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분석 ⓶ ‘안철수-천하람 연대’ 가능할까

by 성기노
233016_382218_2334.jpg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지난 2월 20일 2차 방송토론회에서 주도권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유튜브 오른소리 화면 캡처)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황교안 연대는 1위 김 후보의 대세론을 굳혀주는 역동성이 없는 ‘노잼’ 조합입니다. 하지만 안철수-천하람 연대(안천 연대)는 2위 자리를 두고 양측의 치열한 수 싸움이 펼쳐지는 고차방정식입니다. 이준석 전 대표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 천 후보는 서로를 포섭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결선투표까지 생각하면 이해관계가 복잡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안철수 천하람 두 후보 가운데 한 명이 결선에 진출할 경우 3위를 한 후보측의 지원과 연대가 필요한 입장입니다. 하지만 ‘인위적인 연대’가 주는 ‘정치적 야합’ 등의 거부감도 있기 때문에 ‘안천 연대’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또한 상황이 불리한 후보 쪽에서 먼저 연대를 제안하며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경향이 있어 주도권 싸움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두 후보 모두 내심 연대를 강하게 바라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며 ‘치킨 게임’을 하는 양상입니다.


그렇다면 ‘안철수-천하람 연대’는 왜 필요할까요. 무엇보다 결선투표에서 최종 승리의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김기현 후보는 대통령실과 ‘윤핵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울산 땅 투기 의혹과 정치적 인지도, 흡인력 등의 부재로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김 후보는 ‘윤핵관’만 싸고 도는 기득권 이미지 때문에 좀처럼 확장성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안천 연대는 그 잠재성과 폭발력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 김 후보가 당심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선에 오를 경우 쫓기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안천 연대는 김 후보의 그 취약점을 집중 공략해 개혁후보 승리의 이변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안천 연대는 현재의 당권 경쟁이 ‘친윤’ 대 ‘비윤’으로 구도가 짜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개혁성향 두 후보의 ‘합체’ 시너지 효과가 더 크게 발휘될 수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천하람 두 후보 중 한 명이 결선에 올라갈 경우 당의 쇄신을 바라는 ‘신규 당원’들을 중심으로 개혁후보 몰아주기 흐름이 집중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이렇게 안천 연대는 두 후보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가 그냥 경쟁자에게 자신의 지지 세력을 떠먹여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안철수 천하람 후보가 접근하는 안천 연대의 전략적 배경 또한 다릅니다. 먼저 안철수 후보는 이번 당권경쟁 구도를 처음에는 ‘윤석열-안철수 연대’를 주장하며 윤 대통령과 자신의 관계를 부각하는 전략을 썼지만 대통령실의 강력한 태클을 받고 “(그 표현을) 쓰는 게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하셨으면 당연히 거기에 따라야죠”라며 꼬리를 내려버렸습니다.


ddddddd.png 국민의힘 황교안 천하람 안철수 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월 16일 광주에서 열린 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때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실의 반발에 강하게 맞서며 ‘친윤’ 대 ‘반윤’ 구도로 맞섰어야 ‘비윤세력’의 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안 후보는 그런 뱃심이 없었고 치고 올라갈 기회를 놓쳤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안 후보가 당권 경쟁 구도를 ‘친윤’ 대 ‘반윤’ 구도로 끌고 가며 윤 대통령에게 거세게 맞설 경우 ‘윤석열 정권 성공’을 바라는 전통보수 당원들의 지지마저 잃게 되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그나마 당권경쟁에서 이기려고 하면 ‘친윤’ 대 ‘반윤’이 아니라 ‘안철수 대 김기현’의 경쟁력 구도로 몰아가야 그나마 승산이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안 후보는 한때 천 후보를 두고 “이제 한 팀이 됐다”고 표현할 정도로 개혁성향 후보들의 ‘합치’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천 후보의 ‘이태원상인돕기 모임’ 초대에도 응하려 했지만 결국 불발됐습니다.


