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ecially for 학부생(순수 신입)
지난 회차에서 자기 분석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취준생 스스로가 어떻게 분석을 하면 좋을지 실질적인 방법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그 출발점이 되는 건 대학생활입니다. 사실, 취업준비생이란 이 무거운 타이틀은, 대학교에서 4년 이상을 공부해야 쥘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취업준비생 분들과 인터뷰를 할 때, 가장 중심에 두는 건, 그들의 대학생활입니다(여기서 하나 아셔야 될 게, 저는 그렇게 대학생활(즉, 수업을 듣는 것)을 성실하게 보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러면서 취준생 분들에게 주제넘는 조언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여러분들에게 제공하는 분석 가이드라인도 학부생 시절이 중심이 될 겁니다.
그 학과를 왜 골랐는가?
너무나도 근원적인 질문이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입니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해서 시원하게 답변할 수 있는 취준생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취준생 분들이 과를 어떻게 골랐는지 너무나도 훤히 보입니다(저도 비슷했으니까요). 점수 맞춰서, 취업 잘 될 것 같아서, 부모님이 가라고 해서 중에 거의 걸립니다. 나름대로 비전과 신념이 있어서 과를 선택했다고 하지만, 사실 그 비전과 신념은 우리가 서 있던 좁디좁은 영역에서 본 빛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게 진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물론, 어릴 때부터 이런 신념을 갖고서 과를 선택한 분들은 대부분 직무적합성 면에 있어서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성장과정부터 직무 적합성, 즉 일관성이 이상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뭔지 아세요? 스스로가 자기만의 가치관에 입각해서 전공을 고른 게 아니라 소위 말해서 대외적인 요인에 의해 과를 고르면, 그 과에 적응을 잘 못합니다, 높은 확률로요(다행히, 그 과가 의외로 본인과 잘 맞는다면, 운이 좋은 거에요). 이제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이 속에서 돌파구를 찾습니다. 왜냐? 내 삶은 내 것이고, 나는 내 삶을 누구보다 잘 살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입니다(물론, 간혹 남들 다 이렇게 사니까 나도 이렇게 살아야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진심으로 존중합니다. 인생에 정답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돌파구는 크게 학내냐 학외냐, 이렇게 두 갈래로 나뉘어집니다.
학내: 복수전공, 이중전공, CC, 학회 등
학외: 편입, 공무원, 로스쿨, 치전원, 변리사, 창업, 대외활동 등
그렇게 취준생 여러분들에게 놓여진 선택지가 많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그래도 이 중에서 선택이란 걸 해야 합니다. 모든 선택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동반됩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도 존재하죠. 위에서는 취준생 여러분들의 삶을 관통하는 요소 중 가장 큰 덩어리만 언급했지만, 우리 삶이 이런 큰 덩어리만 존재하나요? 우리네 인생은 매 순간 선택의 연속입니다. 수업, 자격증 등 자소서에 소재로 사람들이 잘 쓰지 않을 만한 것들도 아래 던질 질문들에 답을 하다 보면, 스토리로 뚝딱 완성됩니다.
ex1. 수업
-. 동(同)시간대 여러 수업들 중에서 나는 왜 이 수업을 선택했는지?
-. 이 수업의 교수님 딜리버리, 교재 유무, 팀플 유무에 대해서
-. 수업 내 여러 단원 중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단원/이론/개념은 무엇이었는지?
-. 그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 시험은 어떤 식으로 봤는지?
-. 좋은 성적을 받았다면(자소서에 쓸 수업은 대개 성적이 좋아야 합니다. 단, 실패 경험에 쓸 수업이라면, 학점이 낮아도 됩니다. 나를 어필해야되는 자기소개서의 장르적 숙명을 감안했을 때, 대부분의 뒷받침 소재가 될 만한 수업은 학점을 잘 받은 것이어야 합니다), 내 성적을 잘 받게 만들어 준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cf. 팀플(에서 겪는 갈등의 프로세스에 대한 분석)
-. 팀플을 할 때, 갈등은 없었는지?
-. 갈등도 내가 갈등의 중재자냐, 한 축이냐에 따라서 나눠집니다.
-. 그 갈등을 내가 어떤 스탠스로 극복했는지?
-.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가 발휘한 스킬은 무엇인지(소통, 조율, 경청 등)
ex2. 자격증
-. 유사한 여러 자격증 중에서 왜 그 자격증을 제일 먼저 취득했는가?
-. 그 자격증에 도전하면서 내가 기대했던 모습은 무엇이었는가?
-. 이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가장 나를 힘들게 했던 단원/이론/개념은 무엇이었는가?
-. (필기와 실기가 있다면) 필/실기 중 한 번 떨어진 게 있는지? 그랬다면, 왜 떨어졌는지?
-. 그 어려움/실패 등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 이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서 내가 갖추게 된 대표적인 역량은 무엇인지?
-. 이 역량(전문성)이 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보는지?
이런 식으로 취준생 여러분들이 거쳐 왔던 4년여 간의 행적을 되짚어 가다 보면, 본인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반드시 거치셔야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파악이 가능해집니다. 제가 수업, 자격증 등 다소 원초적인 소스만 다뤘지만, 대외활동, 창업, 시험 준비 등 어떤 소재로도 위와 같은 분석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소재가 없다고 울상일 필요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특히, 행정고시 등 오랫동안 고시를 준비한 분들, 괜찮아요. 본인들이 고시를 준비하면서 쌓아 온 지식의 깊이를 자소서에 녹여내세요. 모든 취준생 분들의 삶은 소중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저에게도,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대부분의 취업 준비생 분들에게도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져 있습니다. 그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삶은 확연히 달라지지요. 제가 다루고자 하는 자기소개서, 면접은 현재 및 미래를 다루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살아 온 과거만 다룹니다. 이 얘기인즉슨, 어떻게 살아도 괜찮다는 겁니다. 다만, 이전 회차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여러분들을 믿고, 여러분들이 걸어 온 길을 믿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소개서나 면접 대본을 구사할 때, 생동감 넘치는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