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켈러, 제이 파파산 ㅣ구세희 옮김
#시작
내가 주로 사서 읽는 책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냥 내가 좋아 고른 책들이 많다.
어떤 책은 베스트셀러이기도 하고, 또 어떤 책은 스테디셀러이기도 하지만, 주로 서점에 들러 쭉 훑어보다 제목이 마음에 들거나, 표지가 끌리거나, 우연히 책을 펼쳐 들었는데 어떤 구절에 꽂히거나... 이런 경우들이 아니면, 업무 관련한 전문 서적들을 집으로 데려온다. 말하자면, 내가 좋은 책들이다.
그러다 보니 책을 좋아하고 읽는 양에 비해 요즘 핫한 베스트셀러나 작가들에 대해 잘 모른다.
그 책 너무 재미있잖아, 저 책 너무 좋아, 이 책 너무 감동적이야...라는 이야기들,
이 작가의 글이 너무 좋다, 저 작가의 글이 너무 좋다, 그 작가가 쓴 책은 다 읽는다... 등
이런 이야기들이 오가는 와중에 OO책 알지, OOO작가 알지? 하는 질문에 대꾸를 하지 못할 때가 태반이다.
그럴 때마다 내가 책을 편독하고 있구나 반성을 하는데, 막상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면 마음을 끌어당기는 책들이 많지 않아 기웃거리다 다른 평대로 이동을 한다. 흥미가 생기지 않았던 건지, 내 무의식에서 나도 모를 기준을 대고 있었던 건지 잘 모르겠다.
베스트셀러에 대한 오해와 편견. 나의 오만한 의식이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책들을 외면하고 있었던 건지도... 올초 하루는 우연히 책을 좋아하는 친구와 이에 대해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친구가 이렇게 말해주었다.
"베스트셀러들을 읽어 봐. 읽어봐야 해. 너는 업무 특성상 트렌드를 읽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뭔지 알아내 소통해야 하잖아. 베스트셀러라는 건 사람들에게 많이 읽히는 책들이고. 그럼 그 책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뭔가가 있다는 거니까, 그 뭔가를 네가 파악해 네 업무나 네가 쓰는 글에 적용해 볼 수 있지 않겠어?"
댕~
머릿속에서 종이 울렸다. 맞다. 별거 아닌 말 같지만 굉장히 별거인 말이었다. 평범한데 특별한 말.
친구의 말은 나의 오만한 의식을 깨는 촌철살인이자 조언이었다. 냉큼 수긍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네. 네 말이 맞다. 베스트셀러 많이 읽어봐야겠다. 고맙다. 칭구야~~~"
그 이후로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코너를 배회하면서 내 마음을 두드리는 문장들을 찾고, 강하게 내 손을 잡아 끄는 책들을 고이 모셔온다. 그래, 친구 말은 틀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문장, 글들... 나라고 별수 있나 빠져들 수밖에.
그 첫 번째 책이 바로 원씽이다.
당신의 단 하나는 무엇이냐?
고 질문인 듯 질책인 듯 각성인 듯 교훈인 듯 여러 얼굴로 내 턱밑에 들이대고 질문을 하고 있는 책.
표지부터 밑줄을 그어야 할 것 같은 이 책은 서점에서 3분의 1을 선 채로 읽다 도저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그대로 들고 나와버렸다.(아, 오해는 마시라. 계산은 하고 나왔다.)
그러곤 일과 읽고 있던 책들에 밀려... 몇 달을 책장에서 고이 잠들어 있다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책.(미안해... 원씽) 다시 책장을 넘겼는데 역시나 좋은 책은 언제 읽어도 가슴이 설렌다. 두근두근, 읽는 내내 한 가지들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이 한 가지들 중에 마지막에 남을 나의 한 가지는 뭘지 궁금하다.
나는 나의 단 하나를 찾을 수 있을까?
#중에
의지력도 피곤함을 느낀다.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이 없다고? 다 거짓말이었어! 통쾌하다.
의지력은 어떤 순간엔 하늘을 뚫을 것만 같다가도 또 다음 순간이면 펑 하고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또 어느 순간 충만해져서 투지를 불태우다가 돌아서면 또 완전히 없어져 버리고는 했다. 그건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나의 의지력은 발이라도 달린 것처럼 제멋대로 나타났다 사라졌다.
- '원씽' 중에서
그랬다, 나도. 그러면서 내 의지박약을 탓했다. 분명 어젯밤엔 의지가 활활 타올라 아침이여 어서 오라고 설레며 잠에 들곤 했다. 그런데 뭔 조화 속인지 아침만 되면 그 뜨거워 죽을 지경이던 의지는 온데간데없이, '뭐, 꼭 지금 해야 하나, 아... 일어나기 싫다.' 등 온갖 속삭임으로 피곤과 게으름 속으로 빠져들었다.
화장실 갈 때 마음,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더니 내가 하룻밤 사이에 딱 그 짝이었다. 번번이 셀 수도 없이 그런 밤을 지새우고 나니 과연 내가 의지가 있는 사람이긴 한 걸까 싶었다. 대체 아침이 내게 무슨 짓을 하는 걸까?
성공하려면 아침형 인간이 되라는데, 도통 나는 아침이면 머리가 무겁기만 하다. 처음에는 그래, 내가 새벽에 잠을 자니 그럴 수밖에. 일찍 자자 하고 잠자리에 들면 온통 잡생각으로 뒤척이다 또다시 아픈 머리로 잠에서 깨기 일쑤다.
