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놀래라! 내 얼굴

by 원성진 화가

어쩌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그 방향이 나를 보고 있었어.

"어 흐~~~"


화면에 나타난 내 얼굴이 너무 이상하고 싫어서, 깜짝 놀라면서 한동안 방향을 바꾸지 못했다.

준비되지 않은 얼굴은 늘 낯설다.

거울보다 더 무정한 방식으로, 화면은 나를 정면으로 세워둔다.

나는 그 얼굴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마주하자 너무 추하게 느껴졌다.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오래전부터 얼굴을 둘로 나누어 생각해 왔다.

머릿속에 늘 따라다니는 얼굴과, 반사되어 나타나는 얼굴.

나이가 들면서 간극은 점점 벌어진다.

머릿속의 얼굴은 비교적 안정되어 있고, 스스로에 대한 설명으로 다듬어져 있다.

반면 화면과 거울 속의 얼굴은 즉각적이고 성급하다.

나이를 그대로 보여주고.

빛과 각도, 그날의 피로가 그대로 드러난다.


요즘 들어 거울을 보는 일이 두렵다.

거울에는 오늘의 기분보다 더 오래된 시간들이 먼저 보인다.

늦가을처럼, 온기가 빠져나간 자리에서 윤곽만 또렷해진다.

어제와 오늘의 차이는 작지만, 그 누적은 숨길 수 없다.

얼굴은 기억하지 않으려 해도 기억해 버린다.


더 기분 나쁜 건 휴대폰 알고리즘인가?

광고가 눈밑 지방 제거.

팔자주름 3번이면 완벽 복원.

광고만 보면 다 사고 싶다.


얼굴을 수직으로 나누어 보면 좌우가 다르다.

한쪽은 더 부드럽고, 다른 쪽은 굳어 있다.

어느 쪽이 더 나은지 생각해 보지만, 곧 그 질문이 무의미하다는 걸 안다.

비대칭이 다들 살아온 방향이다.

더 많이 웃은 쪽과 더 오래 버틴 쪽의 차이일 뿐이다.

또한, 우리가 생활하는 습관이 한쪽만 햇빛을 많이 받았을 수도 있다.


암튼,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면,

나는 아마도 징역을 몇십 년은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도망칠 수는 없다.

거울 속 얼굴도 나만큼 나를 살았고, 나와 같이 시간을 견뎌왔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약간의 체념과 함께 이상한 평온이 온다.

나는 여전히 그 얼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외면하지는 않으려 한다.

나를 나라고 믿게 만든 최초의 오해를, 조용히 안고 살아가기로 한다.


오늘은 백발의 긴 머리를 염색도 하고, 남자답게 짧게 깎아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님들도 그러세요?

가끔 휴대폰 셀카모드에 놀라는 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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