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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아아아아 아이스크림

독일에 있는 어느 작은 피자 가게에서

by 타이완짹슨

여행 한 줄, 사진 한 움큼 EP 12.


피자도 팔고 아이스크림도 파는 집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여를 달렸다. 그저 발이 닿을 수 있으면 그곳이 어디든지 일단 가고 봤던 시절들. 만하임이라는 독일의 어느 소도시에 머물렀던 1주일 동안 특별히 한 것은 없었다. 어떤 날은 동네는 혼자 걷기도 하고 어떤 날은 같이 태국 카레를 사 먹기도 했다.


그러다 하루는 Eva와 함께 피자를 팔고 있는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작은 피자 가게에서 곁들여 파는 아이스크림이 특별히 맛있을 리는 없었다. 가성비 좋은 뷔페에서 식후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그냥, 흔하디 흔한 아이스크림이랄까.


그럼에도 환하게 웃고 있는 이유는 Eva가 신이 나서 찍어 준 사진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Eva를 보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고, Eva는 그 표정을 담은 사진을 내게 선물로 남겨주었다. 특별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즐거웠던 것 같다. 지금 보니까 왜 Eva가 그렇게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한 건지 무슨 마음이었는지도 알 것 같고.

어쩌면, 소소하게 아이스크림 하나에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딱 2가지 정도일 것이다.

그건 아주 어릴 때거나, 아니면 여행 중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함께' 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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