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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Nov 14. 2021

취업은 당신을 증명해야 하는 자리

증명하기 위한 지원전략

취업을 한다는 게, 사실은 그다지 대단한 게 아니라고들 합니다. 근데 맞아요. 하지만, 취업을 하기 위한 일자리가 적다고들 말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모양새가 되었죠. 그런데 과연 그 경쟁이 대한민국 모든 기업에서 이뤄지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부 대기업들에서만 경쟁이 집중돼 있는 형국입니다. 자, 그러면 우리는 여기서 대기업의 정의를 바로세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취업시장에서 대기업이란,


부모님들이 내 자식, 여기 갔어요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곳


입니다. 그 기업의 잡플래닛 평점이 좋지 않아도, 선배들이 그 곳이 별로라고 뜯어 말려도 결국 보면, 이름이 어느 정도 알려진 기업은 요새 기본적으로 지원자가 수백 명은 물론, 1000명을 훌쩍 넘어갑니다(이 지원자 수는 자소설닷컴에 기재돼 있는 데이터를 참고한 것입니다). 당연히 경쟁률이 높은 곳에서는, 그 기업이 갑(甲)입니다. 자연스럽게 그 기업들은 지원자를 걸러내야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제가 보는 여러분들은 모두 다 역량이 뛰어납니다. 이제는 그런 말이 사라졌는데, 우스갯소리로 8대스펙이란 말이 있었습니다. 학벌, 학점, 토익점수, 어학연수, 자격증, 봉사활동, 인턴, 수상 경력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런 것들을 기본적으로 모두 갖추고 계십니다. 대부분의 취업 준비생이 갖추고 있는 거라면, 웬만하면 갖고 있는 것이 피차일반 좋습니다. 이력서를 보다가 면접관이 다들 이거 있는데, 너는 왜 없니? 물어볼 수 있는 사안이니까요.


위에서 말씀드린 8대스펙을 갖고 있다고 취업을 하냐? 그렇지 않아요. 정확히는 모두가 선망하는 대기업 취업을 하냐?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공개채용을 하는 곳은 가뭄에 콩나듯 하구요. 그렇게 공개채용을 하는 곳들이 TO가 얼마인지 알 수도 없습니다. 한 자리 수(아니, 1명)만 뽑는 것이 암묵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잖아요.


취준생 여러분들이 원하는 산업군, 기업, 직무가 있으신 것 알아요. 그런데 애석하게도 여러분들이 원하는 곳은 다른 이들도 다 원하는 곳입니다(비슷한 이치이자 희망적인 얘기로, 적성평가에서 여러분에게 어려운 문제는 남들에게도 어렵습니다. 인생이 그런 게 아닐까요?). 우리나라에서 좋은 기업, 좋은 직무라고 알려진 곳들이 손에 꼽잖아요. 그리고 그런 곳들은 퇴사도 많이 안 합니다. 그런 좋은 회사(a.k.a 대기업, 꿀기업, 꿀보직)에서 사람을 뽑는다? 어차피 1-2명이고, 직무 경쟁력이 높은 별들 간의 전쟁이 될 게 뻔합니다. 이제 위에서 언급한 8대스펙이 먹히는 시대가 절대로! 아닙니다. 학벌의 영향력을 여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학벌에 있어서 밀리는 분들이 중고신입이란 옷을 입고 도전합니다. 이들은 직무 이해도도 높습니다. 순수 취준생들이 설 자리가 갈수록 사라지는 상황입니다.


그럼 우리(순수 취준생 포함, 취업이란 불확실한 영역에 발을 담근 모든 이들)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요? 저는 감히 말하건대 '넓게 지원하라'는 얘기를 드립니다. 대기업에 인기 직무를 지원하는 걸 절대로 말리는 게 아닙니다(여러분들이 준비가 돼 있다 안 돼 있다의 여부와는 상관 없습니다. 최소한의 지원자격만 갖추면, 누구든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지런하게 지원했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이 그 곳에 가기 위해서 심혈을 기울여 왔다고 항변하지만, 사실 그런 노력은 (여러분들이 어느 정도 들어봤고, 선망하는 탑티어에 한해) 지원자들 대부분이 합니다(물론, 허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 서류 배수를 채우고도 남습니다).


탈락 하나하나에 마음을 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못나서가 절대로 아닙니다. 그러나 그건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분명히 탈락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게 정량적 스펙이든, 정성적 스펙이든 말이죠.


cf. 정성적 스펙이란?

정량화(계량화)되기 어려운 스펙을 의미합니다. 즉, 자소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소서에 풀어낼 본인의 이야기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어떤 식으로든 내가 왜 탈락했지? 되물으면서(아플 겁니다, 그래도 해야 해요) 나름대로의 이유를 찾고, 그걸 보완하셔야 합니다. 분명히 이유가 존재합니다.


1) 나를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거나

2) 산업/회사/직무 공부가 안 돼 있거나

3) 파악된 내가 이 직무에서 수행할 적합한 역량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설명을 못하거나

4) 문항에 맞는 말을 못하거나(a.k.a 동문서답)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나를 담금질하면서 하루에 기업 1개, 힘들면 하루에 문항 1개씩 완성하셔야 됩니다. 기업들이 보통 1주~2주 정도의 기한을 주고, 지원자를 받습니다. 그건 여러분들이 다른 기업을 쓸 시간을 확보해 드리고자 드리는 게 아닙니다(물론, 기업 인사담당자들도 그랬었고, 여러분들이 그런 걸 압니다). 자신들이 낸 채용공고를 얼마나 정성스럽게 보고, 위에서 말한 네 가지 요건에 부합하는 자기소개서를 얼마나 풀어냈는지를 보고자 하는 겁니다. 애석한 건, 이런 과정을 나름대로 거쳤다고 해도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이 점에 대해서는 관련 업을 하는 선배로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하지만, 이 판이 정오가 분명치 않아요).


자, 이제 스스로를 취업형 인간으로 변모시키고, 인사담당자들에게 여러분들을 증명시키는 여정에 함께 해 주시겠습니까? 제가 여러분들을 올바르다고는 말하기 어려워도 효율적 여정으로 안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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