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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완짹슨 Dec 25. 2021

먹어 봤니? 대만에서 파는 '돼지피로 만든 케이크'

대만 사람들이 사랑하는 국민 간식

'식도락 여행의 대명사' , '일주일 일정으로도 다 못 먹을 정도로 다양한 음식이 있는 나라' 바로 멀고도 가까운 이웃 나라 대만 이야기이다.

예전에는 여행을 가야만 먹을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대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

지금은 유행이 조금 지나가긴 했지만 '대만 카스텔라'와 '대만 샌드위치'가 있고 이제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료 '버블티'가 있다. 게다가 본고장과 똑같은 맛은 아니어도 '우육면' , '망고 빙수'를 파는 곳도 많아졌다.


그럼에도 아직 한국인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는 음식도 있고, 반대로 알려졌음에도 한국인들에게 낯설게 느껴져서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음식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취두부'가 있다. 나는 취두부 냄새를 중국 베이징 출장 중에 처음 맡았었는데 초등학교 과학 실험 때 호기심으로 암모니아를 가득 들이마셨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다. 물론 지금은 익숙해져서 가끔 먹기도 하는 음식이 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반대로 한국인들에게 "그런 것도 있어?"라고 할 정도로 한국에서는 낯설지만 대만에서는 국민 간식이라고 할 수 있는 음식이 있으니 다름 아닌 '주씨에까오(豬血糕)' 직역하자면 제목에서 언급한 것처럼 '돼지 피 케이크'이다. 한국어로 직역을 해 버리니 이름에서부터 더욱 친근감을 느끼지 어려운 이 녀석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떡볶이 국물에 순대를 찍어먹는 것만큼 좋아하는 간식이다.


<한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핫바'처럼 쉽게 볼 수 있다. 야시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주씨에까오의 원재료는 당연히 돼지피지만 찹쌀이 쫄깃한 식감을 더해준다.

그리고 맛있게 쪄낸? 이것을 주문하면 사장님이 달콤한 소스와 땅콩 가루를 발라서 먹기 좋게 준다.


<소스를 바른 후에 땅콩가루를 묻혀 주니 더 잘 버무려지는 듯하다. - 한화 약 1,000원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내가 이걸 아직도 못 먹는 이유>

한 번은 대만 사람들과 야식을 먹으러 갔는데 같은 테이블에 앉은 대만 누나가 이것을 주문하더니 맛있다면서 입에 넣는 것이 아닌가. 나는 대만을 좋아하고 대만 사람도 좋아하고 그 누나의 밝은 성격도 좋아하지만 그 누나가 돼지피 케이크를 먹는 모습은 마치 '전설의 고향에서 구미호가 생닭의 피를 먹는 모습' 처럼 느껴진 것이었다. 이상하게 이때의 기억이 각인된 이유로 이것을 볼 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떠 오른다. 그 이후로 유독 거부감이 심해졌던 유일무이한 음식이었는데 그래도 한국으로 오기 전 그래도 한 번은 먹어봐야지! 하면서 처음 먹었을 때 기억은 쫄깃쫄깃한 식감이 나쁘지 않았고 순대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지만 문제는 먹는 내내 머릿속에서 자꾸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거부반응을 보였다.


참고로 나는 대만이 아니더라도 특정 국가를 여행하면 '거부와 경계보다는 일단 시도' 하는 것에 의미를 두기 때문에 소위 편식이 없는 편이다. 특히나 베트남에서는 쌀국수를 먹을 때 '고수 잎'을 뜯지도 않고 줄기 통째로 넣었다가 직원에게 제대로 먹는법을 배우기도 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인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같이 맨 손으로 밥을 먹는 것도 서슴지 않을 정도로 비위가 나름 괜찮은 사람이었다. 생각해 보니 부산에 가면 소 피를 얼려서 만든 '선짓국으로 해장'을 하고 돼지국밥을 먹을 때는 '이모, 내장 섞어서'를 외치기도 한다.   



<돼지 머리를 보면 놀래는 외국인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내 시선에서 대만 음식을 이야기했다면 이제 외국인 시선에서 한국 음식을 이야기해 보자.

우리는 고사를 위해서 준비된 돼지 머리를 보면 아무렇지 않아 하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놀래기 좋은? 음식이다. 거기에 돼지가 웃고 있으면 우리는 그것을 복이라고 하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공포 영화를 보는 것만 같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건 대만에서 겪었던 일인데 , 대만에 있는 한식당에서 잠깐 일 할 때였다.

하루는 순대를 공수해 와서 맛있게 먹으려고 준비를 했는데 한국 음식이라면 게눈 감추듯 먹어치우는 현지 직원들이 순대는 손도 안 대는 것이 아닌가. 낯선 음식에 대해서 경계를 하는 것은 이해를 하지만 한국 사람인지 호구 조사를 했을 정도로 한국어를 잘하는 대만 친구가 순대를 쳐다보는 눈빛은 경멸과 의심 그 자체였다. (참고로 그 친구는 이번에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그런 친구에게도 낯선 한국 음식이 있는 것처럼 대만 앓이를 하는 나에게도 지금 당장이라도 대만을 가면 1주일 동안 대만 음식만 먹을 수 있다고 말하는 나도 안 먹고 싶은 대만 음식이 하나쯤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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