바로 이때 안 후보는 ‘반윤’과 ‘친윤’ 사이에서 어정쩡한 행보를 보이다가 ‘윤심’과 공존하는 쪽으로 완전히 전략을 선회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천 후보가 주창하는 ‘반윤 세력’ 깃발 아래 자신이 숙이고 들어가는 모양새가 되면 향후 연대의 주도권도 빼앗길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염두에 뒀을 것입니다.


현재 여론조사 2위로 ‘혹시’ 당 대표가 될 수도 있는 안 후보 입장에서는 ‘모 아니면 도’ 식의 ‘반윤 구도’보다는 용산과 전략적 제휴로 당원들의 표심을 더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지난 22일 천 후보를 “정의롭고 참신하다”고 치켜세우며 ‘반윤 구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선 투표에 올라갈 경우 천 후보와의 연대를 위해 자락을 깔아 놓은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안철수 특유의 요리조리 간보기 행보’라는 날선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천하람 후보의 선거 전략 구도가 도출됩니다. 천하람 후보의 당권 경쟁 구도는 명쾌하고 선명합니다. ‘윤핵관’을 집중 타격해 선거 판도를 ‘친윤’ 대 ‘반윤’ 구도로 만들면 됩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비집고 들어와 온갖 전횡을 일삼은 데 대한 당원들의 반발과 견제심리를 잘 모으기만 하면 유리한 판세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천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 연대를 하려는 것도 ‘반윤 구도’를 화룡정점하기 위해서입니다. 일각에서는 천 후보의 ‘반윤 세력’ 유도의 ‘꾐’에 안 후보가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천 후보의 ‘반윤 프레임’에 안 후보가 말려들어가 판을 깔아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안 후보는 김기현 후보와 비교해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인물론’으로 가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옵니다.


반면 천 후보로서는 ‘반윤’ 세력의 지지세를 한 곳으로 모아 동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파괴력을 높여야 합니다. 그것이 천 후보가 안 후보를 이태원상권 돕기 모임에 초대한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안 후보의 경계심을 해제시키려 했지만 안 후보는 천 후보의 ‘반윤’ 세력 깃발 밑으로 들어가지 않고 일단 ‘친윤’ 구도로 방향을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3021802109919608007[1].jpg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2월 12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천하람 당대표 후보 등이 주최한 오찬 기자간담회 자리를 찾아 천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실 천 후보도 안 후보와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결선에 올라갈 경우 안 후보 세력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쟁취해야 할 필수요소는 아니라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천 후보는 22일 “안철수 후보와 연대를 할 생각은 없다”고 연대설에 선을 그어버렸습니다. 이는 결선투표에 갈 경우의 이해득실 계산에 따른 것이자 연대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싸움 성격이 짙습니다.


안 후보 지지층은 개혁과 쇄신에 대한 열망이 크기 때문에 안 후보가 탈락하고 천 후보가 결선에 가도 천 후보를 찍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굳이 인위적인 연대를 하지 않아도 안 후보 지지층이 당의 개혁을 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천 후보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천 후보 지지층은 천 후보가 떨어지고 안 후보가 올라갈 경우 안 후보에 투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안 후보가 ‘윤핵관’을 비판하지 않는 등 선명한 ‘반윤 노선’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윤핵관’ 전횡에 상당한 거부감을 가진 천 후보 지지층이 결선에 올라간 안 후보를 찍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이는 곧 안 후보 입장에서는 ‘인위적인 연대’가 필요하고 그것을 통해 천 후보 지지층을 결선투표에서 ‘강제 추동’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천 후보는 연대보다 개혁에 대한 명분과 자신의 상승세에 베팅을 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는 22일 “2등 경쟁에서 안 후보가 나를 제치고 결선에 가는 건 무난한 결과다. 하지만 내가 올라가면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안 후보가 결선에 올라가면 ‘무난한 패배’가 예상되지만 자신이 결선에 가면 ‘제 2의 이준석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천하람 후보가 결선으로 직행한다면 김기현을 상대로 ‘맞짱’을 뜰 때 ‘하늘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몰아쳐 ‘폭풍의 전당대회’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천하람의 과한 자신감인지, 아니면 국민의힘 당원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젊은 개혁대표를 내세워 정치판을 한바탕 휘저어놓으려 할지, 2주 후면 그 결과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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