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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기획 Jul 12. 2019

제2화 : 요즘세대들, 배려라는 연기를 좀 배워볼까?

꼰대니까 할 말은 좀 할게

 


배려의 사전적인 정의를 찾아보면 짝 배(配) 에 생각할 려(慮)를 써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상하관계, 상명하복이 지배하는 조직 문화에서 평생가도 생기지 않는 마음이 하루아침에 생길 리 만무하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마음으로 상사를 배려하라는 말은 허울뿐인 구호이고,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이다. 인정한다. 그럼, 마음이 없다면 스킬이라도 발휘해 보자.


어차피 직장생활은 000 사원, 000 대리라는 탈을 쓰고 하는 사회적 연기에 가깝다. 마음이 없다면 스킬이라는 연기를 하면 된다. 몇 가지 스킬만 갖추면 충분히 배려를 연기할 수 있다. 비록 진정성 있는 마음은 아닐 지라도, 그 연기가 상사에게 충분히 전달이 되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상사와 직원의 동상이몽이라 할지라도 그 결과로 배려라는 문화라는 꽃을 피워낼 수도 있다. 많은 기술과 연기방법이 있지만, 여기서는 세 가지만 소개해 본다.      


첫째, 테이크에는 기브로 돌려준다. 


점심 한끼를 사줘도 다음 날 커피 한잔을 사오며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직원이 있고, 비싼 저녁을 사줘도 상사니까 당연히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물론 속으로는 고맙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마음이 밖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알 길이 없다. 알아서 생각하겠지는 없어야 한다. 고맙다는 말, 나아가 나도 선배나 상사에게 커피 한잔 쯤 사줄 수 있는 마음을 전해야 한다. 그것이 사소한 관심에 대한 예의다. 아무리 작은 배려도 그에 따르는 어려움은 반드시 있다. 남의 짐은 가벼워 보인다는 말처럼 자기가 하는 일은 힘들고 남의 하는 일은 쉽다고 느껴지는 순간 관계가 끝이 나는 경우가 많다. 알아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조건 티나게 갚아야 한다.  상사의 배려와 친절, 그 사소함을 잊지 않는 것, 이것이 배려의 시작이자, 첫 번째 스킬이다.     


둘째, No, Because말고, Yes, But(And) 해보자 


사람이란 기본적으로 다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나’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

특히 상사와 나는 시대적인 경험을 뛰어넘어 다른 사람이다. 생각은 늘 다르고 의견은 대립한다. 때로 상사의 얘기가 이해되지 않고, 억지스럽게 들릴 때가 있다. 이때 튀어나올 수 있는 화법은 ‘그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다. 인간의 방어적인 기제이기도 하고, 내 의견을 어필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튀어나올 수 있는 화법이다. 이때 순서를 한번 바꿔보자, No, Because가 아니라 Yes, But 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도 있겠지만, 그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으로 상사의 말을 먼저 인정하고, 내 의견을 펼치는 화법이다. 상사의 말을 전면 반박하고 내 의견을 말하는 것보다, 일단 상사의 말을 인정하고 내 의견을 펼치는 화법을 구사해 보자. 내 의견에 대한 상사의 수용도가 조금은 올라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명심하자, 일단 쨉은 받아주고, 훅을 날리는 것이다.      


셋째,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상사를 댄서로 만들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인정과 칭찬을 갈구한다. ‘잘했네’, ‘일 잘하네’, ‘아이디어가 좋네’ 등은월급과 휴가 다음으로 직장인들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늘 상사의 인정과 칭찬을 기대한다. 일을 마무리한 순간, 보고가 끝난 순간 상사의 칭찬이 날아들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 반대도 생각해 보자. 상사도 나와 같은 인간이다. 다만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있을 뿐, 상사도 인정과 칭찬에 목마르다. 이때 상사 칭찬 스킬을 발동해 보자. 내공 100단만이 알고 있다는 고급 스킬이다. ‘팀장님께서 말씀하셨던 00을 반영했습니다. 이것을 보완하니 더 큰 틀이 만들어 진 것 같습니다.’ ‘과장님께서 주신 정보를 참고하니, 아이디어가 좀 더 구체화 되고 현실성이 높아 진 것 같습니다.’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욕구, 그것은 그 어떤 칭찬보다 기분 좋고, 어떤 말보다 힘이 있다.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우리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이다. 보고의 순간, 칭찬받고 싶은 마음을 잠깐 뒤로 숨기고, 상사를 칭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15년간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리더의 자리에 오르고, 밥을 혼자 먹는 경우가 많았다. 굳이 밥을 먹을 이유도 없었고, 그 시간도 아끼면서 일을 했다. 여기까지가 겉으로 내세웠던 이유였다. 속내는 따로 있었다. 팀원들과 함께 즐겁게 밥을 먹고 싶지만, 같이 밥 먹자는 내 제안을 거절할까봐서였다. 관계(?)상 거절하지는 않더라도 나랑 같이 밥 먹는 것을 팀원들이 싫어 할까봐 눈치가 보여서 그랬다. 이 시대 꼰대는 그렇게 직원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간다.


이 때, ‘팀장님, 밥 한번 드시죠’, ‘상무님, 밥 사주세요.’ 라는 이 한마디를 싫어하는 상사가 있을까?      


설령 갑작스런 제안이 당황스러워서, 약속이 있어서 또는 기타 주머니 사정에 의해서 그 귀여운(?) 제안을 거절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 말 한 마디를 해준 직원의 마음까지 거절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의외로 책상머리에서는 표독스런 상사가 밥상머리에서는 따뜻한 선배이자 멘토가 될 수도 있다. 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니 눈 한번 딱 감고 실천해 보기를 바란다.


물론 안다. 나도 그랬다. 상사랑 밥 먹는 것은 죽기보다 싫던 시절이 있었다. 상사가 사주는 다금바리는 주금바리요, 소화가 탁월하다는 죽을 먹어도 얹히게 되어있다. 하지만, 일단 던져보고 같이 안 먹으면 땡큐요, 같이 밥을 먹더라도 한 시간 투자로 상사와의 관계가 단 0.1%라도 좋아 질 수 있다면, 굳이 돈 한 푼 안드는 ‘밥 사주세요’ 라는 말 한마디 아낄 필요 있을까?  

   

진정성에서 나오는 배려라면 금상첨화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스킬 시전으로 상사에 대한 배려를 표현해 보자. 내가 보낸 배려의 마음에 곱하기 2 이상의 배려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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