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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기획 Oct 17. 2019

제46화: 안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

위기의 꼰대 구출작전, 꼰대탈출 넘버원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한껏 개인기를 뽐낸다. 대부분 성대모사나 노래를 선택했는데, 어떤 연예인은 조금 다른 선택을 한다. 차력이다. 갑자기 스튜디오 한가운데 불을 붙인 봉이 등장하고, 그 연예인은 불봉을 입에 넣고 끄는 기술을 선보였다. 자막에는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가 나온다. 절대 따라 해서는 안되나 보다. 그런데 이게 또 따라 하고 싶어 진다. 그래서 그냥 따라 했다. 성공이었다.


사실 무작정 따라한 것은 아니었다. 그 불쇼를 선보인 연예인은 주변에서 대단하다고 칭찬을 하자, 다소 민망해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실 이거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거예요."


지금 사람들한테 입에 불봉을 넣어도 된다고 조장하는 거야? 혹시 오라메디에서 스폰이라도 받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찰나, 그 연예인이 말을 이어간다.   


"불은 입에 들어가는 순간 꺼지게 되어 있어요. 근데 불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뿐이에요’


그렇다. 사실 우리 모두는 불쇼를 할 수 있다. 단지 한 가지 조건이 붙는다. 불이 뜨겁고 무섭다는 두려움을 걷어내야 한다. 두려움은 머릿속 상상력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것만 걷어내면 못할 것이 없다.


“진짜 문제가 뭔지 알아? 철조망은 농장 주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너희 머릿속에 있어"
-영화 치킨런, 주인공 암탉 진저의 말 -


사람들이 새로운 일이나 방법을 시도하지 못하고, 머릿속에서 밀어내는 이유는 단지 머릿속에서만 상상하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갇힌 생각이 두려움을 만나고, 안 되는 이유를 만들어내고, 실행을 방해한다. 생각을 꺼내서 눈으로 보고,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고 어렵지 않은 일들이 많은데, 그 생각이 머릿속을 벗어나기까지가 가장 어렵다.


특히 이런 경향은 새롭고 낯선 일을 대하는 리더들의 태도에서 자주 발견된다. 신입사원의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안에 ‘안돼’, ‘해서 뭐하게’, ‘되겠어?’, ‘나도 다 해봤는데’라는 말로 묵살시키고 예전에 하던 방식을 고수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심리적인 저항이 자리하고 있다.  


1) 변화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패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모난돌이 정 맞는다는 것을 몸소 체감했다. 부정적인 경험이 쌓인 탓에 보수적이 되었다.


2) 이득보다 손해에 민감하다.

인간의 특징과도 관련되어 있다. 500원을 얻는 것은 굉장히 작게 느껴지는데, 500원 잃는 것은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진다. 있는 거나 지키고, 하던 거나 잘하자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3) 자신의 경험 안에서 생각한다.

그동안 한 번도 보지도, 듣지도 못한 내용에 거부감이 든다. 여기에는 그동안 내가 해온 것이 옳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결국 새로운 것은 옳지 않다고 결론을 내버린다.


저항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다. 관련해서 세 가지 말을 생각해보고, 실천해 보기 바란다. 일명 PDF이다.   


Practice makes perfect

실패는 성장의 밑거름이다. 실패해도 분명 남는 것이 있다. 회사는 결과로 말하는 곳이지만, 실패를 하는 과정 중에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반드시 다음 번 같은 일을 할 때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 하지만 그 거름조차 준비하지 않는다면 평생 새로운 일은 하지 못하게 된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애자일 방식도 결국 '해보고 다시 한다'이다. 빠른 실행과 피드백을 통해 수정해 나가면서 완벽에 가까운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관련해서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의 말을 상기해 보기 바란다. 그가 사업을 벌이고 추진하는 방식은 ‘준비-발사-조준’이었다고 한다. 오타 아니다. ‘발사’하고 ‘조준’하는 순서다. ‘될까?’를 고민하기 전에 일단 시행해보고 개선방법을 찾는 방식이다. 언제까지 조준만 하고 있을 것인가? 정확하게 내 조준점이 타깃에 맞춰지는 순간, 이미 그 타깃은 경쟁사나 다른 사람이 쏜 총알에 사라지고 없을지도 모른다.


Doing is better than perfect

페이스북의 사무실 곳곳에 붙어있는 포스터의 내용이다. 완벽보다 실행이 우선이라는 내용으로 완벽주의를 경계하기 위해 붙여 놓은 문구이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하면 좋겠지만, 세상에 그런 일이 있기는 할까? 일단 해보면서 수정 방향이 생기고 완성형으로 가는 것이지, 시도하기 전까지는 정답을 찾을 수 없다.


몇 해전 한국 CCO클럽에서 '한국경제를 만든 이 한마디'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재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경영인들의 어록을 조사한 적이 있다. 주옥같은 명언들이 많이 있었지만,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말은 故 정주영 회장의 '이봐 해보긴 해봤어?'라고 한다. 물론 현대 사회와 같은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대, 한 번의 실패를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이런 불도저 정신이 통할까 싶지만, '될까?', '가능할까?'를 묻기 전에 일단 '해보고 본다'는 강인한 도전정신과 실행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Foot in the door effect                                           

시작이 반이고,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라는 비유 외에 내가 자주 쓰는 표현 중에 ‘FOOT IN DOOR effect’라는 것이 있다. 정확하게 경영 용어로 정립된지는 모르겠지만, 예전 방문 판매 업계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였던 이론이다. 방문판매 영업을 할 때 일단 벨을 누르고 문을 열기까지가 어렵지, 문을 열고 한 발을 딛고 들어가면 그다음부터는 쉽다는 것이다. 100km는 어렵다. 하지만 1km는 쉽다. 100m는 더 쉽다. 언제나 첫발이 먼저다. 일단 첫발을 뛰면 행동하게 된다. 시행이 어렵고 두렵게 느껴진다면 일단 첫발을 뛰는 것으로 멋지게 시작할 수 있다.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다. 알속의 병아리가 껍질을 깨뜨리고 나오기 위하여 껍질 안에서 쪼는 것을 ''이라 하고,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 것을 ''이라 한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행해질 때 한 생명이 세상 밖으로 나올수  있다. 회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오는 과정도  마찬가지는 아닐까?


신입사원이 '줄'신호를 보내면 리더는 '탁'하고 받아주자. 신입사원들이 던지는 엉뚱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에 리더의 노련함과 책임감이 더해진다면 ‘될까?’는 ‘된다!’로 바뀌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책임은 누가 질래?’라는 무책임한 질문을 던지기 전에 ‘내가 책임지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머릿속 두려움을 걷어내고, 새로운 시도에 발을 담가보자. 직원들은 오늘도 당신의 그 한마디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 한번 잘해봐. 책임은 내가 질게"



* 본 글의 제목은 예전 울랄라세션 리더였던 故임윤택 씨가 했던 말을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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