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중한 친구에게
늦은 밤 울린 카톡 소리,
25년 지기 소꿉친구에게 온 카톡 하나를 받자마자
'지금 꼭 내가 필요하구나'라는 걸 직감하고
바로 다음 날 일정을 취소하고 약속을 잡았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제가 생각하던 '이럴 땐 이런 친구가 되어주자'던 소신이 있었기에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가 주고 싶었습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된다는 말이 있죠?
좋은 친구도 같습니다.
먹고사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평소엔 연락 한 번 주고받기 힘들더라도
서로 사는 집 근처를 지나면 어김없이 전화를 돌려
'야! 나 지금 너네 집 앞이야. 집이면 나와!'라고 말할 수 있는 사이
새해고 명절이고 너한텐 단체톡 딸랑 복붙 하더라도
너희 부모님껜 '엄마 아빠~' 하며 안부 인사 전하고,
우리 만나서 헤어질 땐 딸기 두 팩 사서
하나는 우리 집에 하나는 너희 집에 들러보내며
'너 먹지 말고 꼭 엄마한테 전해드려!'라고 말할 수 있는 사이
축하받을 일 잘 한 일에
'나 말고도 축하해줄 사람 많은데 뭘!'이라고 하며 뻔한 칭찬은 아껴도,
아프고 힘든 일엔 제일 먼저 찾아가서
묵묵히 옆자리를 지켜줄 수 있는 사이
매사에 천사 같은 마냥 좋은 친구보단,
때로는 '저게 친구냐!'싶어도
서로가 잘못한 일엔 잘못했다고 정확하게 지적하고
신랄하게 비판해줄 수 있는 사이
네가 없는 자리에서 널 욕하는 친구를 만나더라도
'너한텐 그럴지 몰라도 나한텐 좋은 친구야!'라고 당당히 말해줄 수 있는 사이
그리고 그 친구가 그랬다 저랬다 말 전하지 않는 사이
돈 없어도 맘 편히 만나서
풀코스로 얻어먹어도 아무렇지 않은 사이
'있는 놈이 내면 되니까.'
밖에 나가선 허세 떨고 가오 잡더라도
서로 앞에선 콧물, 눈물 쏟는 찌질이가 돼도 괜찮은 사이
그리고 지질한 그 모습에 웃음이 터져 잠시 왜 울었나 잊게 만드는 사이
다른 말 한마디보다
'우리 친구잖아.' 그 한 마디면 다 해결되는 사이
친절한 세인씨의 세인생각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