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스로 자유의지를 가진 주체라 생각하지만 우리 행동의 많은 부분들은 DNA와 미생물 등에 의해 결정 된다. 건강한 식습관, 살빼기, 담배 끊기 등은 우리의 의지보다는 타고난 유전자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올바로 알고 맞는 방법을 찾아야만 삶의 통제권을 조금 더 가질 수 있다.
책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에서는 우리 DNA에 들어 있는 21,000개 이상의 유전자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알려준다. 또한 유전자 생태계에 추가로 기여하는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 수조마리의 미생물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도 알려준다.
1. 건강한 식단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필자는 아침부터 고기를 꼭 먹어야 하루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육식을 좋아하고, 채소를 거의 먹지 않는데 신선한 과일과 채소가 가진 영양학적 이득을 절대 모르지는 않는다.(심지어 나는 비건인 룸메이트와 함께 살고 있다..)
나는 브로콜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브로콜리를 좋아하지 않아서 어머지가 억지로 먹이셨죠. 이제는 미국 대통령이 되었으니까 더이상 브로콜리를 먹지 않을 것입니다. -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채소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TAS2R38라고 불리는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채소가 가지고 있는 쓴맛에 민감하기 때문에 1년에 평균 200인분 정도의 채소를 덜 섭취한다고 한다. 때문에 건강이 나빠지거나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사람이라면 채소를 구워 먹거나 채소들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찾아보아야한다. 선천적으로 채식위주의 식단이 안맞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2. 운 동
운동도 마찬가지다. 일주일에 3~4번 운동을 하고 건강한 몸매를 유지 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이다. 운동은 수명을 연장하고 학습능력을 강화하고 정신기능의 쇠퇴도 늦춘다. 하지만 사람마다 유전자 보유에 따라 운동수행 능력 뿐만 아니라 운동으로 얻는 도파민 보상의 정도도 다를 수 있다고 한다. 똑같은 식생활을 하고 똑같은 방식으로 생활해도 유전적 구성에 따라 사람마다 체중의 증감이 현저히 다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즐겨먹는 햄버거, 피자 등의 패스트푸드를 먹으면 운동을 하겠다는 동기가 극적으로 감소한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비만인 사람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이유가 꼭 게으르거나 자제력이 없어서라기보다 정크푸드가 그들의 기분과 행동을 바꾸었기 때문이라 결론 내렸다.
타고난 요소들에 의해 습관이나 행동이 좌지 우지 될 수 있음을 이제 인지하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우리의 행동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을까?
행동을 내리는 주최는 우리의 뇌이다. 따라서 행동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뇌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강화하고 보상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뇌연구는 이타적 행동이 즉각적이고 강한 만족감을 제공한다는 증거를 찾아내고 있다. 또한 뇌를 강화해주는 것으로 입증된 또 다른 활동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다. 사회적 뇌 가설은 인간의 뇌가 이렇게 발달한 이유가 대규모 사람 집단과 생산적으로 상호작용해야했고, 사회 내부에서 복잡하게 뒤엉켜 있는 인간관계에도 대응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헬스장에도 못가고 재택근무가 이어지다보니 정말 몸이 둔해짐을 느꼈는데, 좀처럼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단톡방을 만들어 일주일에 3번 운동을 인증하는 모임을 만들었고 서로에 대한 격려와 식단 공유 등 이타적인 행동들이 하나 둘씩 쌓여가고 있다. 필자는 여기서 총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방을 관리해야하다보니 정보라도 하나 더 공유하게 되고 운동도 평소보다는 더 몸을 움직이려 애쓰게 되는 것 같다.
올해는 나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좋지만, 비슷한 목표가 있는 사람들과 서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서로 응원해주고 동기부여하며 한발 한발 성장해나가면 어떨까?
우리는 무의식에 대해서 통제권은 없지만 거부권은 있다고 한다. 작가의 비유에 의하면 무의식은 의회에서 법안의 초안을 작성하는 것이고, 의식은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법안을 만들어 낼지 결정할 수는 없지만 어떤 법안을 쓰레기통으로 보낼지는 결정할 수 있다.
매년 연말이나 연초에는 늘 방대한 목표 리스트와 그에 못 미치는 나에 대한 자책으로 가득 찼었는데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을 읽고 조급함을 덜고 한계를 인정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액션 아이템들로 새해를 채울 수 있었다. 참 고마운 책이다. 자신에 대한 조급함과 답답함, 자책 등을 느끼고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