처음 드는 생각은 이랬다. 내게 문제가 있는 건가? 나는 실패자인 건가? 그런 것이 분명했다. 내게 투지 따윈 전혀 없는 것 같았다. 기개 같은 것도, 내적인 힘도 당연히 없었다. 그래서 나는 더욱 용기를 내고 결의를 총동원하여 노력을 두 배로 높였다. 그러고 나서는 다시 한번 씁쓸한 결론에 도달했다.
- '원씽' 중에서
나 역시 내린 결론은 나는 저녁형 인간이라는 것이다. 저녁부터 생기가 돌고 머리도 맑아지며 잡생각을 잠재울 힘도 생긴다. 그래서 회사 다닐 때는 남들 다 퇴근한 이후 혼자 사무실에서 기획안도 만들고 업무도 생각도 정리했다. 지금도 중요한 업무나 글 쓰기는 밤에 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뭔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여왔다. 아침형 인간들이 해내는 그 성공 같은 거에 나는 다가가기 힘들 것만 같아서. 나의 게으름과 무기력을 내가 합리화시키고 있다고 신념을 만들면서. 믿음과 신념이 약한 내가 이 하나만큼은 굳게 믿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할 지경이다.
그런데 원씽이 그게 아니라고 얘기해 준다.
의지력이 늘 발휘될 수 있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아! 통쾌하고 고소하다.
의지력에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의지가 있으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타고난 성격이 의지력에서 중요한 요소를 이루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의지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잘 활용하는 관건은 그것을 이용하는 타이밍에 있다.
-'원씽' 중에서
그렇구나. 의지력도 핸드폰의 배터리 양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쓸 때마다 양이 줄어드는 것이란다.
의지력은 빠르게 피로해지고 휴식을 필요로 하는 속근과도 같다니, 내가 그동안 내 의지박약만을
탓했던 게 스스로 미안할 지경이다.
하루라는 시간을 투자해 최고의 성과를 얻고 싶다면 의지력이 떨어지기 전에, 당신의 가장 중요한 일, 그 한 가지 일을 일찍 해치워라. 시간이 흐르면 의지력이 흐트러지므로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데 최고의 의지력을 발휘하라.
의지력과 싸우지 마라. 의지력의 작동 방식에 맞춰 하루 일과와 인생을 설계하라.
- '원씽' 중에서
그렇다면 내 의지력은 저녁부터 밤사이에 활활 타오르는 게 분명하다. 아침형 인간을 부러워하다 불안에 움츠러들게 아니라, 내 의지력이 작동하는 방식과 시간에 맞춰 가장 중요한 일을 가장 먼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현명할 거다.
늘 온전함을 누리지 못하는 내게 '너 정상이야'라고 말해주는 거 같아서 위로가 된다.
의심해 봐야 할 성공에 관한 여섯 가지 믿음, 거짓말 1부를 통쾌한 마음으로 읽고, 진실 2부를 읽어
내려가니 마음이 편했다.
뭘 자꾸 하라고 강요받지 않는 것 같아서. 하지만, 3부 위대한 결과는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행동 없는 결과는 없다고 당연한 선전포고를 한다. 3부 읽기가 끝날 때쯤 나는 또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마침
내가 변하지 않으면 백날 책을 읽는 건 쓸모가 없다
내가 행동하지 않으면 백날 다짐을 해야 헛짓거리다.
행동은 행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습관은 습관 위에 쌓인다. 성공도 성공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제대로 세운 도미노는 그다음 것, 그리고 그다음 것을 연달아 넘어뜨리게 되어 있다.
그러니 남다른 성과를 원할 때마다 도미노 넘어뜨리기를 시작하게 할 바로 단 한 가지의 행동을 찾아라.
커다란 삶은 연쇄 반응의 물결을 타고 만들어진다.
- '원씽' 중에서
모르는 바 아닌데, 내가 행동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간절함? 아니다. 간절하다. 다만, 강력한 믿음이 내겐 부족하다.
자신의 목적의식과 우선순위를 믿을 때에만 비로소 단 하나를 추구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단 하나에 대한 확신이 들면 그 일을 행하기 전에 가졌던 그 어떤 망설임도 이겨 낼 힘이 생길 것이다.
- '원씽' 중에서
그럴까?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또 의심한다. 의심할 시간에 행하라고 했던가, 번번이 무력하게 의심에 자리를 내어주곤 만다.
그저 상황의 희생자가 되지만 마라. "도저히 할 수 없어."라는 제단 위에 자신의 시간을 제물로 바치지 마라.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기에게 제약이 있다고 믿으면 제약이 생긴다."
- '원씽' 중에서
아무래도 내가 당장 찾아야 할 단 하나는 내가 나를 인정하고 나를 일으킬 힘, 그 힘을 일으킬 믿음인건가? 최소한 후회는 하고 싶지 않으니, 피해의식에 찌든 패배자가 되고 싶지는 않으니까.
내가 나인 이유
네가 아니고 나
다른 이가 아니고 나
내가 나이기에 내가 알아야 할
단 하나
아는가
그 하나를
알아야 하지 않겠나
그 하나를
그게 내가 나인 이유일테니
- 삶은 책, 읽어가는 날에 '원씽'을 마치며
단 하나를 찾은 분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