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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Nov 13. 2021

취업 솔루션의 끝, 그 여정의 시작

벌써 제가 이 업계에 몸담은지도 3년 가량이 되었습니다. 사실 전 회사에 들어가고 나서 합격후기를 정리해서 작업하고 나서 그걸 보고, 저에게 연락이 왔던 친구를 가르친 게 2015년, 즉 3년은 투잡으로, 3년은 전업으로 취업 시장에 발을 들여 왔습니다. 혹자는 취업 콘텐츠가 별다를 게 있냐고 얘기합니다. 일부 선생님은 당당하게 자신의 콘텐츠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게 저는 맞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채용 트렌드는 계속해서 바뀌는 데다가 작년에 코로나를 기점으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대표적 대기업 중 하나인 롯데그룹이 타격을 입어 울며 겨자먹기로 공개채용에서 수시채용으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현대차그룹 역시 수시채용으로 지원자들을 받는 게 일상화되었고요. 지원자들의 수준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커리어를 높이는 게 당연해진 시대, 이직이 전과 달리 흠이 아닌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중고신입이란 단어가 시장에 자리잡았고요. SK나 포스코 등 일부 대기업들은 2021년 하반기부터 1년 이상 연차가 된 사원들을 Junior talent란 이름으로 받고 있습니다. 대놓고 중고신입을 받겠다는 걸 천명했지요.


업계의 변화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회상하자니 끝도 없네요.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한 업계를 또 꼽자면, 은행입니다. 원래 인상 좋고, 영업 잘 할 것 같으면, 뽑던 시대는 옛말이 되었습니다. 기업금융, 개인금융, PB 등 주요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사람이 우선시되고 있구요. 1년여 전부터는 디지털이 업계를 강타한 뒤,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이를 뽑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올곧게 공개채용 트렌드를 이어가는 삼성그룹이 양반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도 변화가 없었냐? 그렇지 않습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만 해도 쿨성이란 이름으로 불리면서 웬만한 지원자들에게 GSAT을 볼 기회를 줬던 이전과 달리 서류에서부터 꽤 많은 지원자들이 탈락의 고배를 마십니다(물론, 타 기업보다는 관대합니다).


써 놓고 보니 취업시장을 몇 십 년 본 사람도 아닌데, 회고하는 듯해서 다소 부끄럽기는 합니다. 이렇게 시장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제가 도와 준 친구들의 수준도 날이 갈수록 높아졌습니다. 전에는 웬만한 명문대 친구들은 저를 찾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석사, 박사, MBA, 대기업 및 1금융권 재직자도 이직을 위해 절 찾아옵니다. 이러한 변화가 근 3년여 만에 일어났습니다.


한 명 한 명을 인터뷰하고, 그 인터뷰 내용을 자소서에 담는 일을 해왔던지라 수많은 케이스들을 봐 왔습니다. 이 일을 처음에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진실되게, 자기 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기업에서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원자의 내밀한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 문항 같아 보여도 결국, 소재도 직무와 최대한 연관된 걸 골라야 하구요. 회사에서 주는 월급을 받는 값어치 이상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인지 증명하는 게 중요한 걸 알아버렸습니다. 순수하게 글 쓰는 걸 좋아하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이 시장을 구성하는 논리를 깨달으면서 약간의 딜레마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책을 써 보려고 합니다. 부업 3년, 전업 3년을 겪으면서 쌓은 노하우를 오롯이 담아 낼 겁니다. 다양한 업계, 회사가 다양한 직무 담당자를 뽑지만, 결국, 보고자 하는 건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하나, 본질에 다다르는 제 여정에 함께 하시다 보면, 독자 여러분들도 어떤 자소서를 쓰든, 어떤 면접에서 어떤 질문을 받든 최상의 대응을 할 수 있는 실탄을 확보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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