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우붓, 월요일 아침에 되새김질 하는 퐁족했던 그 아침,
조용한 소란스러움이 느껴져 눈을 뜬다.
부지런한 발걸음이 조심스레 사사삭 하는 소리를 내며
이 작은 호텔이 바빠진다.
사원 앞에서 마주친 여자스텝은 발리 여자들이 기도할때 보여주는 그 특유의 손가락 커브를 리드미컬 하게 두바퀴 돌려주어 성수를 뿌린뒤,
정성스레 향을 올린며 그들의 신에게 아침인사를 건네고
뒤를 돌아 마주친 나에게 이빨을 다 보여주며 마음까지 물들어 버리는 그 웃음을 전염시킨다.
몸집이 작고 앳되어 보이는 얼굴의 스텝은
비장한 표정으로 의자를 빼주고는 정중한 말투로 아침 식사 서비스를 진행한다.
몇개 안되는 접시와 커트러리 를 한손은 뒤로 숨겨 뒷짐을 지고는
진지하게 세팅해 주는데 자꾸만 웃음이 터져나온다.
어찌나 심각하게 서비스 하나하나를 진행하는지..
오늘 이 작은 호텔에서 인턴을 시작한것이 틀림없는 그 앳된 스텝은
나를 마치 최고급호텔의 주인공 처럼 만들어준다.
외국인들의 눈 인사도 제법 그럴듯 하게 흉내내며
고작 두개뿐인 접시를 어찌나 공들여 내 앞에 놓아주는지..
음료는 쥬스와 커피 두가지 선택 뿐인데 애써 설명하려 말을 붙이고
살짝 올려 각을 세운 카라를 손가락으로 슬쩍 만져 복장을 체크하고는,
내 소박한 아침을 가져다주고나선,
한발, 두발
뒤로 물러나 입으로 하나, 둘 속삭이며 시간을 잰다.
서비스 메뉴얼에 약속된 시간인가보다
그 시간동안 잠시 내 뒤에 그림자처럼 서있다가 그 시간이 끝이 났는지
훡 돌아
다른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러 간다.
한껏 올라간 입꼬리가 내려올줄을 모른다.
담백하고 맛있는 식사에 발리식 쓴 커피를 한모금 하고 고개를 들면
금방이라도 꺄르르 하고 웃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의 스텝들이 눈인사를 건네며 내 눈에 가득 찬다.
흐리던 하늘에 빼꼼 해가 얼굴을 내밀고,
바람따라 결을 바꿔 초록의 반짝임을 뽐내는 넓은 논 벌판에는 부지런한 오리들이 엉덩이를 열심히 흔들며 일사불란 하게 움직인다.
머리를 비우고 마음은 채우는 여행,
사진으론 담을순 없는 순간들이 차곡차곡 마음에 쌓여간다.
우붓의 하루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