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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어느 고양이의 가르침

때로는 작은 동물에게서도 배울 점은 있다

by 타이완짹슨

여행 한 줄, 사진 한 움큼 EP 11.


인생은, 기회의 순간을 포착하는 '인내의 미학' 같은 것

우연히 쇼츠 영상에서 고양이의 쥐 사냥을 본 적이 있었다. 냄새나는 하수구 앞에서 그 어떤 미동도 없다가, 고양이 특유의 동체시력과 민첩함으로 쥐를 사냥하는 모습은 수많은 영상 중에서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그에 반해 사진 속 고양이는 목이 아파 보일 정도로 움직임 없이 고깃 덩어리만 쳐다보고 있었다.

"과연,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영상 속 고양이처럼 사냥이라도 계획하는 걸까? 아니면, 평소에 주인장이 인심이 푸짐해서 남은 자투리 고기라도 챙겨주는 걸 알고 기다리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고기가 떨어지길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고양이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삶의 방향은 어디에 있는 걸까? 고기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사람일까? 주인장과 관계를 맺은 후에 인심을 얻어 콩고물이라도 얻어 볼 셈일까? 아니면, 거친 숨을 죽이며 작은 쥐 한 마리를 사냥하려는 본능대로 살아가는 고양이일까?

때로는 여행을 통해서 삶의 방향성을 정비하고, 지구 반대편 길고양이 한 마리의 삶을 통해서 내 미래를 살펴보는 것이다.

어쩌면, 여행은 '스쳐 지나가는 경험조차도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재료를 주는 시간'이 아닐까?

동시에, 인내라는 것을 키워내는 시간의 연속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신선한 고기를 얻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사냥을 한다면 사냥감을 찾는 수고와, 기회를 포착하는 인내가 필요하고

주인장에게 떨어지는 자투리 고깃덩이라도 얻으려면 신뢰를 쌓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고

혹시라도 남은 찌꺼기 고기라도 챙기려면 그 또한 '작은 행운'이 따라야 하는 것처럼

어쩌면, 우리네 인생도 이런 고민들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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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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