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감정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
요 며칠 동안 제 브런치에 유입되는 키워드를 잘 살펴 보면 특이한 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계속 4-5명의 유저들이 꼭 이별이란 키워드를 치고 제 브런치에 들어오는 거에요. 최근에 지인과의 대화를 통해 '이별'을 주제로 글을 써서 그런 거라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흔히 가을, 겨울 등 추운 계절에 연인과의 관계가 급격히 식어서 이별을 한다고 여기는데 검색어 트렌드를 보면 그게 아닌 듯 합니다. 왜 연인들은 이 무더위에 자신의 소중한 반쪽과의 결별을 그리는 걸까요? 이 이유를 되짚어 보면서, 웬만하면 이별하지 말 것을 권유하려는 의도로 이 글을 써 보렵니다.
요새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제 브런치를 애독해 주시는 모 독자님께서는 '눈물이 더위에 마를 정도'라며 감성적 표현을 저에게 날려 주셨습니다. 감성을 중시하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조차도 감성에 깊이 빠지기 어려울 정도의 더위가 우리를 덮치고 있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더운 바람이 불고, 비 오기 전의 습함은 없다 치더라도 그냥 덥기 때문에 그로 인한 짜증 지수는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다 보면 애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싸우는 것 같은 분을 심심치 않게 발견합니다. 1주일 전쯤에도 바로 옆에서 커플의 싸움 통화를 들었는데 여자의 한 마디에 남자가 발끈해서 싸움으로 비화됐더라구요.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게 옆에서 듣기만 해도 느껴집니다. 슬프기 그지없었습니다.
더위는 사람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듭니다. 사막에서 우리가 신기루나 헛것이 보이는 경우만 보더라도 그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성적 판단조차도 어려워지는 게 더운 여름인데 감정이 가미되는 연인 관계에서는 그것의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더욱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오래된 연인 같은 경우라면 으레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원래 대화하다가도 곧잘 투닥거리기 때문에 싸우는 게 자연스러울 지 모릅니다. 그러나 더울 때 싸우면 서로가 날이 선 말들을 주고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소위 말해 필터링이 잘 안 되거든요.
이런 비극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제가 제안하는 건 어려운 게 아닙니다. 조금만 거리 두기를 시전해 보세요. 당신의 남자친구/여자친구가 당신이 아닙니다. 당신의 모든 감정을 온전히 받아줄 거라고도 생각하지 마세요. 응석받이는 더더욱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애인에게 자신의 힘든 것을 줄줄이 사탕처럼 늘어놓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뭐 그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요즘 같이 더울 때는 서로가 여유가 없어요. 뭐 저처럼 퇴사해서 푹 자고 시간 여유가 많은 자라면 혹시 또 모르겠습니다만...(자랑) 그 동안 사랑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상대가 내가 어떻게 하면 가장 좋아했던 건지, 가장 싫어했던 건지를 떠올리며 조심해 주세요. 조심스런 언행에서 상대는 배려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겁니다. 그리고 혹여라도 상대가 제 무의식적인 말과 행동으로 기분이 언짢아 한다면 이유 불문하고 먼저 사과하세요. 사과는 상대의 기분을 풀어 주는 첫 단추입니다. 제가 열쇠라고 표현하지 않은 것은 사과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뭐가 미안한데?
이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하다가 스스로 빡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신기한 건 그렇게 화를 내던 이들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화를 누그러 뜨리면서 그 때 당신에게 화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그것은 중요치 않아요. 저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지는 게 이기는 거다. 예전에 전 회사에서 영업직으로 일하면서도 고객사에게 저자세로 일관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그들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내켜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것이 대개의 사람들이 영업직을 기피하는 이유지이요. 그러나 그렇게 해서 고객사가 저희에게 계약 건이라도 하나 더 준다면 실리를 챙기는 건 저희 쪽이지, 고객사가 아닙니다. 연인 관계를 실리의 잣대로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관계에 준하게 바라본다면 커플의 사이가 한여름의 고비를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 겁니다. 일종의 '보릿고개' 같은 거랄까? 행복한 순간을 기대하며 서로 배려하는 우리가 되어요 :) 왜냐하면
사랑은 소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