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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완짹슨 Jan 17. 2021

대만에 부는 또 다른 한류 '寒波'

대만 사람들도 '겨울 파카'와 '핫팩'은 필수 아이템이다.

한국인들에게 '대만'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게는 '덥다', ' 맛있는' , '저렴한 물가와 친절한 사람들' 등이 있다. 이것은 언제까지나 여행 일정으로

방문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이미지이다. 그런데 1년 사계절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특히 따뜻한 남부보다 북부(타이베이)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한국인들에게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한류가 아닌 '또 다른 한류'를 떠 올리고는 한다.



- 북극발 한파로 대만에서 126명 사망 -

<출처 : SBS 뉴스, 유튜브 영상 중 일부>

2021년 새해부터 불어닥친 이 한파로 대만 내에서 48시간 동안 발생한 사망자가 126명이라고 하는데 이 숫자는 그동안 '대만에서 코로나로 사망한 환자수를 훨씬 능가하는 수치'이다. (코로나로 사망한 환자는 현재까지 7명으로 확인된다)


- 코로나 사망자보다 많은 저체온증 사망

어쩌면 대만에게 코로나보다 한파가 무서운 것이고 코로나는 막았어도 한파는 막지 못했다.라고 볼 수 있다.

오늘은 대만에서 경험한 '강추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동시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저체온증에 대한 오해'에 대해서도 좀 풀어보고자 한다.



<저체온증에 대한 오해. -날씨가 아니라 온도의 문제- >

많은 사람들이 대만을 포함한 동남아 국가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을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는 하는데 저체온증을 단순히 날씨가 더우면 괜찮고 추우면 생기는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열사병의 겨울 버전'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생겨난 인식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저체온증은 의학적으로 살펴보면 몸에 온도가 35도 밑으로 떨어지면 그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평소 인체의 온도가 36.5도임을 고려했을 때 1도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말 그대로 체온이 낮아져서 발생하는 것인데 여름에 40도 가까운 더위와 90% 정도 되는 습도에 적응된 신체가 갑자기 30도 가까이 떨어진 온도에 노출되면서 저체온증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난방 시설이 없는 대만, 두꺼운 외투를 파는 대만>

대만 집들을 가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는 바닥이 대리석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바닥들은 여름에 적합한 자재이다. 여름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이 대리석 바닥이 갑작스러운 한파에는 속수무책인 것이다. 대만이 지리적으로 동남아라고 하기에는 다소 모호한 위치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희귀 열대어가 살고, 여름에는 망고를 실컷 먹을 수 있는 것을 보면 열대 기후 국가임에는 분명하다. 나 또한 대리석 아파트에 살면서 겨울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그때 바깥 온도가 11도 정도였는데 이 시기에는 밖에서 산책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도 힘들 정도이다. 밖에서도 견디기 힘든 추위를 뚫고 집에 들어왔을 때 시원하게만 느껴졌던 대리석 바닥에서도 따뜻함은커녕 한기가 느껴지니 그 며칠은 실내에서는 물론 잘 때도 여러 옷을 겹쳐 입고 생활해야만 했다. 벌벌 떠는 것은 물론이다.


대만에서는 '11월 정도가 되면 파카를 판매' 하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그 광경이(북극에서 냉장고를 파는 것) 만큼이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것이 대만 사람들에게 오토바이는 주요 교통수단이었고 특히나 12월, 1월의 경우는 부쩍 낮아진 온도에 비바람이라도 불게 되면 아무리 열대 국가라도 춥게 느껴지기 마련이기에 열대 기후 국가임에도 파카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때의 경험이 소중한 이유는 '고정관념을 벗어나야 성공을 개척' 할 수 있다. 라는 깨달음을 얻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 핫팩 대란 -  <출처 :대만은 지금>

https://nowformosa.blogspot.com/2021/01/blog-post_12.html

대만에서 핫팩이 품절되었다는 기사에 가오슝과 타이베이에서 5년을 생활해 본 1인으로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만의 겨울 기온은 평균 10~20도 사이에 위치하며 15도 정도 되면 추운 날씨, 10도는 굉장히 추운 날씨에 분류된다. "한국은 영하를 기준으로 따듯하게 입어라"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대만은 보통 10도'가 그 기준인 셈이다. 물론 체감 온도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잠깐 대만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춥지 않게 느껴질 수 없다. 그런데 그것이 '오해의 시발점' 이기도 한 것이다. 이 글을 통해서 다름의 기준이 조금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고온다습의 대명사 대만에도 가끔은 한파가 찾아온다. "대만? 거기 덥지 않아" , "웬 한파" 고개를 갸우뚱거릴 만도 한다. 하지만 한파가 북극발 찬 공기의 영향인 것처럼 그 찬 공기가 한국에만 방문하는 것은 아니다. 주변 국가에게도 충분히 그 영향이 가기 때문에 한국이 추운만큼 대만도 춥다. 그런 이유로 대만에서는 매년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발생을 한다. 그럼에도 올해 유독 저체온증 사망자가 많았던 이유는 한국에도 유래 없던 추위가 찾아온 것만큼 대만에도 흔한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한국에서 저체온증 환자가 적은 것은 우리는 모든 날씨에 잘 단련이 된 민족이기 때문이다.



P.S - 발음이 같은 한파와 한류의 중국어 -

한파의 한자어는 寒波 (차가울 한, 물결 파를 사용)이며, 이 한자어의 중국어 발음은 '한료'이다. 이는 한류(韓流)의 중국어 발음과 동일하다. (한류의 중국어 발음 또한 '한료') 심지어 성조까지 똑같으니 단어만 들어서는 구분 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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