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몸이 엄마 꺼야?
“몬 산다 정말”
집에 돌아와 강여사를 보면 어디 한 군데는 까졌거나 데었거나 물렸거나 멀쩡한 날이 없다.
약이라도 제때 바르면 좋으련만 그대로 두어 상처가 덧나기 일쑤다.
애도 아니고 왜 그러냐 잔소리를 해도 그때뿐이니 원.
하루는 얼굴에 한 방, 손등에 한 방. 뭔 독한 놈이 물었는지 벌겋게 퉁퉁 부어올랐다. 가슴에는 또 뭐가 났었는지 긁어 짓물렀다.
가뜩이나 쪼글쪼글해진 얼굴과 몸에 흉이라도 질까 싶어 서둘러 약을 찾아 바르고 다음날 병원에 모시고 가서 처방약을 받아 왔다.
“ 엄마, 손에도 약 발라야 해.”
“여긴 안 발라도 돼.”
“뭐 이쁜 손이라고 흉까지 지려고 해. 손은 울퉁불퉁해가지고는”
야야 그러지 마라. 내 몸에서 가장 귀한 손이다.
“하하하. 그럼 여기 가슴은?”
“여기? 음... 음... 여기는... 소중한 가슴”
“하하하하 손은 귀한 손, 가슴은 소중한 가슴이야?”
“응. 그렇지”
“하하하하. 귀하고 소중한 몸을 이렇게 막 대하면 어떡해?! 제발 상처 나면 바로바로 제대로 약 바르고 병원에 좀 가요. 네?”
“알았어. 알았어”
엄마 몸은 누구꺼야?
“내 꺼지”
말해놓곤 슬쩍 내 눈치를 보신다.
“아니, 아니. 우리 딸 꺼지. 우리 자식들 꺼지”
꼭 기억하셔. 엄마 몸은 엄마 꺼 아냐. 우리들 꺼지.
그러니까 엄마 맘대로 대충, 막 대하면 안 돼.
엄마 말처럼 귀하고 소중하게 대해야 해. 알았지?
“알았어. 알았어”
맨날 말로만 알았다고 대충 대답하는 강여사. 이러니 내가 레이더를 가동 하나 안 하나.
p.s. 강여사 곱디곱게 나이 들기 프로젝트- 강여사 몸 더 자주 살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