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대만에서 일하는 사람이 전하는 이야기
제 이전 글들의 공통된 피드백이 서론이 너무 길다고 하여서 오늘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거창한 포장보다는 제가 대만에서 거주하면서 보고 느낀 내용들을 가감 없이 쉽게 이해가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제 글이 대만을 포함한 해외 국가에서 새 출발을 하기 위한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며 늘 그래 왔던 것처럼 본론에서는 존댓말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 두 번째 주제. 나는 어떻게 먹고 살아가고 있을까?
- 세 번째 주제. 대만(해외)에서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갈 것인가?
오늘은 첫 번째 주제. "대만에 사는 한국인들은 어떻게 먹고 살아가고 있을까?"라는 주제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사실 만만해 보이는게 한식당이더라>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한식당을 한 번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전 세계 200여개 국가가 있는데 아마도 한식당이 있는 국가가 더 많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나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한국과 가까운 대만의 경우 최근 몇 년 간 한식당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예전에는 해외에 있는 한식당들의 주요 고객이 현지 교민분들이거나 단체 여행을 온 한국분들이었다면 최근에는 한식(K - Food)을 찾는 현지인들과 해외 창업을 희망하는 한국분들의 수요와 공급이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대만은 한국과타 국가에 비해 교민 수(약 8,000명 추산)도 적은 편이라 현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다.
그렇다면 대만 현지인들에게 제일 인기 있는 한식은 무엇일까? '떡볶이, 순두부, 비빔밥, 부대찌개 등등' 아주 많은 한식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최고 인기 메뉴를 꼽으라면 단연 한국식 바비큐이다. 내가 피부로 느낀 인기가 어느 정도였냐면 한 때 한식당 창업을 목표로 꽤 HOT하다는 한국식 바비큐 가게에서 주방 보조로 들어가서 일 한 적이 있는데 하루는 사장님이 앞으로 전화 예약을 안 받겠다고 해서 자초지종을 들어 보니 전화로 사전 예약이 너무 많아서 정작 예약 없이 방문 한 손님들이 멀리서 오시고도 그냥 돌아가며 항의를 하더라는 것이다. 게다가 그 예약도 2주일 정도가 꽉 차서 예약도 더 받지도 못 한다고. 결국 그 이후로 전화 예약을 안 받고 현장 예약만 받았는데 그때부터는 매장 앞에서 예약을 하려는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을 연출되어서 주변 상인들의 부러움과 시기를 동시에 받았다. 물론 모든 한식당이 그런 것은 아니다.
<대만 사람들에게 한식당이란?>
한국 사람들에게 한식이라는 이미지는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하얀 쌀밥과 각종 반찬' , '된장이나 김치찌개' 등 어쩌면 큰 특별함이 없는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들에 국한되어 있는 듯하다. 하지만 대만 사람들에게 한식은 좀 특별한 듯하다. 우리가 길거리 음식 정도로 취급하는 떡볶이의 경우도 그들에게는 요리이고 일상보다는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 아닐까 싶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패밀리 레스토랑(아웃백)이 유행하던 시절. 우리는 그곳에 한번 가기 위해서 평소보다는 특별한 큰 마음을 먹고 날짜를 미리 정하고 때로는 생일 파티를 하기도 하는 등 평소 집밥 먹을때와는 다른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러한 모습이 호주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대만 사람들이 한식에 열광하는 모습처럼 보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 스테이크는 그저 평범한 음식일 뿐이니까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식사 메뉴가 누군가에게는 어떤 곳에서는 특별한 식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대만에 있는 한국식 바비큐 집에서 경험했다. 우리가 아웃백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한식당에서 생일 파티를 하기도 하고 모임을 갖기도 한다. (나는 처음에 이러한 상황이 아주 낯설었다. 고기집에서 생일 파티를?)
어쨋든 나는 주방 보조로 일을 하면서 다시 한번 확신을 했다. 대만에서 한식당을 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겠다고 말이다. 단, 몇 가지만 주의한다면 말이다.
주의 및 고려해야 할 점 :
[따라 하기 식의 해외 창업은 금물]
한국에서도 위에 언급한 사회적 현상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늘 같은 패턴이고 이 패턴은 대만 내 한식당들 사이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내 생각에 제일 큰 이유는 대부분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시작을 원하기 때문' 일 것이다.
누군가 저렇게 해서 잘 되네?라는 생각이 드니 따라 하기 바쁜 것이다.
하지만, 남들과 똑같이 하면 아무리 잘해도 남들과 똑같고 조금이라도 부족하거나 경쟁력을 갖추기 못 하면 망하는 건 한 순간이다. 결국 시작부터 남들과 차별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내가 주방 보조를 할 때 그 지역에 한국식 바비큐 가게가 많게는 일주일에 한 개는 생겨낫는데 조사 차원에서 방문해보면 묘하게 COPY를 한 흔적들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중 대부분은 1년을 전후로 문을 닫고 말았다. 해외에서 따라하기 식의 창업 결과물은 한국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따라 하기, 베끼기 이걸 영어로 바꿔서 말 하자면 '벤치 마킹' 이라고 하는데 사실 벤치 마킹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음식점이 음식의 맛보다 외부적인 요소에 더 집중을 하고 벤치 마킹을 하다 보니 초반에는 조금 손님이 몰릴지 몰라도 결국에는 폐점을 하게 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내가 일 했던 곳은 무엇이 차별화된 전략이었을까? 물론 그 전략 중에는 공개적인 공간에서는 가급적 아껴두고 싶은 이야기도 있고 또 글만으로 공감대를 끌어내기 어려운 내용도 있기에 간략하게 2가지 정도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원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첫 번째 이유는 너무나 당연한 이유인 '음식이 맛있어서(여기에도 해당 안 되는 한식당도 꽤 많다)' 이고 두 번째 이유는 현지인들에게 '맞춤식 서비스' 로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비율로 보면 첫번째 이유가 7 이고 두번째 이유가 3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명의 & 세금 문제]
대만에서는 한국 분들이 현지인과 혼인 후에 배우자 명의로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외국인도 직접 사업자 등록이 가능하지만 이럴 경우 발생되는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세금이다. 대만 내에서 적용되는 내국인과 외국인의 세금 차이도 있겠지만 한국은 대만 양 국가 간 이중과세 협약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만에서 소득이 발생을 하면 한국에도 세금 신고를 하고 납부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현지인 명의로 하게 되면 이중 과세에서 자유로워진다. 그 외에도 단점보다는 장점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단 현지인 명의로 할 경우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엄연히 서류상으로는 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확하게는 배우자의 매장이고 사장님도 내가 아니고 배우자이다. 내가 1억을 투자했든 10억을 투자했든 말이다.
물론 그런 일은 거의 없지만 우리가 뉴스로 접하거나 상상하는 일들이 실제로도 발생하고는 한다. 그래서 명의 등록의 경우는 한국이든 대만이든 가깝운 사이이든 먼 사이이든 조심 할 필요는 있다. 사실 불편한 경험을 적어야 하는 내 심정이 더 조심스럽다. 하지만 어느 나라든 외국인과 문제가 생기면 자국민을 우선적으로 보호하지 외국인을 보호해 주지는 않기에 이 부분을 염두하고 한식당 창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