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매일 니즈 카드를 뽑고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카드는 자기표현, 개성입니다. 이 액션은 울림나비에서 청하쌤으로부터 '결핍이 개성이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문득 생각해 보니 나는 나를 혼내고 강하게 대하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 같습니다. 뭔가 주눅이 들면서도 몰아붙이는 기운에 자신을 잊고 복종하게 되고 인정받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아이가 서럽게 울면서도 화내는 엄마에게 안기려고 달려드는 꼴입니다. 나의 뇌는 아직도 나를 키워준 보호자가 있는 풍경을 새김질하고 있습니다.
'가!'라고 말하는데 '너 가기만 해라. 절대 가면 안돼. 가지 마.'라는 뜻이었지요. 그렇게 들어야 정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이중적인 메시지에는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이런 혼란은 불안을 만들어서 너무 싫고 힘이 든다는 걸 알면서도 이상하게 그런 사람들에게 자꾸 마음을 빼앗기는 것입니다.
"네가 알아서 해." 이 말은 진짜 하고 싶은 걸 하라는 건지, 하지 말라는 건지, 내게 선택권을 준다는 말인지... 어떤 쪽으로 들어도 득이 될 게 없는 말입니다. 내 생각에는 결과가 좋든 나쁘든 말하는 사람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화법이니까요
자기표현, 개성! 이쯤에서 오늘의 욕구 카드를 떠올립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말들이 내게 결핍이라면 이건 어떤 개성에 기여할까? 듣는 사람을 혼란에 빠뜨리거나 말하는 사람만 정정당당하거나 결과에 책임지지 않고 모른 척하는 부정적인 느낌뿐인데...
아! 이런 말이 주는 문제를 몸으로 익혔으니 타인들에게 나는 선명하고 부드럽게 말을 하려고 애쓰는 사람이 된 것인가? 편들어주기 달인이 되고 싶다는 소망도 여기서 온 것일까?'
이런 이유들이 지금 내게 모닝페이지를 쓰게 합니다. 결핍이 내게 만들어준 열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몇 해전에 재미 삼아 퍼스널 컬러 테스트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웜톤과 쿨톤으로 나눈다고 했습니다. 각각의 톤은 계절과 짝지어서 더 세밀하게 분류했습니다. 테스트 과정은 낯설었습니다. 얼굴빛을 색색의 천으로 하나하나 대보는 반복이었습니다. 결과는 라이트 쿨톤, 여름 쿨톤이라고 했습니다. 그때 나는 내가 어떤 톤인가? 하는 것보다 색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내 생각보다 분홍이 잘 어울린다고 해서 그저 좋았던 것 같아요. 사전에서 톤은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분위기나 어조라고 합니다. 색깔이 강하거나 약한 정도나 상태, 또 짙거나 옅은 정도를 나타낸다고 하네요.
그런데 얼굴빛에 어울리는 색을 찾아내듯 때때마다 드는 감정에도 자신만의 고유한 톤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맑기, 밝기의 강약, 농도... 감정의 결핍이 개성이 되는 조합을 알아내고 싶어 집니다.
[아티스트웨이]에서는 개성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느끼고... 저렇게 느낀다.... 아무도 동감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나의 느낌이다." 이 문장은 모닝페이지가 일깨워주고자 하는 말과도 같습니다. 여기에 톤을 비유하면 느낌의 표현이고 욕구라는 발견을 하게 되네요. 욕구는 행동으로 이어질 암시라는 걸 알겠습니다. 그러므로 감정에 색을 대보고 톤을 알아내려 하기 전에 스스로가 표현할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 자신이 존재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자신의 결핍을 직시하는 순간 개성을 분출하려는 열망이 생겨날 겁니다. 하지만 결핍은 변화하려는 대상에게 끝까지 상처를 입힌다고 합니다. 사실을 스스로 왜곡했던 해석이 자신을 더 굳게 가두는 것이죠. 숨이 막히고 아찔한 느낌입니다. 파괴적 굴레에 더욱 매달리면서 그것이 애정인 줄 오해하는 상황이니까요. 그러니 터지고 깨지고 찢어져서 궁극의 낯선 모습을 느낄수록 개성이 피어나는 거겠죠.
어쩌면 결핍이 두터울수록 톤의 스펙트럼이 넓고 색의 조합에서 어울리는 분위기가 깊어질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개성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 모닝페너자이저와 함께 모닝페이지 하기
1. 준비물 - 노트와 펜
2.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서 소용돌이치며 일상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들을 모두 모닝페이지에 쓴다' - 아티스트웨이/ 줄리아 카메론/ p47