼성전자를 보유한 나라가 아닙니다. 애플과 자웅을 겨루는 세계적 규모로 큰 삼성전자를 보유한 나라입니다. 위치가 달라지면 보는 것도 달라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습니다.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이제는 follower가 아니라 pioneer가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나라는 80년대 고속성장하던 시절의 DNA가 몸에 강하게 배어 있습니다. 그것부터 타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답에 기댑니다.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죠. 공무원 경쟁률이 전에 비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높은 건 정답에 의지하고픈 욕구에서 비롯된 거라고 봅니다. 특히, 공무원 시험처럼 정답과 오답이 분명히 갈라지는 테스트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것이죠.
사실 이 문제는 비단 취준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닙니다. 모두가 다 항상 이러한 딜레마에 시달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이많으신 분들이 만학도가 돼서 의대를 가고 그러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이에 대한 해결책은 자기자신에 대한 깊이있는 고민입니다. 이번 설 연휴가 좋은 시간이 될 거라고 봐요. 동네 카페에 가서 차분히 자신을 정리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모든 사람들의 삶의 흔적에는 다 각자의 향기가 납니다. 과거에 했던 선택들이라 잊었을 수 있지만, 무의식 중에 자신의 욕구가 다 담겨 있어요. 자신만의 행복, 성공 등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거기에 내가 어떻게 다가가고 있는지를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분석을 차분하게 하고, 51:49의 법칙에 근거해서 결정을 하세요. 이건 제가 자주 설파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일단 나 스스로가 어떤 선택지가 51이라고 여겨지면, 그 51을 고르셔야 합니다. 51을 선택하고 행동하다 보면 그게 51이 아니라 49일 수도 있어요. 그럼 원래의 선택지였던 49로 가면 됩니다. 내 결정 하나하나에 너무 과도한 의미부여를 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한도 끝도 없어져요.
여러분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나고 열심히 삽니다. 예일대 교수님도 위 영상에서 말씀하시잖아요. 여러분을 믿고, 그 믿음이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결국 나를 내가 원하는 곳으로 안내해 줄 거란 확신을 가지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무리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