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커피 시장은 어디까지 왔을까? 알다시피 1단계는 2010년을 전후(내가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의 차이를 알게 된 시점)로 2단계로 접어들어 현재는 3단계로 진입했다고 볼 수 있겠다.
'3단계 진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 의미는 대중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그리고 그 틈새로 발생하는 수요가 바로 '저가 커피'가 아닐까 생각한다. 1단계 소위 '믹스 커피' 밖에 모르던 시절에는 곳곳에서 자판기 커피를 쉽게 마실 수 있었고 가격 또한 200 ~ 3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한잔을 마실 수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밥 먹고 원두커피 한잔 마시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한국인이 지불해야 하는 커피 한잔이 보통 4,000원 좀 가격대가 나가는 메뉴의 경우에는 5,000원 ~ 6,000원을 상이하기에 매일 마시기엔 부담스러운 그 사이에서 생겨난 시장이 아닐까 싶다.
<저가 커피의 역사>
저가 커피의 원조는 '백종원의 빽 다방'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시기가 2006년. 어쩌면 원두커피가 대중화되기 전부터 이미 존재는 했지만 틈새 수요. 즉 저가 커피가 가파르게 성장한 시점은 그로 10년이 지난 2016년이다.
<출처 : 파이낸셜 뉴스>
2020년 12월 기준 매장 수 1,200개를 돌파한 메가 커피의 2021년 목표는 매장 수 1,500개라고 한다. 현재 매장 수에서 25%가 증가해야만 가능하며 365일 동안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에 매일 한 개씩 생겨야 가능한 수치이다. 현재까지의 성장 속도와 현재 시장 흐름을 살펴보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매장 수만 많다고 과연 브랜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 있을까? 메가 커피가 매장 수 1,500개 개점을 달성한다고 해서 동일하게 1,50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와 동급이라고 할 수 있을까? (참고로 이디야는 3,000개가 넘는다.)
<매장 수는 2배이지만 매출에서는 큰 차이를 볼 수 있다>
하루는 '스타벅스 턱밑까지 쫓아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매장 수만 단순 비교했을 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토종 브랜드의 신화라고 불리우던 카페베네도 2010년에는 매장 수로 스타벅스를 앞지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매장 수가 300개를 유지하고 있다.
<저가 커피의 롱런이 어려운 이유>
1. 스페셜티 커피의 대중화
- 애호가라는 개념을 먼저 이해하자. 커피 애호가라고 하면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일까? 아니면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일까? 물론, 좋아하는 사람이 많이 마시기는 하겠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커피를 좋아는 하지만 많이는 마시지 않는 편이다. 카페인 과다 섭취 때문이다. 그리고,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커피를 감별하는? 아니, 커피 취향이 확고해지기 시작했다. 최근에 개인 카페 전문점에 가보면 아메리카노를 고를 때 원두 선택(산미, 고소한)의 폭을 주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결론은 커피 애호가들에게 동일한 맛을 추구하는 브랜드 커피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요들이 바로 3단계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이미 미래를 내다본 전략이 시작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리저브 매장이다. 현재 60개가 넘는 리저브 매장은 전체 매장 수의 5%에 가까운 수치이다.
여기서 더욱 주목해야 할 사실은 '누적 판매량'이다. 지속적으로 상승세에 있다.스타벅스가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편도 있겠지만 수요가 없는데 공급을 하지는 않는 것이 기업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요의 성장성을 보고 선택한 것이라고 본다. 그 선택이 맞았음을 입증하는 듯하다. 이제 커피는 더 이상 입가심 혹은 잠을 쫓기 위해 마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게 될 것이다.
2. 경쟁사들의 등장.
- 이는 뭐 두 번 말하면 입 아니 손이 아픈 내용이지만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나쁘게 표현하자면 유사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데 커피는 브랜드마다 각각의 특색이 있기 때문에 유사라는 표현은 사용하고 싶지 않다.
다만 정체성에 대해서 큰 차이가 무엇이냐? 라고 묻는다면 나는 글쎄요? 라고 답할 듯하다.
