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e with My Father
Dance with My Father
전날 밤 긴장감에 깊이 잠들지 못한 채 이른 아침부터 닫혀 있던 커튼을 열었다. 커튼 사이 희미한 빛 사이로 튀니지에서 마지막 날 아침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한화로 약 3만원 남짓한 호텔. 이곳 물가를 고려하면 상당히 비싼 편이었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게스트 하우스 따윈 없었기에 눈물을 머금고 머물렀다. 그럼에도 이곳의 아침이 주는 정취와 포근함이 있었다. 화려한 애매랄드 색의 바다는 아니지만 아침햇살이 비춰주는 수평선 사이 잔잔한 파도가 끊임없이 선을 이루며 내 마음까지 출렁이고 있었다. 곧이어 내 시선은 바다가 아닌 모래로 겹겹이 쌓여 있는 작은 배로 향했다.
푸른 배 한 척 & 아빠와 딸
바다에 가까운 색깔을 띠고 있는 작은 배는 바다 위에 떠 있으면 그 색이 겹쳐 보이지 않을 것만 같았다. 휴양이나 레저를 위한 해변도 아니었고, 게다가 이른 아침이었기에 사람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어서 다소 무료함을 느끼고 있을 때, 저 멀리 아빠로 보이는 남자와 어린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함께 무언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특별한 것 없는 그들의 모습에서 가족애와 인간미가 내 마음속을 채워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서 오래된 구형 비디오카메라의 ZOOM을 최대치로 올렸다. 지금은 어디로 가 버렸는지 알 수 없는 구형 SONY 6mm 비디오카메라로 말이다.
어쩌면, 나 또한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P.S
Dance with My father는 2003년에 발매된 루터 밴드로스의 곡으로, 이후 셀링 디온의 리메이크로 더욱 유명해진 곡입니다. 실제로 8살에 아버지를 하늘로 보낸 아픔을 곡으로 써 내렸다고 하네요.
이 노래를 한번 들은 후에 다시 한번 글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https://youtu.be/wmDxJrggie8?si=xwx8xFiGdkTza2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