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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완짹슨 Feb 21. 2021

<대화 없는 한국 부자의 식사 시간>

대한민국의 밥상머리 교육의 명과 암

"잘 먹겠습니다" 그리고 "잘 먹었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와 식사를 하면서 하는 유일한 대화? 라면 대화였다. 

아버지는 어릴 적 밥상머리 예절을 중요시하며 아버지가 수저를 들면 그제야 나와 동생이 따라 들었고 식사를 먼저 끝내더라도 먼저 일어날 수도 없었고 밥 먹을 때는 말을 하는 것이 사실상 금지 사항이었다. 어릴 적 지나치게 엄격한 식탁 머리 예절로 인해 아버지와의 식사 시간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불편하다. 정확히는 '불편함 반', '어색함 반' 이 맞는 표현일 듯하다.


한 번은 아버지와의 식사 시간을 유튜브로 찍어 올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밥상머리 예절은 중요하다. 특히나 식사 중에 말을 하게 되면 입안에 내용물이 보여서 상대방의 비위가 상할 수도 있고 간혹 입 밖으로 튈 수 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예절과 매너를 위해 식사 중 '대화 금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에도 그 시절에는 '하지 마'라고 가르쳤고, 우리는 군말 없이 '네'라는 말과 강압적인 학습을 했다. 


어릴 적 하루는 주말극을 보고 있는데 남자 두 명이 밥상에서 말없이 쌀밥만 입 안에 가득 집어넣는 모습을 어르신이 '고놈들 참 복스럽다'라고 했던 장면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보릿고개와 한국전쟁을 살아온 분들에게는 따뜻한 쌀밥을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 시대에서는 '무엇을 먹느냐?'가 '어디서 먹느냐?' 이런 것들이 달라진 듯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싫어하는 사람과 밥을 먹으면 아무리 배가 고프고 맛있는 음식일지라도 그 시간은 괴로운 시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분명히 이런 대답이 날라 올 것이다 '네가 배가 불렀구나'라고 말이다. 그런데! 아니다. 나는 배가 고프다. 변화를 위한 도전 때문에 아직도 배가 고프다. 



<다른 나라의 식사 시간은 어떨까?>

내가 거 5년 넘게 거주했던 대만의 경우는 대만 이야기에서 따로 다룰 예정이기에 이번에는 조금 멀리 있는 유럽 국가 중 실제로 내가 경험했던 사례를 정리해 보았다.


- 독일의 식사 문화 - 

2013년 여름, 강남 스타일이 전 세계를 강타할 때 한국인 특혜?로 해외 살 이중에 신세를 참 많이 지게 되었는데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특혜는 유럽에서 알게 된 독일 친구 집에서 1주일 정도 지낸 것이었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유럽의 최대 선진국이라 불리는 독일의 식사 문화를 경험하게 되었는데 먼저는 자전거를 타고 마트에서 필요한 식자재를 구매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재료를 다듬는 과정까지 오로지 먹을 사람들의 몫이다. 그리고 식사 준비가 끝날 즈음에 고등학교를 다니는 막내딸이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면 같이 먹는 것이다. 준비해서 완성까지는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되었고 먹는 시간까지 하면 하루에 3시간 정도를 점심 식사에 투자한 것이다. 

전화로 배달 전화를 하고 10분도 길게 느끼는 다분히 한국적인 시각에서 보면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이건 우리 아버지가 싫어하는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내가 경험한 한 사례를 가지고 한국과 직접 비교를 하는 것이 성급한 오류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저 그게 더 좋았다'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밥상머리 교육, 그리고 30년이 흘러서>

사실 어릴 적 엄격했던 밥상머리 예절 덕분에 어른이 되어서도 그 습관들이 빛을 발할 때도 있다. 하지만 너무 엄격했던 교육 방식은 우리 부자가 식사 중에 말이 없는 것은 아닐까 싶다. 


- 대화가 없는 식사는 혼자 먹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한국에서 찌개를 같이 먹는 문화도 이제는 바뀌고 있는 것처럼 그 외에 것들도 조금씩 변화하기를 바라 본다.

특히나 식사 중에 대화는 '유대인식 식사 시간'을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아니면 대화가 없는 식사 자리가 서로 불편할 바에는 서로가 먹고 싶은 음식을 배달해서 따로 먹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상상이 가는가? 대화가 없는 식사 시간? 어릴 때는 몰랐다. 그때는 아버지의 말씀이 다 옳다.라고 믿었고 그것이 학교를 제외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예를 중시하는 한국 문화 그리고 그 밥상의 밥은 따뜻했을지 몰라도 둘러앉은 사람들의 분위기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다른 집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집은 그러한 편이다. 식사 자리는 더 이상 배고픔을 달래는 자리가 아니다. 식사 시간이 아니더라도 식사를 할 수 있는 세상이고 밥이 아니라 더 먹을 것이 널린 시대에 살고 있다. 그저 배가 고파서 밥을 먹고 시간이 되어서 밥을 먹는 것은 동물이 사료를 먹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 마지막으로, <"밥 한번 먹자"라는 한마디에 담긴 의미>

다들 한 번쯤 해봤을 말. 한번 아니 수십수백 번은 들어봤을 말. 


- 밥 한번 먹자 -
#우리는 관계의 깊이를 밥으로 알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거래 성사를 위해서 식사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고 친한 친구들과 사회생활에서 지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흔한 말로 "밥 한번 먹자"라고 말한다. 이 "밥 한번 먹자"에는 정말 밥만 먹자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다들 알 것이다. 즉 식사 자리는 대화 자리이기도 하고 서로의 관계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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