메가 커피 외에도 대표적인 저가 커피 브랜드는 부산, 경남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하삼동 커피', 그 외에 'COMPOSE' , '더 벤티' , '리터 커피' , '커피에 반하다'까지 소위 1,500원 커피를 판매하는 브랜드가 넘쳐나고 있다. 저가 커피의 수요는 한정적인데 그 안에서 피 터지는 경쟁이 붙어서 이제는 990원 커피 브랜드까지 등장했다.
3. 가성비 좋은 개인 카페들의 등장
- 전국 커피 매장 수가 약 7만 개 추정인데 브랜드 매장 수는 2만 개 정도라고 했을 때 나머지 5만 개는 모두 개인 카페들인 셈이다. 이 중에는 단순히 커피 매장이라고 간판은 달았지만 내부 시설에 좀 더 집중한 대형 매장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공간보다는 맛에 취중 한 매장들이 많다.
개인 브랜드들의 생존 전략은 다른 데서 맛볼 수 없어야 하는 특별함!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만드는 스페셜티 커피 혹은 소위 말하는 시그니처 메뉴이다.
그런데, 요즘 2,000원 ~ 3,000원으로도 가성비 좋은 개인 카페들의 커피를 맛볼 수가 있다.
물론 메가 커피처럼 700ml 가까운 용량의 커피는 팔지 않은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점은 있다.
브랜드의 경우는 10,000 LAB(이하 만랩) 커피가 있는데 스페셜티 커피를 3,000원대로 형성을 하고 있다.
저가 커피의 장점이 가격이라면? 더 싼 가격으로 승부하는 편의점 커피는 그야말로 최대의 경쟁사이다.
그리고 편의점은 대기업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물량, 유통 구조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아차! 스타벅스도 대기업(신세계)이다.
5. 저가 커피의 최대 단점은 바로 '저가' 이기 때문이다.
이번 순전히 나의 의견인데 저가 커피가 생존하기 어려운 제일 큰 이유는 바로 '저가' 이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계산을 해 보자. 극단적으로 손님들이 1,500원 하는 커피만 주문한다고 가정했을 때
1일 매출 100만 원을 위해서는 600잔 이상을 팔아야 가능한 수치이다. 월 매출 3,000만 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커피를 팔아야 하며 본인이 쉬기 위해서는 그만큼 노동력 즉 인건비가 발생을 한다.
로봇이 아닌 이상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커피 600잔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럼 이것을 절반으로 계산해도 하루에 300잔의 커피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무리 카페 Take out 규제로 배달 혹은 저가 커피 수요가 증가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꾸준히 유지되리라는 법은 없다.
물론 저가 커피 브랜드에서 객단가를 올릴 수 있는 메뉴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그만큼 많은 원자재를 구비해야 하고 반대로 회전율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손해(로스)가 발생을 한다. 재료 호환이 중요한 이유이다. 그리고 예를 들어서 우리가 흔히 먹는 중화요리 메뉴 중 제일 많이 팔리는 메뉴가 짜장면인 것처럼 커피 매장에서 제일 판매가 많은 메뉴는 으뜸 아메리카노이다.
저가 커피 브랜드는 '점주 측면에서는 : 가성비 좋은 창업, 합리적인 창업 가능' 또 '소비자 측면에서는 : 부담 없는 가격대' 라는 이유가 시기적으로 맞물려서 성장 했지만 이제는 그 '저가' 가 성장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꾸준히 많은 사람들이 저가 커피를 선호한다면 모르겠지만 가격만으로 승부를 하게 될 경우, 결국에는 편의점 커피에 밀리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저가 커피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브랜드 본사와 가맹점주들 간의 상생을 위한 경영은 물론이고 고객들의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시도 또한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늘 그랬던 것처럼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 것이 자명하다.
P.S <스페셜티 커피란?>
- 지리, 기후, 생산지 등의 특별한 환경에서 자란 커피 중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의 평가를 거쳐 기준점수 80점 이상을 받은 우수한 등급의 커피를 말한다. - 이상 사전 내용 -
쉽게 생각하면 '비싼 커피'이다. 하지만 '맛있는 커피'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는 커피라 개인의 기호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좋은 재료로 보통 수준의 요리를 하면 어지간해서는 맛있는 것처럼 '비싼 커피'는 누가 내려도 맛있다.라는 게 나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