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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Nov 19. 2021

이직을 왜 하는가?

수많은 중고신입 지원자를 보며 깨달은 것

제가 앞에서 자기 분석을 잘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죠? 하지만, 그 분석이란 행위가 상당히 모호합니다. 사람들은 유튜브 등으로 인해 영상 등 직관적인 콘텐츠에 익숙해 있습니다. 모호한 행위를 통해 답을 얻으려면 사유를 해야 합니다. 사유하기 귀찮아 하는 현대인들은 대학 시절, 막연한 불안감의 산물인 취준을 해내기 위해 미친 듯이 바쁘게 삽니다. 사실 바쁘게 살면서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답을 구하지 못한 채 그냥 열심히 삽니다. 목적지도 모르고 질주하는 치타처럼 열심히 살아 온 지난날의 공로를 인정받아 요행으로 회사에 들어갑니다. 문제는 그 뒤부터입니다.


내가 뭘 잘 하는지는 모르다 보니, 그냥 남들이 봤을 때, 간지나 보이는 일에 도전장을 던집니다. 나를 좋게 봐 준 회사가 나타나고(그 회사를 만나는 시점은 다르지만, 분명히 만난다고 믿습니다. 앞에서 말한 분석을 끝내고, 그 분석에 기반해 지원을 하면, 그 회사를 더 빨리 만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회사가 이들에게 일을 줍니다. 그런데 그 일을 줄 때의 기준은 자기소개서부터 인적성, 면접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서 드러난 본인이란 사람입니다. 취업준비생을 포함해 직장인 분들 모두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릅니다. 회사는 여러분도 모르는 여러분을 알고, 평가합니다. 워낙 HR 측면에 있어서 탄탄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지요(그래서 번외로 선배들에게 합격 노하우가 뭐냐고 물어보면, 모른다고 하는 겁니다). 회사를 다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같은 직무라고 해서 절대로 똑같은 일을 받는 게 아닙니다. 고객사, 협력사, 맡게 될 카테고리나 파트 등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업무의 강도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진리의 회바회 부바부란 말이 여기서 나오는 것입니다.


운 좋게 잘 풀리는 사람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가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은 적응을 못합니다. 자신을 잘 모르고 회사에 지원하는 분들일 수도 있고, 본인이 생각한 것과 그 일이 달라서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 일은 절대로 겪어보기 전에는 알지 못합니다. 특히 그 일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는 분들이 그 일을 겪어보면서 느끼는 '현실과 이상의 차이'에 힘들어 해 퇴사 혹은 이직을 결정합니다.


예를 들면, 광고나 MD 쪽에 막연한 환상을 품어오다가 회사에서 일을 했는데, 생각보다 야근도 많고, 힘들어서 몸이 편한 공기업으로 이직을 하려는 분들이 더러 계십니다. 야근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받아들이는데, 자신이 고생하는 것에 비해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여겨서 퇴사 혹은 이직을 하려는 분들도 있습니다.


결국, 이유나 배경이 무엇이든지 간에 자신의 진짜 모습, 진짜 니즈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시행착오가 발생하는 거라고 봅니다. 회사원으로서 바라는 궁극적인 커리어, 이 산업군 및 이 직무에서 어떤 전문가로 자리잡았으면(성장했으면) 좋겠는지, 회사원으로 일한다는 건 월급을 받는다는 걸 의미하는데, 월급(돈)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마지막으로 일을 하면서 언제 행복감을 느끼는지, 일과 삶을 따로 떼어서 볼 수 없는 만큼 인생에서 자신은 어떤 식의 행복을 완성하고 싶은지 등.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지시면서 회사원인 본인들의 삶을 검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심도 있는 질문 및 분석을 한 뒤라면, 저는 시행착오를 했다고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이를 만회하는 행보를 해도 된다고 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현재 몸담고 있는 업종/회사/직무와 다소 상이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새와 같이 TO가 1-2명에 불과한 취업시장에서 그 도전을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시금 인턴이나 계약직을 할 수도 있다는 다짐도 해야 합니다.




인생은 깁니다. 지금 당장 내 삶, 내 커리어가 꼬여도 좌절할 필요 없습니다. 하나씩 엉킨 실타래를 풀면, 금세 정상으로 돌아갑니다. 그렇기에 꼬인 걸 어떻게든 바로 풀어내려고 허둥지둥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게 왜 꼬였는지부터 생각하고, 그러한 문제를 야기시키게 된 근본적인 원인부터 잡아가다 보면, 어느새 내 커리어는 정상 궤도에 올라 나의 멋진 미래를 향해 가고 있을 거라고 믿으셔도 좋습니다. 이후의 제 글들을 읽어가면서 여러분들의 막연했던 믿음이 어느새 확신으로 바뀌어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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