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리하리 Nov 14. 2021

그래서 어떻게 당신을 분석할래요?

especially for 학부생(순수 신입)

지난 회차에서 자기 분석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취준생 스스로가 어떻게 분석을 하면 좋을지 실질적인 방법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그 출발점이 되는 건 대학생활입니다. 사실, 취업준비생이란 이 무거운 타이틀은, 대학교에서 4년 이상을 공부해야 쥘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취업준비생 분들과 인터뷰를 할 때, 가장 중심에 두는 건, 그들의 대학생활입니다(여기서 하나 아셔야 될 게, 저는 그렇게 대학생활(즉, 수업을 듣는 것)을 성실하게 보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러면서 취준생 분들에게 주제넘는 조언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여러분들에게 제공하는 분석 가이드라인도 학부생 시절이 중심이 될 겁니다.


그 학과를 왜 골랐는가?

너무나도 근원적인 질문이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입니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해서 시원하게 답변할 수 있는 취준생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취준생 분들이 과를 어떻게 골랐는지 너무나도 훤히 보입니다(저도 비슷했으니까요). 점수 맞춰서, 취업 잘 될 것 같아서, 부모님이 가라고 해서 중에 거의 걸립니다. 나름대로 비전과 신념이 있어서 과를 선택했다고 하지만, 사실 그 비전과 신념은 우리가 서 있던 좁디좁은 영역에서 본 빛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게 진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물론, 어릴 때부터 이런 신념을 갖고서 과를 선택한 분들은 대부분 직무적합성 면에 있어서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성장과정부터 직무 적합성, 즉 일관성이 이상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뭔지 아세요? 스스로가 자기만의 가치관에 입각해서 전공을 고른 게 아니라 소위 말해서 대외적인 요인에 의해 과를 고르면, 그 과에 적응을 잘 못합니다, 높은 확률로요(다행히, 그 과가 의외로 본인과 잘 맞는다면, 운이 좋은 거에요). 이제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이 속에서 돌파구를 찾습니다. 왜냐? 내 삶은 내 것이고, 나는 내 삶을 누구보다 잘 살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입니다(물론, 간혹 남들 다 이렇게 사니까 나도 이렇게 살아야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진심으로 존중합니다. 인생에 정답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돌파구는 크게 학내냐 학외냐, 이렇게 두 갈래로 나뉘어집니다.


학내: 복수전공, 이중전공, CC, 학회 등
학외: 편입, 공무원, 로스쿨, 치전원, 변리사, 창업, 대외활동 등


그렇게 취준생 여러분들에게 놓여진 선택지가 많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그래도 이 중에서 선택이란 걸 해야 합니다. 모든 선택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동반됩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도 존재하죠. 위에서는 취준생 여러분들의 삶을 관통하는 요소 중 가장 큰 덩어리만 언급했지만, 우리 삶이 이런 큰 덩어리만 존재하나요? 우리네 인생은 매 순간 선택의 연속입니다. 수업, 자격증 등 자소서에 소재로 사람들이 잘 쓰지 않을 만한 것들도 아래 던질 질문들에 답을 하다 보면, 스토리로 뚝딱 완성됩니다.


ex1. 수업

-. 동(同)시간대 여러 수업들 중에서 나는 왜 이 수업을 선택했는지?
-. 이 수업의 교수님 딜리버리, 교재 유무, 팀플 유무에 대해서
-. 수업 내 여러 단원 중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단원/이론/개념은 무엇이었는지?
-. 그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 시험은 어떤 식으로 봤는지?
-. 좋은 성적을 받았다면(자소서에 쓸 수업은 대개 성적이 좋아야 합니다. 단, 실패 경험에 쓸 수업이라면, 학점이 낮아도 됩니다. 나를 어필해야되는 자기소개서의 장르적 숙명을 감안했을 때, 대부분의 뒷받침 소재가 될 만한 수업은 학점을 잘 받은 것이어야 합니다), 내 성적을 잘 받게 만들어 준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cf. 팀플(에서 겪는 갈등의 프로세스에 대한 분석)

-. 팀플을 할 때, 갈등은 없었는지?
-. 갈등도 내가 갈등의 중재자냐, 한 축이냐에 따라서 나눠집니다.
-. 그 갈등을 내가 어떤 스탠스로 극복했는지?
-.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가 발휘한 스킬은 무엇인지(소통, 조율, 경청 등)


ex2. 자격증

-. 유사한 여러 자격증 중에서 왜 그 자격증을 제일 먼저 취득했는가?

-. 그 자격증에 도전하면서 내가 기대했던 모습은 무엇이었는가?
-. 이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가장 나를 힘들게 했던 단원/이론/개념은 무엇이었는가?
-. (필기와 실기가 있다면) 필/실기 중 한 번 떨어진 게 있는지? 그랬다면, 왜 떨어졌는지?
-. 그 어려움/실패 등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 이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서 내가 갖추게 된 대표적인 역량은 무엇인지?
-. 이 역량(전문성)이 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보는지?


이런 식으로 취준생 여러분들이 거쳐 왔던 4년여 간의 행적을 되짚어 가다 보면, 본인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반드시 거치셔야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파악이 가능해집니다. 제가 수업, 자격증 등 다소 원초적인 소스만 다뤘지만, 대외활동, 창업, 시험 준비 등 어떤 소재로도 위와 같은 분석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소재가 없다고 울상일 필요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특히, 행정고시 등 오랫동안 고시를 준비한 분들, 괜찮아요. 본인들이 고시를 준비하면서 쌓아 온 지식의 깊이를 자소서에 녹여내세요. 모든 취준생 분들의 삶은 소중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저에게도,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대부분의 취업 준비생 분들에게도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져 있습니다. 그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삶은 확연히 달라지지요. 제가 다루고자 하는 자기소개서, 면접은 현재 및 미래를 다루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살아 온 과거만 다룹니다. 이 얘기인즉슨, 어떻게 살아도 괜찮다는 겁니다. 다만, 이전 회차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여러분들을 믿고, 여러분들이 걸어 온 길을 믿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소개서나 면접 대본을 구사할 때, 생동감 넘치는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전 03화 당신은 스스로를 소개할 수 있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