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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어부 May 12. 2016

여행을 닮고, 시를 담다.

영원을 노래하다.

맥그로드 간즈 (인도)


영원하라

당신의 행복

당신의 안녕

그동안의 아픈 기억들은 잊고

부디 지금처럼 따뜻한 햇살처럼 웃으시

당신이 가는 길은 언제나 꽃길이길

마음속 깊은 바람이고 

애잔은 램이다




맥그로드 간즈. 일명 맥간으로 통하는 티벳 망명 정부가 있는 곳. 기대도 없이 왔다가 많은 안정과 평안, 진심을 얻었다.

티벳이여 영원하라



Happy new year. 인도의 시계로 1월 1일. 2016년을 알리는 불꽃 축제를 뒤로하고 일찍 누운 잠자리 지난 한 해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네 추억을 먹고 한 살을 더 먹고 잠이 들었다. 5시을 알리는 알람 소리. 평소 같으면 새소리와 개소리로 잠에서 깼겠지만. 둔탁한 기계음을 뒤로하지 못하고 베개에 잔뜩 묻은 잠을 떼어낸다. 발코니에선 아직도 2015년의 별들이 묵은 빛을 잃지 않고 짙은 어둠 속에서 고요함을 유지하고 있다. 저기 멀리 검푸른 어둠의 조각 틈 사이로 조금씩 미명으로 밝아 온다. 한국보다 3시간 30분이 늦은 일출이 오르고 있다.


당신보다 3시간 30분 빠른 일출을 보며

세상 어떤 곳에서 나 새해의 소망이나 소원을 기도하는 행위는 새해라는 분모 위에 하나로 묶인 공통 분자이다.


산행 보다 수행에 가깝다

맥그로드 간즈에는 트리운드 마운틴이라는 백두산보다 높은 산이 있다. 이곳을 오른다는 것은 단순 등산이라는 산행이 아니라 몸을 깎고 마음을 닦는 수행이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오르고 오르다 문득 언제인지 기억에도 희미해졌지만 중국과 티벳 사건이 일어나고 망명정부로 대이동이 있었을 그때쯤으로 기억한다 외신 기자가 티벳에서 여기 망명정부로 넘어온 노승에게 어떻게 이 험한 히말라야를 넘어왔느냐는 질문에 그 노승의 말씀이.. 한발 한발 걸어왔지요.라는 말은 뚜렷이 기억이 난다. 힘들고 짜증이 섞일 그때, 그 생각이 잠시 스침내가 너무나 작아졌고 부끄러워졌다. 깨우침이란 힘든 순간순간에 스치우는 작은 생각들의 반성이 아닐까.


마법의 순간


말없이 오르고 오르던 길.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매직 뷰가 펼쳐졌다.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하늘은 구름을 안고 있고, 구름은 산을 안고 있고, 산은 마을을 안고 있고, 마을은 사람을 안고 있다. 어느 하나 빠질 수 없다. 완벽한 마법의 순간이다.

멀리서 쉼 없이 위풍당당히 올라오는 노새강철체력이다. 애들은 이렇게 좋은 뷰가 있는쉬엄쉬엄 쉬어가면 좋으련만 히말라야를 넘어온 노승처럼 묵묵히 한발 한발 걸을 뿐 이였다.



고진감래라 했던가

얼마나 올랐을까. 벅참이 터진다. 아무리 높다 한들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름 직한 동산이라 하기에 너무나 높았던 산이지만 오르고 또 오르면 결국엔 내 발아래가 아닌가. 대한민국이 아닌 멀리 인도지만 내가 해냈다. 여태껏 병신같이 살았지만 병신년은 무엇인가 내가 바랬고 바라던 아주 약간의 소망들이 이뤄졌고 이뤄질 것만 같다.

별거 아니지만 별것인 게. 아주 오랫동안 기억이 날 것 같은 뭉클함. 이제는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4시간에 걸쳐 내려온다. 허기짐과 몽롱함에 두통이 동반해 결국 짧았지만 깊은 잠에 빠졌다. 꿈속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흐뭇하게 웃고 계시는 모습이 잘해왔고 잘해갈 거라는 위로가 되는 듯했다.

맥간에 가면 꼭 한 번은 뵐 거라 생각했었는데 간절한 마음이 통하였는지 꿈에서라도 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달라이라마는 어디든 존재를 한다

고되었던 하루의 첫끼이자 오늘의 마지막 끼니.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바르게 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이곳에 존재함에 고마움을 느끼는 하루.



맥그로드 간즈여

그간의 많은 아픔과 슬픔이 가득했겠지만

지금처럼의 미소와 안정됨을 유지하시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웃어서 이기는 것이

진정의 승리자가 아니겠는가

영원한 것은 이기는 게 아니라

당신의 마음속에 잔잔히 이는 진정한 용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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