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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혁렬 Aug 18. 2019

달다구리 여자, 쌉사구리 남자 2편

- 2019.08.18 강동구 성내동 카페, [온온]

지난 1편 노원구의 [아고라 커피] 에 이어서 오늘은 강동구 성내동  [온온 카페] 에 다녀왔습니다. 

[온온 카페] 또한 로스팅을 직접하는 로스터리 카페로 우드 & 화이트의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사람이 쉬고 가기 좋은 카페의 본질에 충실한 카페였습니다.


카페 전경


그리고 여자친구는 의상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손으로 꼬물거리며 만드는 모든 걸 좋아해요!(요리는 잘 못해요..) 공간을 꾸미는 인테리어도 마찬가지죠. 

맛도 중요하지만 영감을 얻는 새로운 공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답니다. 


[메뉴판]



메뉴도 커피와 Tea에 상당히 치중한 느낌입니다! 

커피와 티를 즐기지 않는 분들을 위해 아이스티와 에이드도 한 종류씩 있네요 ㅎㅎ

왼쪽 사진에 유기농 티와 스페셜티 원두 (Filter Coffee) 를 시향할 수 있도록 샘플을 꺼내두셨어요.

그리고 가장 끝에는 우리 달다구리가 좋아하는 디저트가 있네요 ♥


[주문 메뉴]


음료 : 아메리카노 원두 A / 플랫화이트 원두 B

디저트 : 고르곤졸라 휘낭시에 & 말차 휘낭시에



ㅣ 쌉사구리 남자 - 음료 한 잔에 심혈을, 바리스타.


달다구리 여자가 디저트 얘기와 공간 얘기를 다루기 때문에

오늘은 특별히 두 음료 모두 쌉사구리가 다룹니다.


사실 음료를 떠나 제 이목을 사로잡은 것은 '바리스타' 입니다.

'과연 나는 에스프레소 샷 하나에 저렇게 신중할 수 있을까?'


샷 하나를 위해 레벨링 (템핑 이전에 원두를 고르게 하는 것)을 

각기 다른 도구로 두 번을 행하고,

샷 하나를 내릴 때 시간/무게를 측정하고자 저울을 올리고,

혹시나 하여 샷의 향을 맡아보기까지.


사실 어지간한 프로정신이 아니고선 이런 일련의 과정을 매번 행하긴 어렵다.

바리스타가 하루에 내리는 에스프레소 샷은 얼마나 될까?

많으면 100개도 넘을 것이다.


그런 100개의 샷 중 고작 하나일 수 있지만 고객에겐 그 샷 하나가 전부이다.


이런 마인드가 느껴지는 바리스타의 행동 하나하나가

음료를 맛보기 이전에 이미 소비자를 만족시킨다.


에스프레소는 원두 종류에 따라 A/B로 나뉜다.

A는 보다 산미와 청량감이 있었고,

B는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원두였다.


지난 [아고라 카페] 의 원두와 달리, 온온의 원두 A는 보다 산미에 충실했다.

처음에 조금의 쌉싸름함으로 시작하여 산미가 입안 전체를 채운 후에 청량함으로 마무리한다.

산미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조금 꺼려할 수 있겠으나,

그래도 산미 있는 원두 중에서 맛의 도입부 - 끝까지 흐름이 자연스러워서 한 번쯤 시도해도 좋을 원두.



원두 B는 플랫화이트로 즐겼는데, 우유의 부드러움과 조화를 이루며 뭔가 입안을 몽글몽글? 

괜히 눈을 감고 싶게 만드는 편안함을 가져다주었다.


우유와의 밸런스가 좋아서 쌉싸름한 맛 보단 고소함을 느낄 수 있었다.

라떼는 말이야, 역시 고소하고 밸런스 있는 원두가 좋다.



ㅣ 달다구리 여자 -  디저트, '척' 이 아닌 '진짜'다.


디저트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말차와 고르곤졸라 두가지를 다 먹어봤는데,

고르곤졸라의 맛과 말차 맛이 느껴진다.



향만 나고 맛낸 척이 아니라 정말 그 재료가 들어간 느낌.

둘 다 촉촉한데, 말차쪽이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이다.

고르곤졸라 휘낭시에는 고소하면서 특유의 맛이 나고,

말차는 진하고 달다. 둘 다 맛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음...

나는 못고르겠다.


레몬맛이 나는 디저트도 있던데 다음에 오면 먹어봐야지..헤헤..




ㅣ 오늘만큼은 예대생! 달다구리

: 카페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카페 = 작업공간' 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원래의 의미가 퇴색되는 요즘. 

이야기와 음악과 커피가 함께하는 카페다운 카페를 찾는다면 추천합니다. 


잔잔하게 흐르는 비지엠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목재 의자와 테이블도 한 몫하는거 하네요.

이런 주방을 가지고 있으면 어떨까, 이런 인테리어는 어떨까.

양 옆으로 트인 창과 오픈된 주방공간, 도보로 열리는 작은 창까지,

여기가 내 카페였다면 난 저 창에 바란스를 달았겠지



원래는 나도 낮은 테이블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카페 온온은 작고 낮은 테이블을 두고 있음에도 특유의 분위기때문에 용서할 수 있었어요.

이 공간은 도저히 작업용 책상과 노트북이 어울리지 않네요.


커피만 마시고 음악만 들어도 지루할 틈이 없고

쨍쨍한 초록잎과 걸어다니는 바깥사람들이 어찌나 경쾌한지,



여름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어요.

이렇게 생각해보니 겨울은 어떨까요

눈내릴때 오면 정말 운치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굉장히 분위기있는 곳이라 

이렇게 느낌을 쓰려고 핸드폰을 들고 있는 찰나의 순간도 아쉽습니다.


'온온' 이란 이름 그리고 이 글귀와 분위기, 카페에서 힐링을 했어요.


이 글을 보고 찾아오시는 분이있다면

핸드폰은 내려놓고 분위기와 음료와 디저트에 집중하시길 추천드려요.

휘낭시에의 번뜩이는 맛으로 영감을 되찾기 참 좋은 곳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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